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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9 18:29

린담 조회 수:127

권력적 헌법 비판을 위하여
                                                                                                                                          최인담
 헌법재판소는 6월항쟁의 결과로 1988년에 탄생했다. 이것은 정권이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최근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명령한 유래 없는 사건에 대해 헌재는 설립 이념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에 헌재는 현 사태에 이르러 피상적인 법과 정의를 논하는 대신, 법이 주권자가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권한을 보장하고 있다고 답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통진당 해산을 비롯한 현재의 상태는 최소한 그에 준하는 상태에 가깝다. "예외상태"란 국가 존폐 위기 상황에서 법 질서가 정지되는 상태를 말하며 주권자란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자다. 그리고 이 결정은 필연적으로 정상상태를 규정한다. 한국사회에서 예외상태의 결정은 분단 직후에 "국가보안법"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보안법은 1949년 개정되어 남과 북의 대결이 가시화 된 시점에서 등장했다. 체제 경쟁과 전쟁의 실질적인 위협은 전시법으로서 제헌헌법을 압도하는 힘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국가보안법은 전시 상황을 총괄하는 법률이 아니라 일제시기 "치안유지법"을 전신으로 한 통치법, 즉 식민지 통치법의 일환으로써 정상상태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즉 예외상태에서 헌법을 압도한 특정 법률이 사실은 일상 통제를 위한 기본법이었으며 그 재판 과정 역시 헌법에 기초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국가보안법의 적용대상은 국민 속에 비국민, 빨갱이로 호명된 정치세력과 그를 자지하는 민중과 보다 직접적인 예로 전쟁 중 관군과 미군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이었다. 법률로써 일찌감치 자리매김한 국가보안법과 또 다른 차원에서 계엄법 역시 계엄 상황에서 헌법의 일부의 효력을 중지시킨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 그 성격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계엄법의 시행이 먼저 1949년 11월로 1949년 6월 국회프락치 사건 이후이고 두번째로 1981년 4월로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세 속에 위치하며 세번째로 1988년 2월로 87년 6월항쟁 이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법의 성격이 사실상 국내에서 정권의 위협때마다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적용 대상은 명확하게 국민, 국민 속에서 의도적으로 배제시킨 국민이었다.
 다시 현대사회로 돌아오자. "정치란 아와 피아의 구별이다."라는 칼 슈미트의 말처럼 통진당 해산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세력을 구분하기 위한 것이다. 이미 지난 선거에서의 부정 의혹과 이석기 사건으로 통진당은 영향력을 상실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정당해산 명령은 현 정권이 헌법을 도구로 부당한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우리는 정당 해산이 위헌인가를 되물을 수 있지만 이는 해산을 반대한 단 한명의 판사의 판결문에서 보다 정확한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다시 물어야 할 것은 헌법이 주권자와 맺고 있는 현실적 역학관계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이다. 예외상태의 일상화는 주권자가 폭력과 정의의 결합하는 힘에서 비롯된다.
 우리사회의 적은 누구일까? 여전히 반공의 논리가 구성원을 사회로부터 배제시키며 폭력적인 행정을 정당화하고 있다. 빨갱이라는 용어는  "종북"으로 대체되었지만 그 쓰임은 변화 없다. 근대국민만들기 과정에서 빨갱이가 배제의 대상으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던 것처럼 종북세력으로 내몰리는 대상들이 여지없이 배제되고 있다. 세월호 사건을 재론할 공론의 장이 없고 김기종이 몸 담았던 많은 단체들은 현재 검찰의 소환 앞에서 몸을 움츠리고 있으며 통진당은 흩어졌고 당원은 실직했다. 일베는 종북 논의를 넘어 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을 일상화했고 비정상적 사회 구조에 대해서 사회 전체가 망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대중은 주권자의 권한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까? 역사적으로 상위법인 국가보안법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지금 헌법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일차적으로 우리의 과제에 대해 감히 제언한다. 법이 그 자체적으로 모순이 있다면 우리는 일차적으로 그것의 개정을 요구하고, 마침내 파기해야 한다. 그것은 예외상태의 일상화를 다시 정상상태로 돌리자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한번도 정상상태를 맞이한 적 없는 역사에서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주권자의 부당한 권력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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