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경의 철학교실

5월 24일 [에티카] 세미나 (충한조) 후기

조회 수 913 추천 수 0 2015.05.25 00:57:19

날이 좋고 월요일까지 연휴라 다들 놀러가서 안 올 줄 알았는데 많이들 오셨네요. ^^ 모두 12명이었던가요?

오늘 다룬 부분은 3부 '감정의 기원과 본성에 관하여'의 정리 37부터 끝까지였습니다. 

사실 끝부분은 앞서 말한 감정에 고나한 용어들을 다시 정의내리고 있는 부분이라 앞선 세미나들에 비해 쉬웠지요.

발제는 소라, 경훈, 형희 님이 해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했던 부분들을 중심으로 세미나를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우선 정리39의 주석 부분에서 스피노자는 선은 그저 우리가 욕망하는 것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렇게 됐을 때 우리의 윤리적 판단은 그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겠지요.

스피노자의 논리를 이해하면서도 '심정적?!'인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더러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논리를 토대로 책의 뒷부분에서 스피노자가 어떻게 자신의 윤리를 정초해 나갈지가 궁금합니다. 

이 이야기는 형희 님이 정리해 주신 내들러의 책 7장에서 스피노자와 홉스의 사상을 비교한 것과도 연결이 되었습니다. 

스피노자와 홉스 모두 절대적 선과 악을 거부하고 자신의 존재를 유지 발전시키려는 이기적 개인들을 설정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서로 다른 자연권 개념을 가지공 ㅣ를 사회 속에서 정초하는 방식을 달리함으로써 

각자의 윤리학과 정치학도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리 41에서 다른 사람이 나를 아무런 원인 없이 사랑한다고 할 때 나 역시 그 사람을 사랑할 거라는 데 대해서

여러 분들이 -주로 여성분들이- 의아해 하면서, 오히려 더 싫어질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여기서 텍스트를 정확하게 읽어보면 '그가 나를 사랑한다고 내가 표상하는 것'이고 

그 사랑에 대해서 '내가 원인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믿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실제로 그가 사랑한다는 사실보다는 내가 표상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거지요.

일단 내가 그렇게 표상하는 이상 나 역시 그를 사랑하게 되리라는 데에는 모두들 동의했습니다. ^^ 

이로써 사람은 감사와 같은 보답보다는 복수에 길들여져 있다는 것도 이해가 되었는데요,

자기가 받는 사랑에 대해서는 그럴만한 이유를 잘 찾아내는 반면

자기가 받는 증오에 대해서는 그럴 이유가 없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인 게지요. (뜨끔)


정리52~55를 보면서 질투가 인간의 본성임을 -본성이 악해서 그렇다는 식이 아니라- 굉장히 논리적으로 보여주었다는 데 놀랐습니다. 

조원들 사이에서 많이 논의 된 것은 '동배가 아닌 사람'에 대해서는 시기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급'이 더 높다고 생각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아예 마음을 접어버림으로 질투하지 않게 되고,

'급'이 아예 낮다고 생각하면 무시해 버림으로써 질투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계급' 구조가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동남아시아 사회가 한국보다 안정적인 느낌이 들었던 것이 좀 이해가 됩니다.

질투하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데에는 질투가 교육에 의해 조장된다는 말이 힌트를 준 듯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참 여러 사람들이 오래 이야기를 했는데 아마 다들 시기 질투로 괴로우신가 봐요. (저만은 아닌듯하여 안도 ^^)


그리고 감정들에 대한 정의 직전에 스피노자가 사랑에 대해 주의해야 할 것으로 남겨놓은 말,

결국 '사랑은 변한다'는 슬픈 사실을 확인하게 했네요. (ㅠㅠ) 그래서 사랑은 매일 새로워져야 한다는... (연애의 피곤함? ㅋㅋ)

그렇다면, '신의 사랑'도 변하는 것인가, 라는 날카로운 질문이 들어왔는데요, (컥~!)

지금까지의 감정에 대한 논의와 1부의 신에 대한 논의를 상기한다면 신의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라고 유미 선생님이 설명해 주셨습니다. ^^


아,  마지막 정리59에서 스피노자는 인식하는 한에 있어서의 정신에 관계하는 감정에서 생기는 활동으로서  '정신의 힘'을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용기와 아량(관용)으로 나타나는데, 내들러에 의하면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자유와 행복의 열쇠라고 합니다. 

수동적인 감정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다가, 정리 58과 59에서 능동적인 감정을 마치 부록인 것처럼 별로 중요하지 않은 양 이야기하면서 

사실은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한 거 같네요.  


우앙~ 길게 썼습니다. 

오늘도 간식 느무느무 맛나게 먹었어요. 근데 너무 많았던 걸까요? 첨으로 간식이 남는 걸 목격했네요. ^^ .


다음 주에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요~ 


Jaa

2015.05.25 01:18:05
*.227.148.168

하비에르님은 오늘도 늦잠을 주무시네요

아까 새벽에 머리가 맑아진다고 하시더니...^^

오늘 발제 잘 들었습니다 재밌는 강의 듣는 것 같았어요  

choonghan

2015.05.25 12:43:35
*.11.235.138

벌써 후기가 ㅎㅎㅎ

스피노자가 말하는 게 결국 감정에 따라다니지 말고 이성의 힘, 정신의 힘으로 행동하라는 거라고 요약할 수 있을 텐데,

문제는 "어떻게" 이성적 사고를 하고 정념에 휩싸이지 않을 수 있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는 거죠.

그건 아마 각자가 살면서 경험적으로 찾아내야 할 듯. 

koreanzorba

2015.05.27 00:34:05
*.232.118.63

 정말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세미나 때 했던 이야기지만 이렇게 정리된 후기를 보니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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