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감벤 논의의 틀과 흐름을 이해하는데 애를 먹었어서....자발적인 복습 차원에서 강좌에 대한 감상보다는 내용 위주로 다시 정리해보았습니다.

일단 호모사케르의 철학적인 배경을 이해하는게 벅차서.......강의 듣는 내내 자괴감에 빠져있었다는 정도가 개인적인 소회입니다만.....ㅠ.ㅠ

참!!! 그리고 '메시아적 정치'와 관련된 내용을 보면서 랑시에르의 논의와 비교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두 학자 모두에 빠삭하신 몽사 선생님의 조언을 부탁합니다.....ㅎㅎ

일단 내용이 길어서 첨부 파일로 붙일께요.....

부끄럽지만 정리 수준의 글이니.....혹시 갈팡질팡 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네요....

혹시 틀린 부분이나 덧붙여야 할 내용이 있다면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감벤은 왜 주권을 이야기하는가? 아감벤은 왜 예외상태호모사케르를 통해 주권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현실을 돌아보자. 우선 최근 샤를리 에브도 사건에서부터 9.11 테러까지 테러라는 새로운 위협이 군사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화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는 각국의 경제안보를 저해하고 있다. 국가는 자기보존의 원리를 보장하기 위해 등장한 수단 또는 자연적 산물로서 국가의 생존과 안정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상의 국제정치 정세의 변화가 각국의 국가 내부의 상황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즉 국가의 생존과 안정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종래에는 전쟁과 내전과 같은 예외적 상황 국가가 마주하는 긴급사태였고, 이에 대해 각국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경찰과 군대라는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이에 대처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예외적 상황은 테러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와 같은 요소들의 영향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상시적 위험으로 변모하였다. 그에 따라, 아감벤의 표현에 따르면, 국가는 예외상태를 상례로 만들어서 이러한 상시적 위험에 대처하고자 하게 되었다. 예컨대, 관타나모 수용소나 정리해고제 등을 떠올려볼 수 있다 그 결과 우리 모두는 항상 생명에 대한 위협에 노출되며, 국가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면 어떠한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아감벤은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자를 주권자라고 정의한 슈미트의 논의를 수용함으로써 논의를 시작한다. 이에 입각하여 아감벤은 예외상태가 바로 주권의 본질을 드러내 준다고 보며, 그렇다면, 예외상태가 상례가 된 현재야말로 주권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정보화·세계화에 따라 국가의 주권이 약화되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과 달리, 오히려 오늘에야 비로소 국가의 주권이 온전히 그리고 명징하게 발휘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외상태란 무엇인가? ‘법의 중지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정상상태에서는 법이 사실을 규제하고 적용하는 반면에, 예외상태에서는 법과 사실이 구별불가능해지며 그럼으로써 법의 형식효력이 중지된 채로 남고 그 사실에 대한 규제 및 적용이라는 내용만이 폐지되는 것이다. 이때 이러한 법적 중지는 오히려 법적 질서를 가능케 하기도 한다. 내전이라는 긴급사태를 통해 이를 살펴보자. 내전이 기존의 법적 질서를 위협한다면,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내전에 상응하는 폭력이 요청된다. 따라서 기존의 법질서로는 그러한 폭력이 허용되지 않기에, 법의 효력을 중지시킴으로써 내전에 상응하는 행위라는 비법적 행위가 일정한 법적 효력, 이른바 내전을 종식시키는 효력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 결과, 예외상태는 법을 중지시키는 동시에 법질서를 가능하게 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이러한 예외상태를 선포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주권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외상태에서는 근본적으로 시민의 정치적 권리가 정지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 주권이 예외상태를 선포하게 된다면, 시민들의 삶은 법질서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는 말이다. 비오스에서 조에로, 로고스에서 포네로, 폴리스에서 오이코스라는 위치로 시민들의 삶이 떨어지고 마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아감벤은 시민적 삶벌거벗은 삶으로 만든다고 표현한다. 이러한 벌거벗은 삶을 사는 존재가 바로 호모사케르이다. 이런 점에서 아감벤은 법이 생명을 자신의 질서 밖으로 배제함으로써 포함한다고 표현한다. 그리하여 아감벤에게 예외상태는 생명정치와 밀접하게 결부된다. 요컨대, 호모사케르, 즉 성스러운 인간이란 자신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법적 질서 바깥으로 밀려난, 그리하여 오로지 생명보존이라는 목적에만 매달리는 인간이다. 잠재력과 가능성의 자유로운 실현이라는 인간성을 상실한 채 생존추구이라는 동물성만 남은 그러한 존재, 조에만 남은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 바로 호모사케르다. 따라서 이 풍족한(?) 시대를 안락하게(?) 살아가는 이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살아남는데 쏟아 부어도 살아남기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살아남기 위해 bios가 되기를 포기하고 모두가 zoe가 되는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 바로 우리의 자화상이 호모사케르인 것이다.


