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너머N웹진


수유너머N 2016 가을강좌 강사인터뷰



알랭 바디우의  「존재와 사건 」읽기


l9788955593716.jpg





      


   



강사 : 장태순


장태순선생님.jpg




파리 8대학에서 1990년대 이후 영화에 나타난 여러 시간의 모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대 정치철학의 모험,  동서의 학문과 창조

 등에 공동저자로 참여하였고  비미학을 번역하였습니다.

 

 







Q. 가장 단순한 질문부터 드리겠습니다. 알랭 바디우는 누구인가요?^^


  프랑스 철학자죠. 저보다 훨씬 나이가 많고, 남자입니다(웃음). 이 질문은 좀 어렵네요. 저자로서만이 아니라 10년 이상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분이라서요. 얼마 전에 썼던 글의 일부를 약간 고쳐서 인용하는 걸로 답을 대신하겠습니다.



“철학이 분과학문들의 지식을 통합하는 사유의 틀을 제공하며 그 안에서 학문적 지식과 개인의 고유한 경험을 어떻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이야기해 주는 활동이라면, 바디우는 이 시대의 전형적인 철학자이며, 더 나아가 사유와 삶이 일치하는 사람이다. 

명문 파리 고등사범학교 철학과에 수석으로 입학한 수재였으나 20대와 30대를 마오쩌둥주의 정치운동가로 보내며 학문과는 거리를 두었던 그가 다시 철학적 작업을 시작한 것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계기로 서유럽의 좌파들이 마르크스주의 철학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 1980년 이후였으며, 그 결과물인 [존재와 사건](1988)에서 바디우는 좌파정치는 물론 예술, 과학, 사랑에 대한 자신의 신념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형이상학적 기초를 세우고 철학사 안에 그 자리를 마련하는 작업에 성공하였다. 

이 철학자는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의 신념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아직도 젊은 날의 정치적 신념을 간직하고 자신이 말하는 ‘해방의 정치’를 찾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정치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예술적으로는 1964년에 데뷔한 소설가이자 작년에 7번째 희곡을 발표한 극작가이기도 하다.”











Q. 강의계획안을 보니 수학이란 단어가 눈에 띕니다. 현대 철학자인 바디우 강의에 수학이 등장하는 이유는 뭘까요? 수학이 너무 어렵진 않을까요?


 

badiou.jpg





 너무 많이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는데...(웃음) 바디우는 철학이 자기 시대의 진리를 하나로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고 보는데, 우리 시대의 진리 중에 수학, 정확히는 현대집합론이 포함됩니다. 강의에 관심이 있는 분들 중에 수포자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집합론이 쉬운 분야는 아니지만 바디우 본인이 자기 책에 필요한 내용만을 골라서 아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어려운 부분은 제가 기호 없이 쉬운 말로 바꿔서 이야기할 생각이니까요. 

하지만 수학을 두려워하지 않는 분이라면 집합론을 한번 제대로 공부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집합론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무(無)에서 무한까지를 다루는 분야’인데, 공부하고 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개인적으로는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을 배울 때 이상으로 인식의 전환이 온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런 걸 느끼지 못하신대도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만(웃음).













Q. 강의의 부제가 '사건, 진리, 주체' 입니다. 많은 철학적 개념들 중에 특별히 이 세 개념을 중심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photo-6.jpg





 우리가 살펴볼 책의 제목이 [존재와 사건]이잖아요. 이 제목은 달리 말하자면 ‘존재와 존재가 아닌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존재가 아닌 것’들이 사건, 진리, 주체입니다. 이 책에는 물론 존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바디우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떻게 존재로부터 새로움이 나타나는가인데, 새로움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이 세 개념이지요.














Q. 바디우 저작은 국내에 꽤 많이 소개된 편인 것 같습니다. 많은 저작들 중 [존재와 사건]을 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존재와 사건]은 바디우의 철학책 중에서 처음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책입니다. 말하자면 출세작이랄까요. [존재와 사건]이 없었다면 우리가 바디우라는 이름을 이렇게 많이 들어보지는 못했을 겁니다. 또한 단순히 이슈가 된 책이 아니라 바디우 고유의 철학이 시작된 첫 책이기도 하죠. 처음으로 철학적 체계를 완성한 책입니다. 사실 이 책이 나오기 전에 바디우가 쓴 글의 양과 이후에 쓴 글의 양을 비교해 보면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이 책을 통해 시스템이 완성되자 그걸 통해서 많은 글을 쓱쓱 써낼 수 있게 된 거죠. 그런 의미에서는 바디우의 첫 ‘철학기계’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철학기계는 현재 2호기까지 완성되었고 지금은 3호기가 만들어지는 중입니다. (웃음)














Q.여기의 많은 분들이 들뢰즈에 관심이 있을 겁니다. 바디우의 사상을 언급할 때 역시 들뢰즈와의 관계를 빼놓을 수 없겠죠. 바디우는 [들뢰즈- 존재의 함성] 이란 책을 쓰기도 했으니까요. 사상적으로 이 둘은 어떤 관계인가요?  



