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 search

국제워크숍

2013.03.28 <반란의 조짐>발제문2 p82-p153

조회 수 1497 추천 수 0 2013.04.15 11:23:48

<반란의 조짐>p82-p153

 

일곱 번째 동심원∣문명

 

‘문명의 충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인상적 사망 상태에 처해 있으면서 갖은 인공적 생명 연장 장치를 동원해 간신히 연명하는 가운데, 지구 대기에 그 특유의 악취만 풍겨대고 있는 문명이 있을 뿐이다. 그만큼 문명에 내재하는 ‘가치들’ 중 어느 하나도 이제는 믿을 만하지 못하다.

 

그 어떤 사회적 질서도 ‘진실한 건 없다’는 원리에 입각해서는 지속적으로 존립할 수 없는 법. 그 또한 안전하게 지탱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안전’이라는 개념을 모든 일에 적용하다가는 자칫 이상적인 질서를 더 이상 그런 건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에게 강제하려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진실한 건 없다”는 말은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고 있지 않다. 서구 세계에서 진실이란 인간이나 사물의 속성이 아니라 그것들의 겉으로 드러나는 외양에 관련된 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

 

문명의 종말, 그 임상적 사망 상태로부터는 아무것도 기대할 만한 것이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그것은 오직 역사가들의 흥밋거리가 될 수 있을 뿐이다. 그건 하나의 사실일 뿐인데, 우린 그것을 일종의 결단으로 구체화 시켜야 한다. 사실들은 흐지부지 덮어버릴 수 있지만, 결단이란 애당초 정치적인 것이다. 문명의 죽음을 결정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을 다루는 것. 오로지 결단만이 우리 등에서 주검의 짐을 내려놓게 해줄 것이다.

 

제 2부 반란

 

출발!

일종의 돌파구, 혁명, 핵전쟁 혹은 사회 운동을 기대하는 것도 더는 의미가 없다. 아직까지 무얼 기다린다는 것 자체가 미친 짓이다. 재앙은 앞으로 도래할 무엇이 아니라, 바로 지금의 상태다. 우리는 이미 문명의 몰락을 체험 중이다. 그 체험을 현실로 받아들여 어디까지나 현실의 편에 서야 한다.

 

지극히 고립되고, 지극히 허약한 곳이 우리의 출발점이다. 반란의 모든 과정은 처음부터 새롭게 이룩되어야 한다. 지금 현재, 반란보다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 무엇도 반란보다 더 절실하지는 않다.

 

만남

-진실한 것으로 느껴지는 무언가에 매달려라

거기부터가 시작이다

-정치성을 띠는 우정이라 해서 망설이지 말라

-단체들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라

모든 기존 조직을 경계하고 무엇보다 그중 하나로 포섭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코뮌을 구성하라

 

조직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되게끔 조직화하라

-탈취하라, 경작하라, 제조하라

-훈련하고 터득하라

-영역을 창출하고 불투명한 지대를 늘려라

-여행하라. 우리만의 소통 경로를 그려나가자

-모든 장애물을 점진적으로 제거하라

-가시성을 벗어나라. 익명성을 통해 공격 자세를 취하라

-자기방어를 조직화하라

 

반란

-모든 위기를 활용하라

-대표권의 행사를 인정하지 마라

마음껏 발언하라

총회를 없애버려라

-경제를 봉쇄하되, 그 봉쇄 능력을 우리의 자기 조직화 수준에 맞춰 조절하라

-경찰력이 점거하고 있는 영역을 해방시켜라 그러나 가능한 한 직접적인 대결은 피하라

-무장을 하되 무기 사용이 불필요하게끔 최선을 다하라

군대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승리해야 한다

-권력 체제를 지역적인 차원으로 끌어내려라

-모든 권력을 코뮌으로!

 

해명

혁명의 움직임은 전염傳染이 아닌 공명현상에 의해 퍼져 나가는 법이다. 이곳에서 형성된 무언가는 저곳에서 형성된 무언가의 충격파에 대한 공명이다.

보통 ‘절대적 지배권’이라 말할 때, 우리는 어떤 상황의 모든 혁명적 변천을 예방적으로, 외과적으로 제어하는 권력 장치를 일컫기 마련이다. 그런 뜻에서 ‘절대적 지배권’은 우리 앞에 놓인 적이 아니다. 그것은 부과된 리듬이면서 현실의 흐름을 유도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즉 세상의 질서라기보다는 세상이 유실되는 무겁고도 침울한, 호전적 양상이다.

