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워크숍
글 수 311
혁명
다니가와 간(谷川雁)
우리의 혁명은 7월인가 12월인가
은방울꽃 이슬에 젖은 길은 조용히 대머리지고
기움질한 집들 위에
파랗게 맑은 하늘은 섬뜩한 눈(目) 같다
우리는 내려가자 종이 한번 울리면
낮 별이 엿보이는 흙벽 속
살색 바람을 맞는 연인의
여년묵은 절임 향기에 무릎을 꿇기 위해
혁명이랑 무언가? 흠집이 있는 기막힌 황혼
놈들 귀에 들어간 작은 풍뎅이
어느덧 노동자의 뼈가 잠드는 저 너머에
찔끔 빙수(氷蜜)처럼 나타난 소나기다
선인장 화분과 동박새 새장을 쫓아내
하늘은 저렇게 불타고....
우리는 아직 사신(死神)의 새하얀 침(唾)으로
슬픈 방언을 문 하나하나에 써 갈긴다
기 나 노 코 루 가 후 노 요 카 토
(남는 놈이 운이 좋은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