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12강 후기입니다.

2015.06.08 17:31

린담 조회 수:90

후기를 처음 써보게 되어 무척 긴장됩니다. 토론과 강의 내용을 정확히 옮긴 후 개인의 문제의식이라도 간략히 정리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저의 역량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는 후기일거라 생각합니다. 부족한 대로 또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주신다면 이를 수렴하고 보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12<코뮤니즘과 민주주의>에서는 민주주의 그 이후의 고민에서 다중혹은 공통적인 것의 의미와 위상을 검토했다. 네그리와 발리바르의 공통적인 것, 보편성, 코뮤니즘에 대하여라는 대담을 통해 다중 만들기가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는지, 다원성과 자율성 사이의 관계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네그리는 비물질적 생산에 기반한 사회적 협력의 잠재력을 공통적인 것으로 보고 이에 근거해 코뮤니즘을 사유했다. 사회적 협력은 경제활동의 변화로 우리가 비물질적이고 협력적인 상황에 놓인 것을 의미하며, 여기에서 경제적 투쟁은 곧 사회정치적 투쟁이 되었다. 또한 단일 본질이 아닌 토대와 차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중의 전선이라는 용어를 통해 프롤레타리아의 특권적 존재를 부정하며 종속관계를 중심으로 한 다중을 강조했다. 기존에 노동자에서 배제되었던 농민과 여성 등이 이 다중에 포함되었다. 네그리에게 공통적인 것이란 특이성의 소통을 말하며 오늘날의 노동 형태가 비물질적 노동으로 노동의 조건이 존재의 지평과 일치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물질적 생산기반과 존재론적 지평을 생산지평과 일치한 것으로 보았다. 생산적 조건의 공통성이 모든 주체의 등가성을 양산하였기에, 주체들의 관계에서는 생산 조건의 관계를 중요한 것으로 보았다.

발리바르는 갈등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발리바르에게 있어 정치란 첫 번째로 봉기적 과정인 해방, 두 번째로 변혁, 세 번째로 복수적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갈등을 내포한 시민다움이다. 발리바르는 이 시민다움을 통해 복수의 정체성을 인정하며 구성 가능한 것으로 보았다. 그렇기에 권리 구성은 관개인적으로 정체성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 공존이 가능한 것, 타자와의 공존과 협력 속에서 이루어진다. 오히려 권리 구성은 하나의 정체성에 완성, 동일화를 막아야 가능한 것으로 정체성의 공존 가능성과 복수적 사용 가능성을 서술했다. 정치적 공존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제도의 개방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관개인적 봉기를 통해 제도를 만드는 갈등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발리바르가 주장하는 인민과 인민의 거리두기란 바로 하나의 정체성에 매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갈등도 계속해서 기입되어야 한다. 국민 사회의 시민권이 관국가적 관계로 가야함을 주장하며, 시민주체가 가진 특성과 갈등의 보편성이 강조했다. 다만 이 대담을 통해서 발리바르가 평등자유의 원리를 평등과 자유의 이성적 실현인 비배재적 시민권으로 구체화하며 코뮤니즘과 연관시키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의 다른 텍스트를 통해 보완하기로 한다.

랑시에르는 민주주의란 합의인가라는 글에서 전체주의 체계들의 몰락을 민주주의의 승리로 보는 관점을 비판하며 민주주의가 민주주의자들에 의해 의혹의 대상이 되어 왔음을 지적했다. 형식적 민주주의의 승리는 민주주의의 형식들에 대한 무관심을 수반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주체화의 양식으로 규정하면서 새로운 정의를 시도했다. 랑시에르는 기존의 치안적 정체성에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불가능한 동일시로 설명하고 이탈의 과정에서 생기는 동일시로 보았다. 정체성을 벗은 집합체, 정체성 무한성의 지대로 공통의 사건을 일으키는 존재가 새로운 정체성의 기획과는 다르지만 제도적 변화가 가능한 것으로 보았다.

라클라우, 무페는 자율성과 다원성을 두고 헤게모니적 접합과 다원성의 관계를 검토하였다. 해방에서 특권적 주체가 없음은 적대가 없음과 일맥상통하며, 여기에서 헤게모니는 주체의 본질이 없으므로 담론적 구성물로서만 기능한다. 여기에서는 종속관계를 어떤 계기로 담론 속에서 적대관계로 인지하느냐의 문제가 중요하다. 담론은 어떻게 담론이 되었냐는 문제에 분명한 의도가 있다. 종속이 필연을 남기는 게 아니고 어떻게 담론이 구성되고 인지되느냐의 문제가 보다 중요한 것이다. 저자는 급진 민주주의 기획에서 사회적인 것의 다원성과 비결정성에 대한 수용의 영역, ‘민주주의 혁명이라고 부르는 영역에서 접합의 개념을 검토했다. 접합, 통접 기획에서 접합 방식은 정세에 따라 유동적이다. 사회운동이란 적대에 의한 구멍을 기우는 것이며 근본적인 적대의 봉합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접합을 만들어 내는 기획이 정치. 거기에 정신분석학과의 교차점은 사회에서 적대의 선을 봉합하여 사회를 단일화한다. 위계적이고 불평등한 사회의 종언으로 헤게모니가 접합 될 때 민주주의 혁명이 발생하며 위계화 된 체제의 부정으로 초월적 주권자 개념이 사라진다. ‘비어있는 자리란 민주주의 혁명에 등가성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위의 논의에서 여전히 적대인식론적 장애물사이의 혼란이 생긴다. 그것은 이라는 용어의 일반적 사용에서 오는 혼돈인지, ‘적대라는 개념이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다원성 및 개방성과 양립 불가능성의 혁명적 행위의 성격 때문인지 다시 정리하는 기회를 가져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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