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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페미니즘] [10주차]쪽글

효영 2019.05.13 17:07 조회 수 : 72

2019 1학기 인사원_불온한 페미니즘_11주차 쪽글

 

 

효영 190513

 

 

다나 해레웨이, 『겸손한 목격자@제2의 천년_여성인간ⓒ_앙코마우스™를_만나다』, 민경숙 옮김, 갈무리, 2006

 

 

 

 

푸코의 ‘생명권력(biopower)’을 재전유하여 해러웨이가 제시하는 ‘기술생명권력(technobiopower)’(15)의 시대의 행위자들은 ‘ⓒ’, ‘™’ 등 저작권이나 상표를 달고 등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유’가 단지 생명의 상품화 내지 인간을 대체하는 유전자에 대한 고발을 위해 기능하는 것은 아니다. 해러웨이 고유의 방법론 ‘회절’은, 묵시론적인 비관으로도, 희극적인 낙관으로도 점철되지 않는 ‘횡단의 행위자들’(17)로 이들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존재들은 “누구를 위한 살만한 세계를 만들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우리를 세워 놓는다.

 

 

1부 구문론: 페미니즘과 기술과학의 문법

마지 피어시의 SF소설 ‘그, 그녀 그리고 그것’에 등장하는 한 구절, “정보접근 능력이 곧 권력”이라는 말은 자명한 것 같은데, 이는 단지 정보가 상품이 되는 세태에 대한 비판이나 그 반대로 권력 쟁취를 위해 정보를 선취해야한다는 처세처럼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기술, 생명과학, 정치가 복잡하게 뒤얽혀있는’ ‘기술생명권력의 체제’(39) 속에서 ‘읽고 쓰는 능력은 정보학, 응용생물학, 경제 간의 결합과 관련’되어 있다. 이 능력은 몸 속에 심어지는 칩이나 유전자 혹은 씨앗이나 폭탄, 데이터베이스 등과 광범위한 접속점을 갖는다. 그래서 읽고 쓰는 능력은 ‘과학혁명’, ‘계몽사상’, ‘기술과학’이라는 기억과 동시에 그를 횡단하고자 하는 ‘우발적 자유’, ‘상황적 지식’, ‘고통의 구제’(41)라는 기억을 함께 갖는다. 해러웨이는 이런 그물망 속에 자리하는 ‘아는 것이 많’은 동시에 ‘무지하며’, ‘염려하’는 동시에 ‘희망을 품고’ 있는 ‘겸손한 목격자’를 제시하고자 한다. ‘그/녀는’ ‘혼합된 읽고 쓰는 능력과 차별의식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41)

기술과학은 선형적인 시간을 넘어서 기존의 경계들(자연과 사회/근대, 주체와 객체, 과학과 기술)을 ‘넘어서(하이퍼hyper)’ ‘역사적 서사의 변이’를 드러낸다. 특히 ‘20세기 말의 초국가적 자본주의와 기술과학이라는 내파된(imploded) 시간-공간의 변칙들 속에서’(43) 우리는 ‘기술과학의 난잡하게 융합된 성질’을 발견한다. 그 대표는 인터넷이다. ‘1970년대 아르파넷ARPAnet이라 불리는 미국 국방부 네트워크로 탄생’(44)한 인터넷은 1995년 완전히 민영화되어 ‘60개국 2천만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접속되었다. 그러나 인터넷은 언제나 ‘접속의 불평등, 인터넷의 지배/ 미국의 지배’(46)라는 배경 속에서 ‘합리적인 신세계 질서’와 함께 ‘불합리한 신세계 질서’를 동시에 구축한다. 우리는 이 ‘초국가적 자본과 기술과학의 결합에 의해 실행된 신세계 질서가 실제로 이 세계를 규정한다는 과대망상증적 사고와 사실상 바로 그런 결합 속에서 지배의 거대한 실천이 널리 보급되고 접합되며 번성하고 있다는 부정적 사고’(48) 사이의 불안정한 위치에 서있다. 그렇기에 이 때 ‘우리의 임무’란, ‘과대망상증과 부정 사이의 불안정한 위기상황’에 대한 읽기와 쓰기를 통해, ‘읽고 쓰는 능력으로 상상의 네트와 실재의 네트 양쪽을 항해하는 법을 배우는 것’(48)이다.