한편 우리에게 반란은 이와는 전혀 다른 성분구성을 시도하는 것, 실재의 다른 차원을 기도하는 거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그리스에서건 프랑스의 모든 변두리 지역에서건, 일관된 반향을 추구한다.

 

세상의 온갖 조직은 우리가 스스로를 조직화하는 데 장애물일 뿐이다.

……………………………………………………………………

스스로 조직화한다는 것은 무기력 상태에 일정한 모양새를 부여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서로를 연결하는 작업이다. 그냥 어중간한 연결이 아니라, 분명하게 매듭지어진 강력한 연결 말이다. 조직화의 강도는 물질적이면서 또한 정신적인 공유의 정도를 통해 측정된다.

 

2백년 넘게 이어온 자본주의와 시장 허무주의는 우리를 우리 자신과 타인 그리고 이 세상으로부터 극단적으로 소외시키기에 이르렀다. 개인이라는 허구는 하나의 현실이 되어가는 바로 그 속도만큼 빠른 해체의 과정을 밟고 있다. 대도시의 자식인 우리는 이제, 존재의 더할 나위 없이 심각한 궁핍 상태로부터 코뮌주의의 가능성이 펼쳐질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감수성을 공유하면서 분담에 공을 들이는 것, 공통의 몫에 대한 확실성과 서로 협조해 힘을 쌓아나가는 것, 지배 체제에 대한 과감하고도 꼼꼼한 공격의 모태로서 코뮌주의 말이다. 그것은 패권적 평화체제에 저항하는 모든 세계, 시장의 지배 체제에 대항하는 완강한 연대의 명칭이자, 전쟁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모든 우애와 결속의 이름이다. 코뮌주의COMMUNISM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개강연]도미야마 이치로와 함께 하는 수유너머N 국제워크숍 개강기념2/23/월 file [69] hwa 2015-02-06 3506
공지 제9회 국제워크샵 "포스트식민주의와 연루의 정치학" 본세미나(2/23/월~2/27/금) file hwa 2015-02-06 3332
공지 세미나 발제`후기`간식 당번표 [7] hwa 2014-11-28 2874
공지 [제9회 수유너머N 국제워크샵] 도미야마 이치로, 포스트식민주의와 연루의 정치학 사전세미나 공지 file [64] 수유너머N 2014-11-03 5986
공지 생명문화연구소 찾아오시는 길입니다. 수유너머N 2013-08-17 8139
191 5월 16일, 공지입니다. file [1] 아샤 2013-05-13 1857
190 [국제워크숍] 5월 2일 후기 choonghan 2013-05-09 4443
189 5월 10일 공지입니다. file 아샤 2013-05-06 2044
188 [카오스모제] 1~3장 발제 file choonghan 2013-05-02 1925
187 <카오스모제> 번역어 문제 [더 보충] [1] nomadia 2013-05-02 2152
186 오늘 국제워크샵 수업에 [3] 맹무살수 2013-05-02 1755
185 국제워크숍을 인사원과목으로 대체하실 분들!! 아샤 2013-04-29 1794
184 5월 2일 사전세미나 공지입니다. file [3] 아샤 2013-04-29 1839
183 [국제워크샵] '미래이후' 지난 주 세미나 후기 hwa 2013-04-29 1745
182 미래이후에 대한 간단한 느낌... [7] 맹무살수 2013-04-26 2168
181 볼것들. [1] 2013-04-26 2947
180 [발제]4.25 미래이후 1-2장 file 2013-04-25 1762
179 [국제워크숍] 4.18 '생산의 거울' 세미나 후기 [2] 성현 2013-04-25 1704
178 4월 25일 공지입니다. [2] 아샤 2013-04-22 1620
177 결석계 [1] nomadia 2013-04-18 1921
176 4월 18일 국제워크숍 공지입니당. file [2] 아샤 2013-04-16 2011
175 자본의 코뮤니즘 우리의 코뮤니즘 발제 4,5,7장 file [1] 성현 2013-04-16 1702
174 [국제워크숍]후기(2013. 4. 11) 파올로 비르노, [다중] 3-4강 nomadia 2013-04-15 1656
173 [국제워크숍]발제문-파올로 비르노, [다중] 3~4강 file nomadia 2013-04-15 4040
» 2013.03.28 <반란의 조짐>발제문2 p82-p153 mm 2013-04-15 149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