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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4 첫 번째 니체 세미나 후기

배지원

 

책 : 들뢰즈의 니체

범위 : 니체의 삶

 

 

짧은 글

 

도취는 몰락이다. 몰락하는 자는 내려선다. 내려온 자는 짐을 버리고 다시 새롭게 이동한다.

오디세우스는 지혜를, 아킬레우스는 용맹함을, 오이디푸스는 위대함을 품었고 각자의 경직성에 몰락했다.

 

 

“그래야만 한다”(=당나귀의 그렇다)는 생각으로 니체를 읽으면 위험하다.

--

본문

 

 

오랜만에 니체에 대한 사유를 하고 뇌를 독촉하며 사람들의 ‘니체’를 들었다. 20살에 처음 만났던 니체는 일 년 동안 나를 각성시키고 다음 일 년 동안 나를 몰아붙이고 마지막 일 년은 절망시켰다. 세계가 갑자기 넓어졌던 20대 초반에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니체로 선택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었고 그만큼 힘든 일이었던 것 같다. 나만의 관점이라는 말에 스스로 새로운 짐을 진적도 많았고 갑작스럽게 고양된 정신을 감당하기도 힘들었다.

 

이후 평범하게 남들처럼, 주위 친구들처럼 애써 생각하고 말하려고 노력하면서 어떤 높음에서 빠져나왔고 일정 부분 평온함을 되찾았다. 나는 10대 때부터 관념의 세계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세인 같은 ‘평범함’이 오히려 약이 되었던 것 같다. 더불어 니체적으로 말해봤을 때, 위대함과 평범함은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서로가 서로를 품고 있다. 즉 평범하면서도 위대할 수 있고 위대하면서도 평범할 수 있다. 이제는 조금 느낀다.

 

다른 철학과 학문에 잠시 눈길을 돌리며 그간 다른 의미의 치열함과 평온함을 겪었지만 다시 한 번 내 사유의 뿌리인 니체로 돌아왔다. 과거의 나는 그를 스승으로서 생각하고 그 사상에 경도되어있었지만 지금은 친구처럼, 옆집 아저씨처럼, 위대한 철학자처럼, 가엾은 인간으로, 존경하고 싶은 선배로 생각한다.

 

모든 것을 새롭고 낯설게 시작하려는 이 시기에 니체 세미나를 만나게 되고 니체와 대화하게 된 것은 정해진 운명 같기도 하다. 하지 말라는 것을 골고루 해온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또다시 살아갈 날을 생각해보며 후기를 마친다.

 

 

* 나누고 싶은 질문

 

 

1. 니체의 능력, 힘은 일상에서 어떻게 발휘되는가?

2. 세상이 강요하는 세계화와 표준화, 기계화의 물결에서 작은 개인의 관점주의는 어디까지 통할 수 있을까?

3. 지금 시대의 정치적 올바름(=PC)에 대해 니체는 뭐라고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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