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인문학

4강 후기입니다

조회 수 247 추천 수 0 2017.02.02 00:26:24
고한준 *.165.187.176

연휴 전에 조금 써놓았다가 다시 쓰려니 벌써 한주가 지났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2장보다는 3장을 읽는데 어려움을 여러번 느꼈습니다. 두 번 읽고 가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번 장은 지금까지 보다 특히 읽어 나가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제가 이번 진도 부분에서 궁금했던 점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

의미가 잘 와닿지 않는 단어들.

1) (136쪽에서의) '사용대상성'과 '가치대상성' [길 판]

136쪽에서의 이 두 단어는 이렇게 쓰이고 있습니다.


"노동생산물들은 교환을 통하여 비로소 감각적으로 서로 다른 각자의 사용대상성에서 분리되어 사회적으로 동일한 가치대상성을 획득한다."


'대상성'이라는 말을 빼고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넣으면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듯한데 이 말이 붙은 채로는 의미가 잘 와닿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강의를 듣던 중 선생님이 "가치대상성"을 말씀하시면서 노동생산물이라는 것이 (사회적) 관계 안에서 그 가치를 드러낸다는 내용을 함께 말씀하셨는데, 이 "관계"라는 말과 "대상성"이라는 말을 같이 생각하니 그래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더라구요. 계속 읽으면서 더 의미를 온전히 파악해보려 해야겠습니다.

(영어로는 어떻게 해석되어 있는지 질문드립니다 ^^)


2) (138쪽에서의) '가치량'

'가치량'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해석하면서 읽으셨는지 질문드립니다,

전체교환가치들의 총량을 말하는 것인지, 금 1온스 등의 '양'으로 나타나는 가치를 '가치량'이라고 하는건지 아니면 다른 의미인지 파악을 못해서요!


--

184쪽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여기서의 두 과정은 판매와 구매 입니다)


"......독립해서 서로 대립해 있는 이들 두 과정이 하나의 내적인 통일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이들 두 과정의 내적인 통일이 외적인 대립을 통해 드러난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서로를 보완하면서 내적으로 의존해 있는 이들 두 과정의 외적인 대립이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내적인 통일은 공황(Krise)을 통하여 폭력적인 형태로 관철된다."


그 이어지는 다음은 선생님이 교재 마지막에서 인용하신 부분입니다.(마지막 문장 생략)


"상품에 내재하는 사용가치와 가치 사이의 대립, 사적 노동이 동시에 사회적 노동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안 되는 대립, 특수한 구체적 노동이 동시에 추상적 일반적 노동으로만 간주되는 대립, 물적 존재의 인격화와 인격의 물화라는 대립 - 이런 내재적 모순은 상품의 형태변화가 빚어내는 갖가지 대립을 통해서 더욱 발전된 운동형태를 취한다. 따라서 이들 형태는 이미 공황의 가능성[또한 그것만]을 함축하고 있다."


여기서 우선 판매와 구매라는, 내적인 통일을 이루는 동시에 외적인 대립을 하고 있는(구별되고 있는) 두 과정의 대립이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고 할때 그 넘어서는 모습이 어떤 것인지 잘 그려지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왜 "공황"으로 나타나는지도 아직 잘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수업 끝나고 선생님께 질문을 드렸는데, 그 때도 좀 갸우뚱 했지만 지금 시간이 더 지나서 그런지 말씀해주신 내용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제가 "공황"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이해가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지난 시간에 질문한 부분인데, 이번에도 역시 '가치'와 '교환가치'는 혼용되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 '가치'를 꼭 '교환가치'로 바꿔 읽었는데요, 전주희 선생님도 그렇고 다른 선생님도 이 두 단어를 구별해서 사용하는 이유가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번에도 이 단어들은 여러 번 나와서 질문했던 부분을 염두에 두고 계속 읽었는데 아직 적절한 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계속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며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쿠다

2017.02.02 04:20:15
*.113.161.31


1) 사용대상성과 가치대상성, 대상성?  
'대상성' 혹은 '대상적 속성'은 한 사물이 다른 사물과 맺는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관계를 말합니다. 보통 독일 관념론에서는 나 혹은 의식의 바깥에 존재하는 것으로 대상 혹은 객관이라고 합니다만 그 역시도 의식과 의식이 아닌 것, 나와 내가 아닌 것의 관계 속에서 구별짓는다는 의미가 있죠.  
그런데 이 대상성이 특정한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면 어떤 속성들은 개별사물 속에 속한 것이 아니라 그저 어떤 관계성으로만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철수는 영희보다 작다’라고 했을 때 이 작다는 속성은 철수와 영희의 관계에서만 유효하지 철수의 특징이나 영희의 특징이 아닌 것처럼요.) 
맑스가 가치대상성이라고 말할 때는 가치가 한 사물의 속성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위의 경우처럼 특정한 관계속에서 나타나는 대상적 속성으로 이해하는게 좋습니다. 

