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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영원회귀] 발제_니체와 악순환_1장2장

미라 2018.11.29 14:21 조회 수 : 167

  

수유너머104_ [인사원_니체의 철학과 영원회귀의 사유]_ 이진경 선생님

충동의 기호론과 관련된 개념들

-『니체와 악순환』(피에르 클로소프스키)_1장~2장

발제_ 20181129목_이미라

클로소프스키에 따르면 니체는 1871년 파리 튈트리 궁전 화재 소식을 계기로 “빈곤계층은 박탈당한 그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나는 유죄인가 아닌가?” 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그러한 문화의 세계에 “반란을 기도”(33)한다. 니체는 ‘예속적 의식과 자율적 의식의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문화를 바라보는 “헤겔의 변증법을 그 뿌리까지 공격”(32)하면서, “감응(affect)들의 문화의 이름으로 문화에 대항하는 투쟁을 전개한다.”(35) 자율성과 예속성과 관련된 “의식과 그 범주들을 감응들의 세계의 이름으로 의문에 부치는 날이올 때까지” 니체는 “유죄의 문화라는 시각 안에 머무”(34)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니체에게 “중요한 것은 ‘예술적’ 걸작들이 아니라 그 걸작들을 만들어낸 감정(émotion)들”이고 예속성에 기반한 “무리적” 문화가 아니라 “감응들의 행동”에 따른 “특이적”문화이다.(34) 만일 그 “감정들이 불평등의 지배를 옹호”하고, “이 불평등이 삶을 견딜 수 없게 만든다”면, 그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그들의 자연적인 충동을 지닐 용기를 되돌려주”(34쪽)어야 한다고 니체는 말한다.

물론 1877년부터 1881년 사이에 겪었던 ‘발작 후 매번 행복감에 빠지는 체험’ 역시 니체를 문화탐구에 매달리게 했다. 클로소프스키에 따르면 그 당시의 체험이 니체로 하여금 “신체(organisme)의 동요를 관통하며 발언된 힘(force)들을 탐구하도록”(37) 유혹했고, 니체는 그 힘들을 “자유롭게 흘러가도록 방치”하면서 이 힘들이 “수동적으로 또는 능동적으로 증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 “성찰”한다.(37) 그 힘들은 수동적 측면에서 보면 가령 분노, 온순, 초조, 평온과 같이 “기존의 용어들에 의해 의미가 이미 정해진 동기들과 상황들의 맥락 안에서 생기”기도 하고, 능동적 측면에서 보면 “서로 섞이고, 서로에게 침투하고, 서로를 불투명하게 만”들기도 한다.(37)

이후 니체는 병의 격렬한 공격으로 다시 고립의 시기에 빠져들면서 “이전보다 더 영혼의 음조에 기꺼이 몸을 맡”기게 되는데, 특히 1881년 8월의 시기에 질스-마리아에서 “‘영원회귀’의 황홀이 그를 엄습”(38)하게 된다. 이때 엄습한 영원회귀는 “결정적으로 한번으로 정해진 의미/방향의 영원성”에 따른 “비가역적인 흐름”이 아니라 오히려 “비가역적인 것의 파괴로서 표현”(54)된다. 비가역적인 것을 파괴하는 영원회귀, 그것은 “시작과 끝이 항상 서로 뒤섞이는 가운데 목적과 방향을 없애 버리”는 “악순환의 판본”이다.(54) 악순환은 니체 자신이 사용한 용어로써, 그는 “가장 대담하고 생명력 넘치며 세계를 긍정하는 인간의 이상에 눈을 뜨게 되었을” 인간을 “안순환의 신circulus vitiosus deus)”이라고 부른다. 영원회귀가 동일한 것의 반복이라면 일종의 순환이라고 불릴 수 있겠으나, 그러나 클로소프스키가 말한 것처럼 영원회귀가 ‘시작과 끝이 섞이면서 목적과 방향이 없어지는 순환’이라면 이는 ‘악순환’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영원회귀와 그것을 ‘낳은’ 병적 상태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충동의 장으로서의 신체’는 매우 중요하다. 영원회귀에서 고려하는 것은 “자아의 소유물로서의 신체가 아니라, 충동들의 장소로서의, 그것들의 마주침의 장소로서의 신체이다.”(54) 신체는 “충동들의 산물”로서 “우연한 것”이 되고, 또한 “충동들의 역사 이외의 다른 역사는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가역적이지도 가역적이지도 않다.”(54~55) 충동들은 “갔다가 되돌아” 오는 “원환운동”만을 하는데, 충동들의 운동은 니체가 병적상태에서 몸을 맡기는 “영혼의 음조” 등의 영역 안에서 드러난다.(55) 병적 상태란 충동들의 복수성과 두뇌의 해석 간 투쟁의 결과이다. “신체는 자기(soi)이므로, 자기는 신체의 품안에 거주하고 신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데, 두뇌는 자신보다 “더 커다란 지성인 신체적 삶 안에 감추어져 있”는 것을 “거부”한다.(57) 그리하여 “무수한 막연한 충동들을 아우르는 신체의 복수성과 두뇌적 감각의 의미 해석의 집요함이 다”(57~58) 투게 되고, 그 다툼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이 바로 병적상태이다. 니체에게 충동은 감각할 수 없는 사물을 뒤쫓는 “광기”(58)로서 아주 매혹적인 것이다. 극심한 발작으로부터 회복된 직후 니체는 “나의 광기(folie)가 눈을 떠서 감각할 수 없는 사물들을 또다시 뒤쫓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광기 “보다 사랑스럽고 이보다 매혹적인 것들”은 없다고 말한다.(1880년 오버베크에게 보낸 편지, 44쪽에서 재인용)