그렇다면, 성스러운 삶을 벗어나기 위해서, 생명정치적 주권권력에 대항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것이 바로 아감벤이 예외상태에서 정치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물은 이유이다. 아감벤이 말하는 정치가 바로 위 질문과 맞닿아 있다. 그렇다면 정치적인 행동을 하면 호모사케르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것인가? 만약 그러하다면, 정치적 행동이란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아감벤은 반주권적 정치의 가능성이 바로 정치적인 행동의 출발점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아감벤이 남겨진 시간에서 이야기할 메시아적 정치를 일컫는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아감벤이 정의한 예외상태 개념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주권자가 선포하는 예외상태를 주권적 예외상태라고 명명한다면, 이에 대립하는 반주권적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 바로 메시아적 예외상태의 공간이다. 이러한 메시아적 예외상태는 아감벤이 말하는 예외상태 일반의 특징, 주권적 예외상태와 같은 논리 도식으로부터 도출된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예외상태는 법률의 내·외부 식별 불가능성, 법률의 이행불가능성, 법률의 정식화불가능성과 같은 법의 중지를 의미한다. 이러한 법의 중지 상황은 주권권력이 비법적 행위를 실현할 조건을 마련해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주권권력에 대응하여 시민들이 자신들의 잠재력,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줄 수 있다. 즉 기존의 주권권력이 유지하고자 하는 법질서로 되돌아가지 않고, 항이 없는 새로운 영역 이른바 주권권력이 규정하지 않은 공간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아감벤은 이러한 새로운 영역을 가리켜 존재자와 존재의 비관계 영역, 관계의 형식은 있으나 내용이 규정되지는 않은 그러한 영역이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주권적 예외상태를 정지시키는 정치적인 행위가 바로 메시아적 정치이며, 메시아적 정치가 이루어지는 순간이 바로 메시아적 시간’, ‘남겨진 시간이다.


메시아적 정치에 대한 아감벤의 논의를 다시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법의 공간은 율법을 지배하는 상태이다. 이 질서를 중지시키고, 공간에 균열을 내는 순간이 바로 메시아의 도래 순간이다. 단 주의해야 할 것은 메시아는 종말이 온 후에 도래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메시아가 없는 메시아적 상태가 남겨진 시간에 나타난다. 이제 여기서 아감벤의 논의의 중요한 지점이 드러난다. 즉 메시아라는 특정 인격/주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 말이다. 즉 누가 메시아이냐, 민중이냐 선각자냐 이런 논쟁이 아니라, 메시아적 상태라는 법이 효력 중지되는 상태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노력과 행위가 무엇인지가 핵심인 것이다. 왜냐하면, 법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중지시킴으로써 주권권력에 대항하여 우리가 법의 변용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메시아적 순간을 통해 우리는 주권이 법과 삶을 구분함으로써 뒤섞어버린 주권적 예외상태, 호모사케르로 전락해버린 상황을 중지시킬 수 있으며, 그리하여 우리의 삶 자체가 법이 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순간이 우리에게 남겨진 사도바울이 말하는 지금 이때’, 이른바 남겨진 시간이다.


결론적으로 법질서 속에서 벌거벗은 생명으로 존재하지 아니하고, 각자의 법에 따라 각자의 삶이 이루어지는 상태로 존재하는 것, 요컨대 자율화의 실현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할 바이다. 그러므로 이를 위해서 메시아적 예외상태가 도래해야 하며, 그 도래는 아감벤이 말한는 세속화또는 메시아적 정치를 통해 가능하기에 우리에게 법의 가능태로의 변용을 꾀하는 정치적인 행위가 반드시 요청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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