그런데 사용대상성의 경우 둘 다의 의미를 다 갖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사용가치는 물질화되는 것과 동시에 또 어떤 측면에서는 대상화되죠. 
우선 상품 '웃옷'은 ‘보온’이라는 유용성을 지닌 웃옷이라는 노동생산물로 사물화됩니다. 이렇다면 사용가치는 물적 대상(웃옷)을 획득하게 되죠. 문제는 이것이 교환과정을 통해서 실질적으로 교환될 때는 사용대상성 뿐만 아니라 가치대상성을 획득한다는 것입니다. 
사용가치를 배제하고 교환가치만 교환되는 것은 아니죠. 사용대상성에서 '분리' 곧 떨어져 나온 '가치대상성'을 획득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교환이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라는 이중성을 획득한 '상품'이 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요. 
이때의 사용가치는 '이미' 타인에게 유용한 사용가치'로 생산되었고, 교환과정에서 타인의 욕망의 실현이라는 사회적 관계를 표현해주죠. 물론 이러한 사용가치의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치가 실현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덧붙여야 하지만요. 
때문에 저 역시 한준님이 독해한대로 사회적 관계 안에서 사용대상성과 가치대상성을 이해하려는 것은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용'대상성'과 가치'대상성'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가치대상성은 "허깨비"같은 것이고, 물질적 속성을 포함하지 않는 순전한 관계적인 속성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듯 합니다. 

가치대상성(Wertgegenständlichkeit)은 가치(Wert)와 대상성(gegenständlichkeit)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 value와 objectivity로 번역되기도 하고, 혹은 ‘the reality of the value’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비봉판은 상품의 가치대상성을 ‘상품의 가치로서의 객관적 실재’라고 번역했는데, 가치대상성이 입에 붙으면 좀 더 괜찮아보입니다^^ 
 
2) 여기에서는 후자입니다. 사회적 총노동량 혹은 총가치량으로 언급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때를 제외하고는 개별 당사자들간에 교환이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조건을 생각하면 됩니다. 다만 이때 교환은 개별적인 가치량이 그대로 관철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필요노동시간이 끊임없이 변동하는 비율로 폭력적으로 관철된다는(138)점을 더불어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사용가치와 가치 사이의 대립, 그리고 공황에 대하여. - 공황 문제는 시간 관계상 다음 시간으로 미뤘었죠.^^ 안 그래도 돌아오는 시간에 사용가치와 가치사이의 대립에 대해 복습 겸 좀 더 다룰 예정입니다. 이 부분을 다루면서 “상품의 상품과 화폐로의 분화는 상품에 내재해있는 모순을 지양하지는 못하지만 이들 모순을 운동할 수 있는 형태를 만들어낸다.”(172)는 의미와 함께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그 자체로 ‘공황의 가능성(또한 그것만)을 함축하고 있다는 맑스의 논지를 좀더 이야기 해보도록 하죠.  

 4) 가치는 눈에 보이거나 감각할 수 없는 비물질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표현되는 특정한 형태(표현양식 혹은 현상형태)를 갖게 됩니다. 교환가치는 가치의 표현양식 혹은 현상형태이죠. 즉 가치는 교환가치로 표현됩니다. 가치의 크기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평균 노동시간’으로 측정될 수 있지만, 상품이 상품이 되려면 그것은 타인의 사용가치로 생산되어야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상품과 교환 되어야 하죠. 즉 상품은 ‘교환할 만한 가치’로서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상품으로서 상품세계의 ‘시민’이 되는 것이죠. 이때 가치가 교환가치로 표현된다는 것은 두 상품이 가치관계하에 놓여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런데 가치관계는 등가 관계가 가능하도록 각 상품의 가치량을 비율로서 표현하게 되죠. <20엘레의 아마포=1벌의 웃옷>처럼 교환가치는 교환이 가능한 양적인 비율로 나타납니다. 
상품 ‘아마포’ 하나만 놓고 봤을 때 상품 ‘아마포’는 사용가치이자 가치라고 말할 수 있죠. 다른 표현으로는 사용가치와 가치가 내적으로 대립되어 있다고 하는데, 직접적인 교환과정에서 아직은 가치가 실현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가치관계 하에 놓이면 두 개의 사용가치 ‘아마포’와 ‘웃옷’은 교환에 실질적으로 투입된 것이기 때문에 각각의 상품은 교환가치이자 사용가치로서 서로 마주하게 됩니다.  
이러한 맥락을 이해한다면 상품은 교환가치이자 사용가치라는 표현도 괜찮다고 맑스는 이야기하죠(120). 그러니 가치를 (교환)가치로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아이고... 힘드네요^^


아주 교조적이고 도식적으로 답하려면 단 3줄이 필요하고, 
좀더 설명을 하려면 밑도 끝도 없네요^^
덕분에 저도 좀 생각할 거리가 생겨서 좋습니다. 
나머지는 강의때 얼굴보며 이야기합시다~!

고한준

2017.02.04 12:09:30
*.165.187.176

답변 감사합니다! 특히 가치와 교환가치에 대한 구분이 설명을 듣고나니 더 선명하게 되네요

그런데 1)에서 두 번째 문단('사용대상성'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사용가치"가" 물적대상(웃옷)을 획득하게 된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와닿지를 않네요! 사용가치가 주체적으로 웃옷을 획득한다는게 잘 그려져서요, 오늘 강의 때 설명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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