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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되찾은 시간 2/6》 2018. 12. 26. 민혁

광기.

샤를뤼스는 등장할 때부터 광인의 느낌을 보여준다. 발베크에서 화자가 샤를뤼스를 처음 보았을 때 그의 눈의 움직임. 샤를뤼스의 범죄자적인 광기를 두려워하는 모렐. 샤를뤼스가 어떤 광기가 있지 않나 의심하는 사람들. 또, 쉬르지 부인은 샤를뤼스가 그녀의 아들들의 턱을 꼬집는 것을 알고 나서 그가 식인하는 습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 한다.

일반적인 죄, 즉 자신의 의지로 떨쳐 버릴 수 있는 죄는 용서받을 수 있는 반면, 자신의 의지로 저항할 수 없는 죄, 즉 광기에서 저지른 죄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광기-죄악-책임질 수 없음-성의 혼합은 무엇인가? 광기로 인해 저지른 죄악 속에 있는 어떤 무죄성인가? 그래서 무죄인 만큼 더욱 견디기 어려운 죄악이라 결국 자살(알베르틴의 죽음에 대한 앙드레의 설명)에 이르고 마는 것인가?

샤를뤼스는 하나의 성운(星雲)으로 나타난다. 성운은 두 눈과 목소리로 반짝이는 두 특이점 주위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그의 말과 눈 빛에서 밝혀 내야 할 비밀, 꿰뚫어 보고 해석해야 할 신비에 직면한다.

샤를뤼스는 또한 해석자이다. 샤를뤼스로부터 나오는 세 번의 긴 담화들. 이 담화들의 동기는 그가 해석하는 기호들 속에 있으며, 이 담화들의 목적은 그가 화자에게 방출하는 기호들 속에 있다. 그러나 본질은 기호 속에 있지 않다. 본질은 그가 사용하는 단어 속에, 문장 속에, 그가 사용하는 기호들을 조정하고 또한 넘어서는 로고스 속에 있다. 샤를뤼스는 로고스의 지배자이다.

세 번의 담화는 공통적인 하나의 구조를 공유한다. 구조는 세 번의 시기를 거친다. 첫 째는 부인의 시기. <나는 그대에게 관심이 없네. 내가 그대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게. 하지만...>. 두 번째는 거리를 두는 시기. <그대와 나 사이의 거리는 무한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완벽하게 보완해 줄 수 있네. 그대에게 한 가지 계약을 제안하지>. 세 번째 시기, 여기서는 더 이상 조직되기를 거부하는 어떤 것이 단번에 로고스를 방해하며 나타난다. 이로 인해 로고스는 자기의 궤도에서 이탈하기 시작한다. 이 세 번째의 것은 분노, 모욕, 도발, 모독, 잔학한 공상, 미친 듯한 몸짓, 광기의 침입 등등의 다른 질서의 힘에 자극을 받아 유발된다.

이 세 번째 시기의 것은 여러 담화의 뒤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첫 번째 담화 다음날 샤를뤼스는 천박한 말을 내뱉는다. <늙은 할머니 따위에겐 신경 쓰여지지 않는 법이지, 안 그래? 이 악당 녀석아……>. 그리고, 두 번째 담화에서, 블로크가 자기 아버지와 싸우고 급기야는 자기 어머니까지 두들겨 패게 될 거라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떠벌리는 샤를뤼스의 공상. 세 번째 담화에서 화자는 샤를뤼스의 광기를 공유하며 모자를 짓밟고 조각조각 찟어 버리는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다.

샤를뤼스의 로고스 아래에는 그의 담화들을 작동시키는 비자발적 기호의 역할이 있다. 이 기호들은 언어를 거부하며, 문장들로 정렬되지 않으며, 로고스를 쫒아내 우리를 다른 영역으로 인도한다. 폭력과 광기의 기호들은 <논리와 고상한 언어>로 꾸민 자발적인 기호들에 맞선다. 또 그 기호들의 배후에서 하나의 파토스를 구성한다.

서서히 샤를뤼스의 동성애가 밝혀지는데, 그런데 동성애라는 비밀이 밝혀진 것인가? 오히려 밝혀진 것은 광기이다. 동성애는 그보다 더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광기의 한 특정한 사례인 것이다. 드러난 것은 식물들, 꽃들의 광기이다. 이 칸막이 쳐진 광기 어린 꽃들의 테마가 쥐피앙과의 만남에 리듬을 불어넣어 준다.

로고스는 하나의 거대 동물이다. 거대 동물의 부분들은 어떤 원리나 지배적인 이념 아래에서 하나의 전체로 통합된다. 파토스는 칸막이 친 듯 격리된 부분들로 이루어진 식물이다. 이 부분들은 따로 떨어져, 간접적으로만 소통한다. 이것이 막힌 통들과 칸막이친 격리된 부분들로 이루어진 정신 분열적 우주, 즉 성(性)의 세계이다.

찾기의 구성.

하나의 총체를 이루고 있는 최초의 성운으로부터 출발한다. 그 다음에 하나 혹은 여러 계열들이 분리되어 나온다. 마지막으로 계열들은 새로운 성운으로 흘러들어간다. 새로운 성운은 선회하는 막힌 통들로 이루어져 있고 횡단적 탈주선들을 따라 움직이는 서로 부조화하는 조각들로 만들어져 있다.

샤를뤼스의 경우를 보자. 두 눈과 목소리가 최초의 성운이다. 그 다음에 담화의 계열들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기호들과 통들로 된 불안스러운 궁극적 세계가 나타난다. 이 봉인된 세계로부터 흘러 나온 기호들이 샤를뤼스를 구성한다. 이 기호들은 늙어 가는 한 행성(샤를뤼스)의 탈주선과 그 위성들(샤를뤼스의 뒤를 따르는 불량배나 비렁뱅이들)의 탈주선을 따라 살짝 열리거나 해석된다.

이성간의 사랑은 출발점인 총체를 구성한다. 그 다음에 알베르틴과 샤를뤼스의 두 동성애 계열이 분리되어 나온다. 마지막으로 이 동성애의 계열들은 성의 횡단이라는 우주에 이른다. 이 우주에서 봉인되어 있는 성들이, 타인의 성들과 소통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횡단적 통로들을 따라 각기 다시 편성된다.

일종의 표면적인 정상 상태가 첫 번째 층위, 최초의 총체를 특징짓는다. 그 다음에 최초의 층위에서 분리되어 나오는 두 번째 층위인 계열들은 고통, 불안, 죄의식으로 특징지워진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층위는 광기에 사면 기능을 부여함으로서 분해를 통해 식물적 순수성을 복원시킨다. 세 번째 층위에서 봉인된 통들로부터 내용물이 터져 나오거나(샤를뤼스) 혹은 통들이 닫혀 버리는(알베르틴) 세계, 범죄(모렐 살해 욕망)와 감금(갇힌 여인)이 진행된다. 그 결과 모든 다른 힘들을 전복시켜 버리는 새로운 최후의 힘이 펼쳐지게 된다. 이것은 미친 힘이고 <찾기> 자체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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