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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수유너머 N 여름강좌 [알튀세르 사상의 요소들] 강사 인터뷰 5- (이종현)


- 정치에 도전하는 예술 -


'루이 알튀세르'예술의 힘

 

맑스주의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는

맑스주의 안에 흐르는 단일한 기원에 반대하며

구조주의 철학, 마키아벨리, 스피노자...등

개별 학문들 간의 접합을 통해

맑스주의를 새롭게 갱신하는 시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알튀세르는 예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맑스주의 예술이란 도대체 가능하긴 한 것일까요?

가능하다면 어떤 식으로 맑스주의 예술은 실천될 수 있을까요?

5강 ‘정치에 도전하는 예술'에서는

정치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정치의 뒷통수를 치는 예술의 힘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Q: 알튀세르와 예술이라니? 난감합니다.  이 당혹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런지요?

 

맑스주의의 이론적 실천을 고민했던 진지한 알튀세르와

샤랄라’ 노래부르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의 조합은 낯설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알튀세르는 연극도 좋아하고, 미술도 좋아했지요.

그래서 그는 몇 편의 연극평과 전시평을 썼어요.

프랑스에서 나온 알튀세르의 두 권짜리 <철학정치 저작집>의 제 2권에는 

60여 쪽 정도 예술에 관한 글들이 수록되어 있죠.

전체 분량도 얼마 안 되고, 한 편당 적으면 두 쪽, 많으면 열 쪽 정도에요.

이렇게 산발적인 글들을 읽을 때,

알튀세르가 다녀온 전시회들, 그가 본 연극들, 그가 읽은 소설들을

배경지식으로 두고 있지 않으면

상당히 난감합니다.

"도대체 발자크가 어쨌다는거야!"

"이게 톨스토이가 맞아?" 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알튀세르의 예술에 관한 글들을 꼼꼼히 읽기 위해서는

그가 예로 들고 있는 작품의 내용, 배경을 한 번이라도 보거나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죠.

이번 강좌에서는 알튀세르 예술론의 윤곽을 그려보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그런 예술사적 배경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려고 해요.

 

 

   tolstoy.jpg    알튀세르2.gif



톨스토이와 알튀세르... 둘 다 코가 크다는 것 밖에는 겹치는 데가 없지요.

알튀세르의 제자 피에르 마슈레는 알튀세르의 예술론을 바탕으로 톨스토이를 읽어내고

톨스토이 비평가로서의 레닌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Q. 맑스의 <자본>을 꼼꼼히 읽는 철학자 알튀세르가

굳이 예술을 건드리는 이유가 뭔가요?

 

저는 알튀세르의 예술에 관한 에세이들 가운데

<브레히트와 맑스에 대하여(Sur Brecht et Marx)>라는 짧은 글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는 철학자 맑스와 마찬가지로 실천적 혁명가로 설명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알튀세르가 브레히트를 맑스주의자였다는 이유에서 조명하지 않는 다는 겁니다.

실제로 브레히트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보는 겁니다.

브레히트의 머릿속에 무엇이 있었는지보다

브레히트가 저지른 일이

어떤 효과를 일으켰냐는게 문제인 거지요.

맑스가 기존의 관념론적 철학에서 일으킨 인식론적 단절과 같은 것을

브레히트 역시 기존의 사실주의 연극에 대항하여 감행했다는 겁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연극'이라는 개념 자체를 바꾼 거지요.

관객과 무대 사이의 '거리두기', 즉 그 유명한 '소격효과(Verfremdungseffekt)'를 통해서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브레히트는 '연극의 혁명적 실천가'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알튀세르는 독일어 '소격효과'를 프랑스어 '자리바꿈(de'placement)'으로 번역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알튀세르만의 독특한 '자리바꿈'이라는 번역어에 대해서도 강의에서 함께 이야기해 보지요^^

 

 

 

brecht.jpg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

 

 

chalk.jpg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의 한 장면 

 

Q. 그렇다면 알튀세르의 예술론을 읽으면 무엇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되나요?

 

알튀세르에게 중요한 개념이었던 인식론적 단절

예술이라는 영역에서 일어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알튀세르는 예술의 역할은

우리의 감각을 바꾸고 무언가를 새로이 문제로서 보게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보기에 기존의 예술들은

감각들의 지배적인 배치라고 할 수 있는 '정치'로부터

벗어나려고 하지만 영 벗어나지 못합니다.

예술은 스스로 정치에 속지 않는다고 여기지만

사실 그 나약한 예술의 목소리는 정치가 말하고 있는 겁니다.

 

또, 알튀세르는 예술 속의 정치를 무시하지 말고

그것을 인정해서 그것이 예술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보자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 정치와 이데올로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지요.

알튀세르에 따르면, 어차피 이데올로기는

인간 스스로 자신이 실재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 표상하는 것이니까

예술에 반영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반영은 거울처럼 똑같이 이데올로기를 비추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왕당파 '반동작가'였던 발자크는 자본주의 사회의 발흥을 기가 막히게 그릴 수 이었지요.

여기에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어떤 왜곡을 일으키는 예술만의 교묘한 특수형식이 있습니다.

 

이렇게 이데올로기와 예술의 독특한 긴장관계가 존재하는데

만약 예술에서 이데올로기를 부정하고,

이데올로기는 예술에서 제거되어야 할 것처럼 말한다면...

스탈린을 우상화하는 소련의 사회주의리얼리즘이나

그 사회주의리얼리즘을 한 번 뒤집어 비꼬는 '소츠아트'를

제대로 볼 수 없게 됩니다.

그것들이 왜 특정한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발생시키는지 보아야

그것을 발딛고 새로운 예술로 나아갈 수 있겠죠.

 

 

stalin.jpg

'피오네르'들과 스탈린 동지

 

monro.jpg

 레오니드 소코프, <스탈린과 마릴린 먼로>(1991)

 

요즘, 알튀세르의 제자였던 랑시에르의

감각적인 것의 분할’로서의 예술의 정치가 아주 합니다.

그런데 저는 기존 감각들의 배치에 새로운 선을 그어

새로운 것을 보게 만든다는 랑시에르의 생각이

알튀세르의 '인식론적 단절'과 어떤 관련을 지닐지 고민해 봅니다.

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역시 알튀세르의 뛰어난 제자들인 피에르 마슈레와 에티엔 발리바르는

알튀세르의 예술론을 바탕으로

맑스주의 미학이론을 전개한 바 있지요.

이렇게 알튀세르로부터 뻗어나간 이론의 지류들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강의의 한 부분입니다.

 

레닌은 1917년 러시아혁명 후,

인민들의 의식과 감각을 바꾸는 문화혁명

정치혁명보다 훨씬 더 지난하고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알튀세르가 예술을 어떤 것으로 이해했고,

예술에서 어떤 힘을 이끌어 내어

예술의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을 구성하고자 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강좌신청은 요기로~!

루이, 돌아오다”

알튀세르 사상의 요소들

 

 강사: 최원, 최진석, 정정훈, 문화, 전주희, 이종현

 일시: 2014 7 9~8 13() 저녁 730

 장소: 수유너머 대강당

 수강료: 12만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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