여기서 해러웨이가 주목하는 것은 ‘ⓒ’, ‘™’과 같은 ‘구문’ 부호의 강력한 힘이다. 그는 ‘이런 작은 장식들이 누구를 희생하며 누구를 위해 어떤 종류의 몸을 장식할 수 있는지, 즉 운동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동결되기도 하는 어떤 형태의 사회공학적 동맹관계 혹은 사회관계를 장식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어떤 행위자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또 다른 어떤 행위자들에게는 허용되는 ‘저자’, ‘소유자’. ‘발명가’ 등의 지위는 어떻게 ‘관계’의 속성을 잃어버리고, 언제부터 어떤 연유로 마치 ‘철저하게 측정되고 계획되고 소유되고 전용되고 처리될 수 있는 사물 등등인양 가장’(50)하게 된 것일까? ‘사회관계는 어떻게 탈텍스화된 사물로 동결되는’(50)가? ‘인간이 아니라고 해서 모두 몰인정하고 혈연관계 밖에 있으며, 의미작용 질서 밖에 있고, 기호와 경이로움의 거래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50)

이 존재들의 경이로움 덕분에 해러웨이가 주목하게 되는 것은 다름아닌 ‘비유’라고 말한다. 개리 트루도의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붑시(Boopsie)’는 여자의 설화를 ‘비유’로 다시 말하면 ‘구체화’(52)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 만화의 청중인 우리 자신이 ‘기술과학의 설화들과 설명들 속에 거주하고 있고 어떻게 그 설화들과 설명들이’ 우리 ‘속에 깃들어 있는지’ 이해하게 된다. ‘채집인 여자’와 ‘수렵인 남자’의 후예로서의 우리. 해러웨이는 이 비유 작업의 실천 속에서 ‘정체성이 위조’되고, ‘주체의 위치가 개방’되며, ‘대체물들과 대리물들이 개괄되었음’(52)을 이해하게 된다고 말한다.

해러웨이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비유작업, 특히 ‘기독교식 비유작업 속에 삽입된 시간’(53)이다. 신의 섭리 내지 구원의 역사라는 하나의 ‘총체로서의 역사’ 안에 ‘쏟아지는 이어성과 다변성’을 포함하기 위해 더욱 더 절망적이고 비관적인 미래를 향하는 ‘궁극적인 위협 및 약속이라는 시간성에 의존’(54)해왔기 때문이다. 실로 미국은 유례없는 다문화ㆍ다인종ㆍ다종교적 인구를 갖지만, 그 ‘과학문화는 기독교라고 불릴 수 밖에 없는 비유와 설화’ 가득차 있다. 이때의 기술과학은 곧 ‘처음과 끝, 첫 번째 것과 마지막 것, 고통과 진보, 비유와 이행에 대한 천년의 담론’이다. 그에 대항해 해러웨이는 ‘제2의 (기독교) 천년말’ 이라는 ‘덜 보편적인 시간’(53)을 제시한다.

‘비유(figure)’는 영어에서 ‘이야기의 윤곽’이라는 뜻을, ‘계산하다(to figure)’sms ‘이야기 속에 끼다, 역할을 맡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해러웨이는 ‘동일시와 확실성을 교란시킬 수 있는 어떤 종류의 치환과 연관’된 ‘전의(trope)’로서의 비유를 실천하고자 한다. 이 비유 리얼리즘의 고유한 것으로 ‘압축’, ‘융합’, ‘내파’(57)인 시간적 양식은 말하자면 ‘과학소설 같은 웜홀의 시간성’이자 ‘’여행자들을 예기치 못한 공간 지역으로 추방하는 그런 공간적 변칙’이다. 이 ‘분산된ㆍ이질적인ㆍ연결된ㆍ사회공학적 순환’(58)에 관한 ‘다산적 웜홀’이라는 독특한 시간성을 그래서 해러웨이는 ‘특별한 공간양식과 서로 뒤얽혀 있’는 것으로, 다시 그렇기에 ‘보편적인 것’보다는 ‘세계적인 것(worldly)’(57)으로 이해한다. 해러웨이가 제안하는 ‘회절’의 방법은 우리에게 ‘물질적-기호적 장치들 사이에 차이를 낳는 것, 기술과학의 광선을 회절시켜 우리의 생명과 몸의 기록 필름 위에 보다 유망한 간섭패턴을 얻’(64)기를 요청한다.

