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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_ 예술 이론의 이데올로기 / 1강. 맑스엥겔스: 팩트인가 리얼인가, 이 모든 것의 출발점에...

 

평소에 문화비평에 대한 관심은 있었으나 배울 기회가 없다가 수유너머104에 올라온 강좌를 보고 신청하게 되었다.  그리고 예전에 최진석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감명을 받은터라 과감히 신청했다.  

 

그럼 예술은 왜 그토록 리얼을 욕망하는가? 아니 예술의 주체인 인간은 왜 리얼을 갈망하는가?

사실 리얼, 사실, 진리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철학의 논쟁적 주제이기도 하다. 리얼은 고대 자연철학 이후 플라톤으로 이어지는 고대철학의 전통에서 본질을 추구하는 사유의 핵심이기도 하다. 물, 불, 공기, 원자 등의 가시적 존재를 리얼이라고 사유했던 고대 자연철학 전통과 플라톤은 이데아라고 하는 불변의 비가시적 존재를 리얼이라고 생각하였고, 근대 이후에는 비가시적 합리적 이성을 리얼이라고 하는 전통과 가시적 경험을 리얼이라고 하는 경험주의적 전통까지 결국 인간 사유의 역사는 궁극적 리얼이 무엇인지를 찾는 고통스런 작업이었던 것 같다.

 

그럼 예술이란 무엇인가?

러시아의 구조주의 철학자 야콥슨은 예술은 예술가라는 전문가로부터 공인된 작인(agent)으로부터 만들어져 화폐와 교환되는 물건을 말한다.

예술을 예술이라고 명명하는 것이 예술 자체인가 아니면 어떤 권력 담론인가?

야콥슨에 따르면 후자이다. 그리고 시장에서 교환되는 조건까지 필요하다.

그런점에서 근대 이후의 예술은 철저히 체제 지향적이며 자본지향적이다. 물론 중세이전의 예술가가 왕이나 귀족을 위해 복무하며 자기의 상상력이 아닌 왕과 귀족이라는 지배권력의 상상을 수동적으로 표현해야만 했던 비주체적 예술가에서 근대 이후 자신의 상상력을 표현하며 주체적 예술가로서의 지위는 확보했지만…

 

그런데 예술을 논할 때 fact와 the real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예술이란 fact가 아니라 the real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예술은 현실세계를 그리지만 현실을 넘어서야 한다, 만약 현실세계 자체만을 묘사한다면 예술로서의 의미를 상실한다. 예술은 결국 현실적 삶에 작가의 상상력을 불어넣어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다시 말하면 현실적 삶(fact)에 어떤 의미를 더해 현실을 넘어서는 사건 (the real)이 되어야만 비로소 예술이라 말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철학과 동일하게 현실을 넘어서는 진리적 사건이나 진실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예술은 진리 추구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왜 맑스와 엥겔스인가?

한번도 예술에 대한 집필을 하지 않았던 유물론자 맑스를 예술론에 소환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맑스는 인간의 역사를 물질적 토대인 하부구조가 이데올로기등의 상부구조를 규정한다고 했다. 모든 인간의 의식은 물질적 조건에 의해 작동한다는 것인데, 맑스는 눈에 보이는 물질적 조건(fact)에 대한 정직한 표현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현실을 움직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the real(실재)을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헤겔이 역사를 비가시적인(상부구조) 절대정신이 가시적인(하부구조)현실을 변증적으로 변화시켜나간고 보았다면, 맑스는 헤겔과는 반대로 가시적인 fact를 통해 비가시적인 the real로 추구했다는 점에서 예술의 접근방식과 같다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예술을 논할 때 노동과 놀이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맑스는 19세기 유토피아의 전망으로 노동과 놀이의 일치되는 세상을 꿈꾸었다. 예술의 기원은 노동이다. 노동은 그 자체로 예술이었고 삶이었다. 또한 노동은 놀이였다.  

근대 산업자본주의는 노동과 놀이를 분리시켰고, 노동은 고통이었으며 놀이는 노동과 분리되어 삶의 잉여 쾌락으로 고립되어갔다.

엥겔스는 예술과 삶, 놀이와 노동의 통일성은 근대 예술이 가져야 할 이념적 내용으로 가정했다.

 

결론적으로 우리의 과제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규정하고 삶은 사회와 노동, 놀이 및 예술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있다.

여기서 소련의 유물론 철학자 체르니셰프스키에 따르면 예술은 현실을 정확히 묘사해야 하는 동시에 노동을 통해 생산되는 삶 곧 현실을 재생산할 때 비로소 완전한 미적 가치를 쟁취한다라고 한다. 예술에서 느끼는 쾌락이란 우리를 즐겁게 만드는 삶의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이것이 예술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보여주는 말인 것 같다.

 

선생님은 첫날이어서인지 역사 전반의 세세한 내용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이해하기 편했다. 그리고 수유너머 건물투어와 이진경선생과의 짧았지만 좋은 만남까지...

첫날부터 너무 많은 것을 얻어가는게 아닌지 ㅎㅎ

다음번 강의가 더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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