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경의 철학교실
카게몽이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네요.
주간 <금요일>이란 잘 알려진 좌파잡지에 실렸다고 해요.
써주신 분은 히라이 겐(平井 玄) 상.
<스트리트의 유물론>을 쓰신 분이고
도쿄 코엔지에서 '지하대학'을 하시는 분이죠.
전에 요코하마 가는 도중의 어딘가에
공동주거와 사회센터를 겸한 공간을 만든 곳에 가본 적이 있는데
그것도 히라이 겐 상의 '작품'이라고 들었어요.
음악에도 매우 조예가 깊은 분이라고 들었는데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정작만나보진 못했어요.
번역해서 올리려했으나,
몸이 책 쓰려거 시작하려는 걸 알았는지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여, 기냥 사진만 올리고, 번역은 다른 분이 해주길 기다리려 합니다.^^
(일본어반! 누가 해야 하는지 알죠?^^)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탈'의 투쟁
히라이 겐/비평가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
이진경 저, 가게모토 쓰요시 역, 임팩트 출판회
2800엔+세금 ISBN 978-4-7554-0253-1
이진경은 한국 서울에 있는 연구자들의 코뮨 '수유너머N' 회원이다. 대학교수이지만, '걸으면서 묻는' 거리 위의 공간이야말로 그의 출발점. 거기 모이는 이들이 '불온한 인문학'이라는 테마의 심포지엄을 열었을 때 일이다.
그간 인문학 책을 읽어왔다고 자부하는 노인이 강연장 입구에서 미심쩍게 물어본다. --"당신들은 대체 뭐하는 사람들인가?"
"인문학은 교양과 품위 있는 생활에 필요한 지식"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 '불온'이라는 한마디에 '인문학의 적이 아니냐'며 못내 불안해한다.
"미천하고 별 볼일 없는 것들에서 시작하는 존재론'이란 무엇인가!
'폐를 끼치는 자'로서 장애자, 박테리아, 사이보그, 1980년 광주에서 학살된 이들의 영혼, 암세포를 이식받은 실험용 쥐, 페티시스트, 그리고 삶이 불안정한 프레카리아트. 이진경은 이처럼 '불온한 것들'을 긍정하며 철학적 발자국을 남긴다.
한편 이 나라는 '무지'를 부추기고, 대학인들은 대학에서 인문학을 절멸하려는 정권을 살며 저를 지키기에 바쁘다. '안보법제는 위헌'이라는 당연한 판단은 최소한의 학지적 저항일 뿐. 그렇다 해도 졸업자를 포함해 프리터가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들을 '구제'하지 않고, '불온'을 해방할 길은 없는가.
책을 결론부터 읽자면, 프레카리아트는 장애자, 세균, 사이보그, 유령, 실험동물, 도착자가 된다. 사이버펑크 SF?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피폭된 도쿄'의 일상이다. 임금을 올리고, 사회보장을 받아 사무실이나 공장에 '귀속'되는 것과는 다른 '이탈'의 방향을, 이 책은 대담하게 제시한다.
본문에 사진을 넣으려다 그만 날아가고 말았네요. ㅠㅠ 죄송하지만 사진 다시 올려주시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