 

 

2부 의미론: 겸손한 목격자@제2의 천년_여성인간ⓒ_앙코마우스™를_만나다

1장 겸손한 목격자@제2의 천년

‘겸손한 목격자’ 역시 ‘기술과학의 주체들, 객체들, 커뮤니케이션 교환 등을 여러 종류의 접속점으로 재비유화하는 작업’(75)의 일환으로서 하나의 ‘비유’이다. 해러웨이는 이 용어를 스티븐 섀핀과 사이몬 섀퍼의 『리바이어던과 공기펌프: 홉스, 보일, 그리고 실험적 삶』(1985)로부터 계승한다. 그래서 ‘겸손한 목격자’에 관한 이야기는 17세기의 런던, 보일의 공기펌프에 관한 연구에서부터 시작된다. 보일은 공기펌프를 통해 진공을 만들어 공기의 물리적 성질을 연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를 위해서는 이 펌프의 공기를 빼내는 풀무작업이 필요했다. 물론 이는 하인들의 몫이었고, 보일은 ‘그들의 작업의 저자’로서, ‘그들을 대신하여 말했고, 그들의 노동을 자신의 진리로 탈바꿈시켰다.’(섀핀, 1994;406)(81 재인용), 거울처럼 ‘똑같이’ 대상을 재현해야 한다는 17세기의 진리관 속에서, 관찰자이자 연구자인 주체는 한편으로 자신을 스스로 숨겨야 했고, ‘겸손’해져야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중립적인 도구인 공기펌프’를 통해 그가 획득한 ‘무미건조한 사실들’(79)은 섀론이 ‘문화가 없는 문화’(76)라고 부르는 그런 공간 속에 속하는 것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무미건조한 사실’로서의 과학이 진리로 성립되는 과정에서 ‘소요된 노동력을 과시하는 것은 무미건조한 사실이라는 지위에 누를 끼치는 일’이었기에 하인들의 노동력이 ‘겸손한’ 과학의 투명성 아래, 말하자면 불투명하게 되었다는 섀핀의 지적의 중요성을 해러웨이는 감지한다. 그러나 섀핀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맹점을 갖고 있었는데, 그는 과학의 이러한 지위가 확립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젠더가 정립하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를 고찰하면서, 젠더=여성이라는 전제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젠더 자체를 관계로 보지 못했다.

해러웨이는 이 부분에 주목하는데, 17세기 예의바름과 과학의 만남(83)의 이면에, 특히 ‘도회풍의 예의바른 독신남’ ’보일에게 ‘여성적 남자’라는 딱지가 붙을 처지였던 상황적 맥락에서, 젠더는 실로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똑같이 고용된 하인으로서 남자와 여자는 풀무질을 하거나 완전하게 무대 뒤에서 행동의 현장에서 비가시화되었다. 반면 어떻게 ‘일부 남자들은 무미건조한 사실을 증언하는 가지-불가시적인 투명하고 적법한 목격자가 되었는가?’(87) ‘똑같은 사회계층에 속한 여자에게 강요된 (그런 여성이 포용한) 겸손은 여자들들을 행동의 현장에서 멀어지게 한 번면, 적절하게 예의바른 (신사) 남자에 의한 겸손의 남성적 실천은 어떻게 인식론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중개행위를 향상시키게 되었는가?’ 해러웨이는 이에 대해서 엘리자베스 파터의 견해를 지지하는데, 파터는 ‘보일이 문학적ㆍ사회적 기술로 실험적 생활방식과 무미건조한 사실의 생산에 알맞은 새로운 남자와 여자를 구축하는 일을 도왔다고 주장한다.’(89) 이에 따라 ‘여성의 겸손은 몸에 관한 것’, ‘새로운 남성의 미덕은 지성에 관한 것’으로 분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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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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