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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 프로젝트] "일방통행로"_송고운 < 습관 >

조회 수 1809 추천 수 0 2010.08.12 00:00:53

발터 벤야민- 일방통행로(115-164) – 송고운

 

습 관

 

 

321.jpg

 

 

 

   내 머릿속에는 벤야민이 집도해놓은 시장, , 상점, 교회, 바다 등등이 뭉텅이 뭉텅이로 부유하고 있지만 그것들은 왠지 하나이다. 왠지 하나인 이것들은 모호하게 존재해서 확실히 하나를 잡으면 주변이 안 보이게 된다. 그래서 욕심을 버리고 그 하나를 놓아버리면 그나마 왠지 하나로 모호하게 보이는 것이다.

 

이런 모호함에 대해서 유실물(p120)부분이 어느 정도 답을 해주는 것 같다. 일방통행로가 재현불가능하게 보이는 까닭은 아직 습관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아직 먼 존재인데 이를 가까이하고 있으니, 나는 그 사이에서 공명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접하고 있고 부유하고 있는 신선한 이 이미지들은 나중에 혹시(정말 아주 혹시) 일방통행로에서 내가 방향까지 분간할 수 있는 고지에 이르게 된다면 다시 재생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것을 즐기며 읽어도 하겠다고 맘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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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버리고 읽기를 다짐하지만 왠지 벤야민이니깐 많이 들어본 그 이름이니깐 뭔가 있겠다 싶어 자꾸 다가간다. 하지만 거리를 유지할 것.

그러면서 가끔씩 들어오는 단어, 문구, 문장이 있으면 그것에 기뻐하며 읽는다.

 

맘을 놓고 죽 그냥 읽어 내려간다. 후진은 금물인 일방통행로이니깐. 그러다가 비매품부분에서 ‘…이것들은 전체가 1862년에 제작되었다’(p137) 라는 글귀를 보며, 1862년에 집착하게 된다.

뭘까 이 숫자는.. 그래 내가 모르는 무슨 사건이 있었던 년도일꺼야 라고 생각하며 폭풍치듯 네이버를 검색해댄다. 그러나 ‘1862년에는 진주농민봉기가 일어났었어요라는 지식인의 대답만 보일 뿐이다.

나는 읽는 것과 더 알려는 것 사이에서 생뚱맞은 삽질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 부지들 임대함 에서 벤야민은 내용보다는 시각이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광고의 시대이고. 실체보다는 돈으로 다가가게 하는 시대를 말한다. 우리는 아스팔트의 물웅덩이 위에 반영된 그 글자의 붉은 빛’(p139)에 환각된 채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야간용 의사 호출 종>의 한 문장이 의심스럽기도 하다. ‘여인이 그를 어머니의 영향력에서 해방시키듯이 아내는 그야말로 말 그대로 그를 어머니의 대지에서 분리시킨다.’(p153). 하지만 드라마를 봐라. 그리고 버스에서 들리는 라디오의 사연을 들어봐라. 어머니는 그의 여인과 그의 아내까지도 어머니의 영향력 아래에 놓게 만들기도 한다.

 

<두 번째 안뜰 왼편, 마담 아리안느>의 한 문장은 생년월일시에 집착하는 우리 엄마와 이모가 왜 그렇게도 생각이 나는지… ‘예언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여인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물어보는 사람은 다가올 것에 대해 자신의 내면이 들려주는 소리를 의식하지 못한 채 포기하는 셈이다.’(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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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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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5 2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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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 프로젝트 ㅣ 습관  

 

321.jpg내 머릿속에는 벤야민이 집도해놓은 시장, , 상점, 교회, 바다 등등이 뭉텅이 뭉텅이로 부유하고 있지만 그것들은 왠지 하나이다. 하나인 이것들은 모호하게 존재해서 확실히 하나를 잡으면 주변이 안 보이게 된다. 그래서 욕심을 버리고 그 하나를 놓아버리면 그나마 왠지 하나로 모호하게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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