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일정 :: 세미나 일정공지 게시판입니다. 결석/지각은 일정공지 아래 댓글로 알려주세요!


지지난 주 <액트오브킬링>에 이어 이번 주 함께 이야기 나눌 영화는 <침묵의 시선>입니다. 

3c7c55e28b728f591059b492fe46e90cffaf71ef.jpg

아래,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수유너머104 소네마리에서도 최근 '4.3의 얼굴'이란 전시가 있었는데요.

살아남은 자들, 유족들, 후손들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해야할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 DIRECTOR’S NOTE ] 

<액트 오브 킬링>은 공포와 거짓 위에 세워진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를 드러냈고, <침묵의 시선>은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그 속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침묵의 시선>에 두 명의 전 학살단 대장이 나를 북 수마트라의 스네이크 강둑으로 데리고 가는 장면이 있다. 그 강둑 빈터에서 그 둘은 자신들이 군인들을 도와 어떻게 만오백 명의 사람들을 죽였는지를 신이 나서 몸소 재연까지 하며 보여줬다. 그 장면 마지막에는 두 사람은 그곳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을 추억하며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 장면을 찍었던 당시는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끔찍했던 기억 중의 하나이고, 그것을 시작으로 나는 이 두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되었다. 

사실 나를 정말로 무섭게 만든 것은 학살 자체가 아니라 그 두 사람이 미리 만나서 말을 맞춘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그 두 사람은 자신들이 저지른 짓을 신나게 떠들며 자랑했고 거기에 대해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그때 나는 이러한 거리낌 없음이 사회 전체에 만연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두 작품을 1965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한 역사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학살이 가져온 결과를 보여주는 현재에 대한 다큐멘터리’라고 말한다. 그렇게 나온 첫 번째 작품이 <액트 오브 킬링>이 되었고 이 다큐멘터리는 거짓으로 포장된 사회 속에 사는 가해자들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침묵의 시선>은 50년 동안 공포와 침묵 속에 살 때 사회 전체와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말하는 다큐멘터리이다. 

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에 관한 영화는 대부분 그들을 영웅 같은 주인공으로 만드는 진부함을 보여준다. 관객들은 가해자가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 알고 있고, 현재의 우리는 그런 끔찍한 재앙과는 무관한 안전한 세계 속에 살고 있으며, 우리는 가해자들과는 다른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좋은 편’이다라는 안도감을 가지려고 생존자를 영웅으로 그리는 것은 우리 자신을 속이기 위해 생존자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생존자들의 뼈 아픈 과거를 모욕하는 짓인 동시에 재앙 속에서 살아남아 폭력 속에 갈가리 찢긴 삶을 유지하며 공포 속에서 침묵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흔한 진부함 속에서 똑바로 길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침묵 그 자체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침묵의 시선>은 공포 속의 침묵에 대한 한 편의 시이다. 그 시는 침묵을 깨야 하는 필요성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침묵이 깨졌을 때 드러나는 고통을 보여준다. 어쩌면 이 영화는 침묵에 대한 기념비일지 모른다. 그 기념비는 우리에게 아무리 우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를 원하고, 외면하고, 다른 일로 덮어버리고자 하더라도 파괴된 것은 원상 복귀될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우리는 나아가는 것을 멈춰야 한다. 멈춰서 파괴된 삶을 알아차리고, 그 파괴된 삶이 가져오는 침묵에 안간힘을 쓰며 귀 기울여야 한다. 
 

                                                                                       *               *                 *

 

4/27 토요일 오후엔 수유너머104 심포지움이 1층에서 있습니다.

시간되시는 분들은 심포지움 참석 후 7시부터 영감회 참여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이번에는 토요영감회를 2층 대강의실에서 진행합니다.

 

* 이번 주 간식은 홍바바님...저번 세미나 후기 감사합니다^^

 

* 격주로 진행하는 토요영감회는 누구나 지금이라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세미나 전체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http://www.nomadist.org/s104/SeminarAD/108966  참고하시고요,

   그외 문의 사항은 아래에 댓글로 문의해주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96 [글쓰기 세미나] 2/9 후기 및 2/16 공지 생강 2023.02.16 68
3895 [이것은 현대미술이 아니다] 2. 11.(토) 16:00 (온라인 zoom, 오프라인 병행) 누혜 2023.02.10 64
3894 [글쓰기 세미나] 2/2일 후기 및 2/9 공지 생강 2023.02.08 272
3893 [안티오이디푸스] 0208 세미나 공지 cla22ic 2023.02.08 38
3892 [페미니즘 글쓰기]2-13일 공지 하얀 2023.02.07 310
3891 [글쓰기 세미나] 1/26 후기 및 2/2 공지 생강 2023.02.02 300
3890 [안티오이디푸스] 0201 공지 cla22ic 2023.02.01 39
3889 [이것은 현대미술이 아니다] 1. 28.(토) 16:00 (온라인 zoom, 오프라인 병행) 누혜 2023.01.27 63
3888 [글쓰기세미나] 1/19 후기 및 1/26 공지 생강 2023.01.26 160
3887 [안티오이디푸스] 0125 공지 cla22ic 2023.01.25 46
3886 [들뢰즈] 세미나 공지 탄환 2023.01.18 139
3885 [안티오이디푸스] 0118 공지 [2] cla22ic 2023.01.17 88
3884 [주역셈나 후기 및 공지]리괘 상전, 담주는 월요일9시반입니다. compost 2023.01.15 48
3883 [주역 셈나 후기와 공지]일요일 9시30분, 리괘 읽고 있습니다. compost 2023.01.12 45
3882 [주역일정변경 및 후기] 시간이 바뀌었습니다. 매주 일요일 오전 9시반 compost 2023.01.03 83
3881 [차이와 반복(월)] 1.2 공지 창근 2023.01.02 81
3880 [이것은 현대미술이 아니다] 12.31.(토) 16:00 (온라인 zoom, 오프라인 병행) 누혜 2022.12.29 69
3879 [차이와 반복](월) 12.26 공지 창근 2022.12.26 71
3878 [차이와 반복(월)] 12.19 휴셈공지 창근 2022.12.19 52
3877 [이것은 현대미술이 아니다] 12. 17(토) 답사 누혜 2022.12.17 14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