이러한 충동은 의식이 만든 기호들의 간극에서 작동한다. 첫째로, 기호의 의의에 대하여. 기호는 충동, 즉 “몸짓 운동들의 약호이다.”(73) 니체에 따르면 “모든 운동은 몸짓으로서”, 그 안에서 충동의 “힘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일종의 언어로서 파악되어야 한다.”(70쪽에서 재인용) “본질적인 것은 많은 운동들을 재현하는 형식을 창조하는 것과 온갖 종류의 기호들을 위한 기호를 발명하는 것이다.”(71쪽에서 재인용) “모든 운동들은 한 내면적 사건의 기호들”이고 “모든 내면적 충동은 그와 같은 형식의 변화를 통해 표현”되는 반면 “사유는 그 자체로는 아직 내면적 사건이 아니고, 마찬가지로 감응들은 힘의 보상에 대응하는 하나의 기호론일 뿐이다.”(71쪽에서 재인용) 둘째로, 기호가 생겨나는 이유에 대하여. 기호가 생겨나는 이유는 유기적 세계 때문이다. 니체는 “비유기적 세계에는 오해가 없고, 전달은 완벽한 것처럼 보”이고 “유기적 세계에서 오류가 시작된다”(72쪽에서 재인용)고 말한다. 이에 따르면 비유기적 세계에서 의사소통은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반면 유기적 세계에서는 오해가 가능해진다. 유기적 세계에서의 오해는 유기적 세계가 “교환과 동화가 필요”(72)한 세계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교환과 동화는 “확신에 이르는 해석을 통해서만 실행”되는데, 이때 확신은 “동일성을 찾아내는 오랜 경험을 통해서만 획득”되는 것으로써 이 획득과정에서 “비교 가능한 기호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다.(72) 끝으로 충동의 작용은 ‘기호의 간극 사이에서’ 일어난다. “기호들은 하나의 의도를 형성”하지만 “기호들의 충동의 강도”는 기호들의 의도에 따라 “형성되지는 않는다.”(63) 왜냐하면 “충동의 강도는 사유가 사유로서 형성되는 동안에는 불확실하게 흔들리다가, 발언이 생산될 때는 기호들의 관성 안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63) 이때 충동의 “강도는 기호들의 고정성을 넘어서 이를 테면 기호와 기호의 간극에서 작용을 계속한다.”(63) ‘기호와 기호의 간극’은 침묵을 의미하며, 기호들의 연쇄의 바깥에 존재하는 “충동의 강도의 파동들에 귀속한다.”(63~64)

충동이 자극에 반응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환영(phantasme)이 탄생한다. “충동은 자극들에 반응”하는데, “모든 생물은 자극된 또는 자극 가능한 다양한 상태들에 반응하면서 하나의 기호의 코드에 따라 해석한다.”(74) “그 해석으로부터 이미지가 탄생”하는데, 이 이미지는 “하나의 환영”으로서 “이미 발생한 것의, 또는 발생할 수 있는 것의 표상”이다.”(74~75) ③ 필요한 이유와 의의_ “의식의 수준에서 충동이 하나의 의지가 되기 위해서는, 의식이 충동에 대하여 하나의 자극적 상태를 목적으로 제시하고, 그것에 의해 충동에 있어서 환영인 것의 의미작용을 만들어 내야 한다.” 즉 환영은 “이미 체험된 자극들이 그려 낸 도식에 따라서 미리 맛보는 자극이며, 그러므로 가능한 자극이다.”(75)

