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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의 존재론]을 실은 6411번 버스

느티나무 2018.07.27 16:52 조회 수 : 201

어제 이진경 선생님의 '문학과 예술의 존재론' 4강 중에 

노회찬 의원님의 빈소에 가느라고 밤 10시 45분에 강의를 마쳐주시기를 요청한 사람입니다. 

흔쾌히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의 인사로 후기를 씁니다^^

이진경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강의 텍스트를 읽으면서 

눈에 보이는 것마다 존재론을 대입해 보려니 머리가 늘 분주해졌습니다.

오늘 서울신문에 보니, 어제(26일) 노회찬님이 말씀하신 6411번 새벽 4시와 4시 5분 버스를 기자가 타보았더군요.

새벽 버스는 얼마 달리지 않아 '존재하되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투명인간들'로 가득 찼다고 합니다. 

4강에서 다루는 탁월한 소설 <보이지 않는 인간>에서

화자는 자신이 보이지 않는 인간이 된 이유는 '사람들이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노회찬님의 2002년 연설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를 보면서 지금은 6411번 버스가 사라졌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연설 속에만 남은 버스 번호가 됐을 거라 넘겨 짚었지요.  

지금도 여전히 6411번 버스들과 투명인간들은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딸과 함께 찾아간 노회찬님 빈소에서 시민들이 붙인 수많은 포스트잇 글을 읽으며,

노회찬님이란 존재자는 사라져도 사라지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국회를 나서는 노회찬님을 배웅한 청소 노동자들.  

노회찬님에게 매년 여성의 날 장미꽃 한 송이를 선물받은 그 분들이 누구보다 슬퍼했습니다.

어느 정치인이 관용차를 타지 않고 6411번 새벽 첫 차에 함께 탈 수 있을까요?

제가 매일 오는 모 시청 현관을 가로막고 서 있는 검은 관용차 제네시스. 

뭐가 바쁘다고 현관 앞에 세워두는 것인지,   

오랫동안 학생운동과 철거민 현장 투쟁을 했다던 386세대인 사람이 시장이 되면 

바뀔 줄 알았는데, 변혁을 위해 뛰던 존재자는 과거에 존재했을 뿐임을 알았습니다.  

권좌에 오른 후 여전히 투명인간들을 볼 수 있는 정치인은 드뭅니다. 

그 드문 노회찬님을 잃은 슬픔이 오래 갈 거 같습니다.

강의 후기를 쓰려고 왔다가 샛길로 빠졌습니다. 

끊임없이 질문을 하게 하는 강의, 이진경 선생님의 <문학과 예술의 존재론>~

안 들어보신 분들을 위해 다음에도 꼭 개설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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