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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너머104_ [인사원_니체의 철학과 영원회귀의 사유]_ 이진경 선생님

 

능동적 힘의 무구성과 ‘은밀한’ 전제와 관련한 의문

-『니체와 악순환』(클로로프스키) 3장~5장

 

 

12강쪽글_ 20181206목_이미라

1. 능동적 힘의 무구성과 관련한 의문

 

1)능동적 힘의 성격에 대한 클로로프스키의 해석 요약

클로로프스키는 힘을 “저항력”, 즉 “외부의 공격에 대해서도 충동에 대해서도 똑같이 대항하는 능력”이라고 전제하면서, “반응하는 것”을 “도발에 대해 같은 양의 자신의 힘을 양도하는 것”으로규정하는 한편, “행동하는 것”을 “자신의 흠 없는 힘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잡는 것”으로 규정한다.(『니체와 악순환』 125, 이하 괄호 안에 쪽수만 표시함) 클로로프스키가 힘을 ‘저항력’이라고 전제한 것은 니체의 힘 개념이 다른 힘과의 관계 속에서만 파악될 수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힘은 스스로에게 저항할 수 없을 뿐, 모든 것에 저항한다.”(125) 힘들의 관계 속에서 힘을 파악한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클로로프스키가 말하는 ‘반응하는 것’은 ‘반동적임 힘’에, ‘행동하는 것’은 ‘능동적인 힘’을 뜻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한편 클로로프스키는 ‘행동하는 것’, 즉 능동적인 힘의 성격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힘이 반응하지 않는다면 힘에게 필요한 것은 행동하는 것이고, 도발당하지 않기 위해 도발하는 것이다.”(125)

 

2) 의문: 도발당하지 않기 ‘위해서’ 도발하는 것은 왜 ‘목적이나 이유’에 따른 행동이 되지 않는가?

클로로프스키가 사용하는 ‘반응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을, 전자는 반동적인 힘에 후자는 능동적인 힘에 각각 연결시켜 볼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의문을 제기해 본다. ‘행동하는 것’, 즉 능동적 힘을 “반응하지 않”고 “도발”하는 힘이라고 할 때 이때의 도발은 분명 ‘새로운 시작’으로 이해될 수 있고, 이때의 ‘새로운 시작’은 이유 없이 하는 무구성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클로로프스키는 “도발당하지 않기 위해서 도발하는 것”(125)으로써, 마치 어떤 이유와 목적 때문에 ‘새로운 시작’이 요구되는 것처럼 능동적인 힘을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클로로프스키는 ‘새로운 시작’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식으로 규정함으로써, ‘~하지 않기’라는 점에서 반동적으로, 동시에 ‘위해서’라는 점에서 반(反)-무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듯하다. 질문자는 여기서 클로로프스키가 능동적 힘의 성격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표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클로로프스키의 진술을 계기로 ‘새로운 시작’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해 ‘목적이나 이유 없이’ 시작한다는 것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보는 것이다.

자신과 짝이 되고 있는 다른 힘에 ‘도발당하지 않기 위해서 도발하는 것’은 ‘새로운 시작’인가 아닌가? 만일 ‘도발당하지 않기 위해서’ 도발하는 것도 새로운 시작으로 볼 수 있다면, 과연 이것이 ‘이유 없이 행한다’는 무구성에 부합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내 삶의 잠재성 실현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는 것 역시 ‘다시 한번 더’를 외치고 행위하는 것의 ‘목적’이나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역시 ‘목적’이나 ‘이유’에 따라 행위하는 것이데, 왜 이 경우를 ‘이유 없이 행한다’는 무구성이라고 말하는가? 얼핏 ‘위해서’라는 단어의 용법이 낳는 문법의 환성에 따른 말장난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어떤’ 목적 혹은 ‘어떤’ 의미인가를 구별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의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니체적 관점에서 허용될 수 있는 ‘어떤’ 목적 ‘어떤 ’의미가 있다는 말인데, 이런 ‘목적’과 ‘의미’른 다른 것과 구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2.능동적 힘의 ‘은밀한’ 전제와 관련한 의문

 

위의 첫 번째 질문, 즉 무구성이 허용하는 ‘목적’이나 ‘의미’와 연관된 의문으로서, ‘나는 새로운 것 필요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에 대해 ‘무구성’은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다. 사실 능동적 힘은 ‘왜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는데? 나는 새로운 것 필요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바로 여기서 능동적 힘, 그 핵심으로서의 ‘새로운 시작’은 ‘은밀히’ 한 가지를 전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로 ‘삶에 대한 애정’이다.

루 A 살로메는 니체가 영원회귀 체험에 관한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방식을 말하면서, 영원회귀 교의의 정수가 “삶에 대한 애정”에 있었음을 지적한다.

 

“실제로 니체가 아주 깊게 삶의 고통을 앓았던 것은 삶의 영원회귀에 대한 확신이 그에게는 무언가 두려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삶의 빛나는 절정, 그것이 니체가 후에 확립하는 영원회귀의 교의의 정수인데, 그것은 삶에 대한 그 자신의 고통스러운 감정과 아주 심한 모순을 이루어서 어딘가 불안한 느낌을 주는 가면의 인상을 풍긴다. 삶에 대한 애정이 넘쳐나는 한에서만 견뎌낼 수 있는 하나의 교의. 인간의 사유가 거기에서 삶을 신성화할 정도까지 활력에 넘치는 한에서만 고양의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는 하나의 교의.”(134쪽에서 재인용)

 

이와 같은 루의 전언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삶에 대한 애정이 넘쳐”날 때만 영원회귀의 교의를 견뎌낼 수 있다는 점이다. 영원회귀와 능동적 힘과의 불가분한 관계를 고려할 때, ‘능동적 힘’ 역시 ‘삶에 대한 애정’을 ‘은밀하게’ 전제할 때만이 의미있는 개념이자 좋은 삶을 가꾸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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