이제 클로소프스키는 의식의 기호론을 충동의 기호론으로 재번역하는 문제를 ‘사유가 가능한 이유’와 ‘충동의 자발성 복원’을 중심으로 다룬다. 먼저, 사유가 가능한 이유에 대하여. 클로소프스키에 따르면 니체에게 있어 모든 사유는 충동들로부터 생겨난다. 니체는 “우리는 생성중인 것을 표현할 언어를 갖고 있지 않다”(77쪽에서 재인용)고 말한다. 이 말이 뜻하는 것은 “모든 사유는 언제나 충동들 상호간의 순간적인 힘 관계로부터, 그리고 주로 지배적인 충동과 그것에 저항하는 충동들로부터 생겨난다”(77)는 것이다. “‘자신을 유지하려는 것’” 역시 “‘충동의 투쟁’이다.”(78) “자신을 유지하려는 투쟁”, “그것이 바로 니체가 그것으로부터 출발하여 ‘신체’와 ‘카오스’ 사이에 작인을 넘어선 새로운 일관성을 설립하려는 비가지적인 토대이자 진정한 토대”이다.(78) 이로 인해 “작인의 우연한 일관성과 카오스의 비일관성 사이에는 긴장상태가 있”(78)게 된다. 다음 충동의 자발성 복원에 대하여. “‘신체’와 ‘카오스’ 사이에 작인을 넘어선 새로운 일관성을 설립”하기 위한 우선적 조건은 “충동에 자발성을 복원해 주는 것”(78)이다. “‘무의식’에 대한 ‘의식’은 오직 힘들의 시뮬라시옹(simulation) 안에만 있다.”(79) 시뮬라시옹은 “원본도 사실성도 없는 실재, 즉 과잉실재(hyperréel)라는 모델을 가지고 산출하는 작업”으로서 이 개념에 따르면 세계에는 모사물만이 있게 된다. 그런데 앞서의 클로소프스키의 말에 따르면 “시뮬라시옹은 존재 자체의 속성”이고 “인식의 원리 자체가 된다.”(181) 그런데 니체는 이러한 기호들의 약호화를 파괴하려 하지 않는다. 니체에게 중요한 것은 “기호들의 약호화라고 부르는 것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에 의해 설립된 기호들의 코드’ 즉 “‘의식’의 기호론을 충동의 기호론으로 다시 번역하는 것”이다.(79) 충동의 “운동들을 은폐하고 부인하고 드러내는, 그리고 그렇게 힘들의 영원한 투쟁을 모르는 ‘의식의 범주들’은 사유의 표면적 자발성 밑에서 자동운동을 유지한다.”(79) 충동이 진정한 자발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의식의 범주들의 생산자인 지성의 기관이 “순수한 도구로 취급돼야”하고, 그럴 때 지성의 기관은 “강도로부터 의도로, 그리고 의도로부터 강도로 전개되는 스펙터클 안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자유를 발견할 것이다.”(79)

클로소프스키는 니체의 영원회귀 ‘발명’의 토대로서 ‘명석함’을 제시한다. 클로소프스키에 따르면 명석함(lucidité)이란 “자기 자신과 타자에 관한 생리학적 의식”(81), “행동·사유·감각·의지의 모든 방식에 내재하는 다소 섬세한 ‘조건작용’에 대한 새로운 의식”(82), “주장되고 받아들여진 것과 숨겨진 실재 사이에는 완전한 불일치가 있다는 생각”(82)을 뜻한다. 니체는 만일 명석함이 “군림한 적이 있다면 새로운 순응주의 같은 것이 정착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 “명석함 자체를 우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어를 포기할 수 없고, 우리의 의도와 의지도 포기할 수 없”고 다만 “우리는 이 의지와 의도를 지금까지 평가해 온 방식과는 다르게 악순환의 ‘법칙’에 지배된 것으로서 평가할 수는 있을 것이”(82)라는 점에서 니체는 명석함을 “영원회귀의 ‘발명’의 토대”(82)로 삼았다는 것이 클로소프스키의 설명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명석함이란 니체에게는 삶의 반대, 힘의 무기력 상태”, “정확히 말하면 진짜가 아닌 것(non-vrai)”, “인간 종족의 존속을 허락하는 착오”, “이 동물의 한 종에게 필수불가결한 어떤 생존 조건에 대응하는, 이 동일한 ‘생리학적 조건작용’에 대한 무의식”일 수 있다고 클로소프스키는 말한다. (82~83) 그러나 이러한 점을 “앎으로써” 다음의 것을 “자발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삶에 필요한 망각과 무의식”, “다른 한편으로는 ‘무의식으로의 의지’”가 그것이다. 이러한 획득물을 토대로 “삶 자체가 영원회귀라는 장중한 사유를 발명했”고 “삶은 이제 자신의 최후의 장애물을 무시하고 전진하려고 한다.”(83쪽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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