00089745.jpg





 들뢰즈가 1925년생이고 바디우가 1937년생이니까 나이로는 들뢰즈가 12년 선배죠. 바디우는 젊어서부터 들뢰즈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접촉하게 된 것은 1969년 뱅센느 실험대학(현재 파리 8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부터일 겁니다.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있었지만 1970년대에는 두 사람이 좋은 사이는 아니었어요. 정치적 입장이 상당히 달랐거든요. 들뢰즈는 철학과의 스타 교수이자 리더였고, 바디우는 무명의 젊은 급진 운동권 교수였죠. 바디우가 들뢰즈를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쓴 적도 있었고, [존재와 함성]에 나왔던 것처럼 서로를 ‘볼셰비키’와 ‘파시스트’로 부르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Badiou-Deleuze-Ceasefire-Magazine.jpg





 두 사람이 철학적인 교류를 하게 된 것은 [존재와 사건]이 발표된 후입니다. 바디우는 ‘여럿(multiple)’이라는 문제를 탐구하면서 들뢰즈를 사상적 맞수로 생각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들뢰즈는 처음에는 바디우에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바디우는 들뢰즈와 대화를 하고 싶어했고요. 하지만 결국 바디우의 ‘들이대기’가 성공해서 두 사람이 꽤 오랫동안 서신교환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들뢰즈의 요청으로 바디우는 그 편지들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Q.강의 시작 전 읽어오면 좋을 텍스트를 추천해주신다면?


 [존재와 사건]이 한국어로 번역되기는 했는데 번역의 질이 만족스럽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미리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기는 힘드네요. 해설서로 [바디우: 진리를 향한 주체]라는 좋은 책이 최근에 번역되었는데, 이 책의 서론과 1, 3, 4, 5, 6장, 그리고 부록을 읽어보시면 강의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8964451325_1.jpg



피터 홀워드, [바디우: 진리를 향한 주체]







 


신청하러 가기-> 클릭




2016가을_1-01.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2017년 2월 21일, ‘수유너머 n’을 해체합니다 [2] 수유너머N 2017-02-21 3902
공지 [강사인터뷰] <국가, 고전으로 읽다> 강사인터뷰 2탄 file 수유너머N 2016-12-27 1929
공지 [강사인터뷰] '비체' 페미니즘 - 구조에서 수행적 반복으로 file 수유너머N 2016-12-23 2763
공지 [강사 인터뷰] 《김시종: 어긋남의 존재론, 혹은 잃어버린 존재를 찾아서》 강사 인터뷰 2탄 file 수유너머N 2016-12-20 2857
공지 [강사 인터뷰] 《김시종: 어긋남의 존재론, 혹은 잃어버린 존재를 찾아서》 강사 인터뷰 1탄 file 수유너머N 2016-12-16 2843
공지 [강사인터뷰] 실천철학으로서의 해석학-리쾨르 해석학의 주체,언어,시간 file 수유너머N 2016-12-14 8227
공지 [강사인터뷰] 국가, 고전으로 읽다 강사인터뷰 1탄(홉스, 스피노자, 헤겔) file [1] 수유너머N 2016-12-12 2130
공지 우리는 ‘위안부’ 협상 타결이 무효임을 선언한다! 수유너머N 2016-01-08 10440
411 [12/13 화요토론회] "눈먼 자들의 귀 열기 - 세월호 이후" (양경언 문학평론가) file 수유너머N 2016-11-29 1115
410 [화요토론회] 11/22 정신장애인은 우리의 이웃일 수 있을까? (발표 : 염형국) file 수유너머N 2016-11-15 1179
409 11/09 수요일 저녁 7시 특별워크숍 "텐트연극이란 무엇인가?" 소개글(일어+번역문) file 수유너머N 2016-10-30 1269
408 [화요토론회] 11/08 김시종의 시집 <니가타>에 관하여 (오세종 선생님) file 수유너머N 2016-10-30 1773
407 [화요 토론회] 10월 25일 "합성생명의 등장, 바이오해커의 활동" (발표: 김훈기) file 수유너머N 2016-10-14 1073
406 [강사 인터뷰] "맑스주의의 새로운 전선들"의 강사 정정훈 인터뷰 2탄! (10월 7일 개강) [1] 수유너머N 2016-10-02 1470
405 [화요토론회] 10/11 "데이터사회 비판과 역설계의 구상" (이광석 선생님) file vizario 2016-09-30 1415
404 [강사인터뷰] "맑스주의의 새로운 전선들"의 강사 정정훈 인터뷰 1탄! (10월 7일 개강) file [1] 수유너머N 2016-09-29 1159
403 [화요토론회]기계와 인간의 새로운 공동체를 위하여-(샐프)후기 수유너머N 2016-09-28 783
» [가을강좌 강사인터뷰] 알랭 바디우의 「 존재와 사건」 읽기 - 장태순 선생님 file 수유너머N 2016-09-23 5532
401 [화요토론회] 9월 27일 "기계와 인간의 새로운 공동체를 위하여" (발표: 최유미) file 수유너머N 2016-09-22 1005
400 [인사원 강사인터뷰] 데리다와 철학적 (비)인간학 - 최진석 선생님 file 수유너머N 2016-08-26 2000
399 [강사 인터뷰] 토요인문학 : 장소성의 정치철학, 심아정 선생님 인터뷰 2탄~ file 수유너머N 2016-08-18 1813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 435 수유너머 104 / 전화 (070)8270-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