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롭기로 친다면 실망의 화살만큼 날카로운 것은 없습니다. 저는 실망했습니다. 실망의 화살이 심장을 꿰뚫었고 그리하여 저는 피를 토했습니다.” 1928년, 루쉰이 받은 이 편지 한통! 루쉰의 책에 감명받아 혁명에 대열에 들어섰으나 여전히 자신이 구제될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괴로워하는 청년에게 루쉰은 어떻게 응답했는 가로부터 루쉰 3강이 시작되었다.
당시 혁명의 도시 광저우에서 루쉰이 목도한 것은 반혁명의 만연이었고 이러한 반복되는 폭력앞에 무력감에 빠져있을 때 루쉰은 이런 편지를 받게 된 것이다. 깨어나고자 했던 이들에 대한 촉발이 그들을 자유롭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폭력의 희생양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비참한 생각에 루쉰은 번민한다. 동시에 루쉰 자신도 돤차루이 정부로부터 체포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
혁명가에게 글이 얼마나 쓸모없는 일인지 자각하면서도 루쉰은 역설적으로 이 무력함의 자각을 통해 아주 소소한 것들에 대한 글을 계속 썼다. 자기가 서있는 토대의 혼돈을 인정하고 오히려 그것을 글과 토대의 행위로 삼았다.
“바로 그럴 때 당신은 어땠냐고 진호샘은 나에게 물었다. 나도 작업을 한다고는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작업을 한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그리고 ‘무력감’이 사람을 얼마나 작업하기 어렵게 만드는 지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루쉰이 그렇게 위대한 건지도 모르겠다. 잘 먹고 잘쉬는 일상을 따르며, 혁명하지 않는 중에도 ‘혁명’을 내포한 작업을 하는 것!
이번 강의에서 배운 루쉰의 이 시!! 너무나 루쉰다워서 알흠답다.
“ 이 반 년 동안에 나는 또 많은 피와 눈물을 보았지만 내게는 잡감(雜感)만 있었을 따름而己이다.
눈물이 마르고 피는 없어졌다.
도살자들은 유유자적 또 유유자적하면서 쇠칼을 사용하기도, 무딘 칼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내게는 잡감만 있었을 따름이다.
‘잡감’마저도 마땅히 가야할 곳으로 던져 넣어 버릴 때면
그리하여 ‘따름而己’만이 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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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할 때, 무력감이 찾아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샘.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몸을 가진 사람 누구나에게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감각일 듯 합니다. 샘의 말씀처럼 이 무력감을 아는 것밖에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 무력감 그 자체 때문에 스스로를 자책하는 것을 루쉰은 멈춘 춘 듯 합니다. 그리고 잘 먹고 잘 쉬는 '소소하지만' 꼭 필요한 일들을 챙겼습니다. 그리고 조금 기운을 차리면, 자신의 '적'을 향해 '자질구레하지만 혁명적인', 비수와 같은 글을 날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