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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글쓰기], 2019년 7월 2일 첫 후기

이야기상자 2019.07.08 10:11 조회 수 : 185

7월 첫 화요일을 아침부터 정신없이 시작한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운전해서 수유너머까지 잘 도착했다.

길치에 공간감각 부족한 내게 운전은 영원히 초보일 듯 싶다.

그림이 있는 글쓰기는 무척 기대가 되는, 그리고 함께 하고 싶었던 세미나였다.

튜터님이 진행한 '기형도 시 세미나'를 통해 시를 읽고 작가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기에 그 다음 세미나가 있었으면 했는데 그 바람이 이뤄져서 다행이다.

1층 세미나룸이 꽉 찼다. 인원도, 열기도, 장난스러움도, 웃음도

이런 공간안에서 함께 나눌 언어들, 문장들이 기대되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리라.

'현대사회에서 문맹은 글을 못 읽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못 읽는 것이다' 라는 발터 벤야민의 말로 튜터님은 처음을 시작했다.

인간의 내면을, 진실을 표현하는 소통의 도구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 우리가 함께 하게 될 '그림, 이미지'는 다다이즘의 '다다'가 프랑스어로 목마를 뜻하는 것처럼 장난스러운 움직임이 될 것이다.

첫 시간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보며

1.  '이름 부정하기, 이름 새로 짓기'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라'라는 제목이 붙은 파이프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가장 많은 웃음과 공감을 가져온 건  파이프로 담배를 피우면 글(언어)의 씨앗이 나온다는 생각이었다.

머릿 속으로 장면이 그대로 그려진다.

첫 그림을 시작으로 순례, 붉은 모델, 보이고 싶은 곳의 저장고 등의 그림을 보고 우리는 다양한 해석을 하고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다.

2. 권리 부여하기

이상해질 권리, 사고뭉치가 될 권리, 나쁜 사람이 될 권리 등

조각난 문장과 글자를 조합해서 새로운 문장 만들기를 했다. 낯설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문장과 단어의 조합.

얼마나 멋진 문장이 되었는지, 내가 건진 문장은 '꽃 한 이파리씩 누워있는 바다를 담고 있네.' 였다.

머리가 복잡하고, 글이 써지지 않을 때 우리는 이것을 해결할 창의적이고 즐거운 해결책을 발견한 셈이다.

3. 언어의 창조자

바퀴벌레가 휴대폰이 되고, 손이 무지개가 되고 스위치가 모자가 되는 등

언어에도 권리를 부여해서 내 맘대로 사용했다.

인생은 단어를 바꾸는 일, 단어는 삶의 조각들, 그것을 조율하는 자 바로 당신.

4. 그림으로 떠오르는 생각 잡기

여러 이미지 중 나를 아프게 하는 그림 하나를 골라 글을 썼다.

정해진 시간안에 손 가는 대로, 마음가는대로,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시간

5. 행복한 설렘

첫 세미나를 마치며 무척 즐겁고 행복했다. 3시간이 너무 금방 지나가버려 아쉬울 정도로.

르네 마그리트가 이미지와 대상 그리고 언어의 관계에 질문을 던지는 자라면 우리는 기꺼이 그 질문에  답하고 새로운 질문을 던질 준비가 되었다.

행복한 나들이로 설레게 될 앞으로의 남은 시간도 무척 기대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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