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강을 마치고 보니 벌써 8월이네요. ^^.
지난 시간에는 다큐의 표현 방식에서 드러나는, 만드는 이의 “윤리적 태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무 생각을 못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폭력이다”라는 말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이러한 제작의 “윤리성”은 영화뿐 아니라 책, 강연, 일상의 대화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리 결론짓고 들이미는 많은 것들이 가진 폭력성 말입니다.
지난 주에는 <Experimental Train>과 <워낭소리>, <노무현입니다>를 비교해가며 보았습니다.
제임스 베닝의 <Experimental Train>2013에는 대사도, 등장인물도 없죠. 광각으로 고정된 카메라가 세 시간 넘게 같은 장소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대각선 방향으로 구부러진 철길로 화물열차가 스무 번 지나갈 뿐...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관객의 몫입니다(그 몫이 너무 커서 부담...). 오랫동안 같은 곳을 응시하면 그 풍경 위로 여러 소리와 이미지가 겹쳐지고 잔상으로 남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마음속에 새로이 그려지는 그런 “잉여의 이미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이에 비해 < 워낭소리>는 만드는 이의 의도와 욕망이 자주 드러납니다. 여지를 남기지 않고 많은 정보를 제시하며 “과잉의 이미지”를 만들어내죠. 이와 함께 적지 않은 강요와 의도적, 전형적 배치들이 눈에 뜨입니다. 보는 이들에게 여백을 덜 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예전에는 건성으로 봤었는데 이번에 확실하게 다른 각도로 살펴본 것 같아요.
<노무현입니다>는 좀 더 세련되었습니다. 대중성을 겨냥한 잘 만들어진, 잘 편집된 영화라고 할 수 있겠죠. 과잉의 이미지가 정교하게 사용되었고 이러한 장점들이 ‘노무현 신화’와 합쳐져 힘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우리 강좌에서 “다루는 소재나 주제에 어울리지 않게 자본주의적 표현 방식을 사용”하였다는 비판을 받고 말았죠.
이번 주 4강에서는 <덩케르크>와 <위대한 침묵>을 보며 “시간의 사유를 넘어서는 물질의 사유” 안으로 침잠해 보겠습니다.
8월 2일(금) 오후 7시 수유너머104 2층 대강의실에서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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