토요인문학

1강 후기입니다

조회 수 340 추천 수 0 2017.01.08 23:55:37

본원적 축적

맑스의 자본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시작 되었다. 결국이라는 표현을 쓰는 건 나를 포함, 몇몇 나이가 적지 않으신 분들의 맑스에 대한 공통된 마음에서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미뤄뒀던 숙제를 결국 하게 되었다.

전주희 선생님의 배려(?)로 시작은 비교적 쉬운 자본의 축적에 관한 기원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자본주의는 언제부터 생겨 났을까?  자본을 소유한 자본가들은 언제부터 자본가가 되었을까? 단순히 그들의 근면성의 자연적 귀결이며 상대적으로 게으른 사람들은 노동자가 되었단 말인가? 자본의 본원적 축적(시초축적primitive accumulation)에 대해 맑스는 당시의 자본과 노동의 부조리한 관계를 정당화하기 위해 고안된 날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런 순진한 우화를 누가 믿을까 싶지만 오늘날에도 이 믿음은 여전한 듯하다. 자본의 본원적 축적은 꼭 원죄설과도 같이 느껴진다. 우리 시대에도 가난을 개인의 무능력과 불성실로 치부해버리고 개인의 문제로 넘겨버리는 것만 봐도 그렇다.

 자본과 노동의 간극과 불평등이 언제 어떻게 생겨 났는지를 살펴보자. 맑스는 자본주의의 신화로서 본원적 축척을 해체해 들어간다.

  1. 봉건사회의 해체: 잉글랜드에서는 14세기 말에 사실상 농노제가 거의 소멸한다. 봉건제가 경제적 정치적으로 한계에 부딪혔기 대문이다.  농노제가 소멸된 뒤에 농민들은 많은 수가 자영농민이 된다. 하지만 당시의 잉글랜드는 농노들에게 임금과 집, 4에이커 이상의 경작지를 함께 주었다. 다른 농민들과 공유지를 함께 이용할 수도 있었다. 역사적으로 봉건제가 해체되면서 자본주의 구성요소들, 이른바 생산수단들 노동 그리고 영주에 의해 결박되었던 토지등이 봉건제의 결박에서 해방되게 된 셈이다. 이때가 15c , 16c 초이다. 당시의 잉글랜드에서는 종래의 봉건 귀족은 소멸되고 양모 가격의 급등으로 돈을 벌게 된 새로운 귀족이 생겨난다. 그들의 권력은 양모 사업으로 이룬 화폐의 권력이었다.

  2. 자본주의의 이면, (     )를 이루는 시기: 봉건제가 해체되고 다른 형태의 사회, 곧 자본주의 사회로 이행됨은 선형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봉건제가 해체되면서 봉건제적 생활방식에 결박되었던 화폐와 상품, 노동이라는 요소들이 자유롭게 풀려났던 시기가 있었다. 이때의 이들 요소들은 무엇으로도 결정되지 않았던 상태였다. 단지 이들이 특정한 조건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결합되면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구성요소가 되는 것이다. 자신의 생산수단을(경작지와 집, 일정 임금) 가지고 있던 자유 농민들이 어떤 식으로 무일푼의 자유로운 프롤레탈리아로 등장하게 되었는지, 곧 생산자와 생산수단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분리되게 되는지를 살펴봄이 흥미롭다.

  3. 엔클로져 운동(enclosure movement) : 양모가격이 치솟자 대지주들은 자신의 토지를 식량 경작지 대신에 양 사육을 위한 목장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이것이 엔클로져 운동이다. 엔클로져운동이 가져온 사회적 변화는 컸다.인클로져 운동기간 내내 경작지는 불태워졌고 오두막집은 불태워졌으며 농민들은 생산 수단을 통째로 뺐겼다. 프롤레타리아로 전략한 농민들의 위생과 건강은 최악이었으며 그들의 공동체적 삶은 파괴되었다. 공동체적 소유에 대한 인식과 감각은 모두 붕괴되었다.

  4. 사유지 청소: 이는 사유지로부터 인간을 청소하여 내쫓는 것이었다. 촌락을 파괴하고 그들의 집을 소각시켰으며 모든 경작지는 목장으로 전환시켰다. 농촌 주민들로부터 토지를 빼앗았던 최후의 수탈과정이었다. 이렇게 자신들의 공동체적 삶과 생산 수단에서 강제로 추방된 사람들이 프롤레타리아가 되고 방대한 노동이 창출되었다. 그리고 국가는 그들의 신체를 노동자 신체로 길들인다. 자본주의 생산 양식이 형성된다. 어떠한가? 자명한 자연법칙으로 자본주의가 형성되었다고 지금도 생각할 수 있을까?  청소라는 단어는 그 시절에도 지금도 참 폭력적이다. 재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원주민들을 강제 추방하고 그곳에 뉴타운을 건설하는 요즘의 세태나 잉글랜드의 엔클로져운동과 사유지 청소는 매우 유사하다. 2009년 겨울, 용산에서 강제 철거에 맞서 농성 중이던 철거민들이 경찰특공대의 진압과정에서 죽임을 당했던 일이나 마치 잡초를 뽑듯이 농민들을 쫓아내고 죽였던 당시의 상황이 뭐가 다른가?

  5. 퀴즈는 2)번 항의 블랭크에 해당합니다^^ 너어무 쉽죠이잉~

     

 


profile

수유너머N

2017.01.09 01:54:11
*.36.158.192

으억 어려워요 힌트주세요 ㅜㅜ 

쿠다

2017.01.09 11:12:01
*.249.223.185

"맑스의 자본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시작 되었다."는 선언이 비장합니다.^^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숙제를 다시 꺼내어 들고 낯선 공간에 낯선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건 보통의 결심이 아니고서는 힘들죠. 

80년대생과 함께 공부하겠다는 80년대 학번님들을 응원합니다^^

본축이 자본주의 이전에 벌어진 역사적인 사건일 뿐만 아니라 어쩌면 자본주의 안에서 작동하는 경제외적 폭력이고, 이것 없이는 

'자본주의적 법칙'이 작동하기 힘들죠. 그래서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본축의 양상들이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강의 시간이 부족해 그 문제는 슬쩍 넘기고 지나갔는데, 적절하게도 용산문제를 말씀해 주셔서 너무 좋습니다. 

네. 제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것이었죠~!!


퀴즈의 답은 6글자 입니까, 2글자 입니까 ㅋㅋㅋㅋ 

헤이

2017.01.13 21:40:31
*.162.101.203

덕분에 정리가 됩니다. 그리고 그런 전사의 일들이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역시!!! 깨닫게 되네요~

그리고 퀴즈의 답은 제 댓글중에 넣었습니다. 하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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