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cture_웹진강의 :: 웹진으로 하는 강의, 인터넷강의입니다!


번역 :: 급진적 뚱보들: 뚱뚱한 사람도 중요하다![part 1]

수유너머웹진 2014.12.12 23:49 조회 수 : 53

급진적 뚱보들: 뚱뚱한 사람도 중요하다!

Radical Fatties: Fat People Matter!

 by Tina Phillips

 

 수유너머N 번역세미나팀

(정리 : 아샤/수유너머N 회원)

 

아래의 글은 The Socialist 미국 웹사이트에 실린 Tina Phillips의 Radical Fatties: Fat People Matter 전반부를 번역한 글입니다. 나머지 부분은 추후 계속해서 올릴 계획입니다. 이 글의 원문은 http://www.thesocialist.us/radical-fatties-fat-people-matter/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진출처: http://www.thesocialist.us/radical-fatties-fat-people-matter/)

 

 

비만률이 급등해 왔다는 생각은 근거 없는 믿음이다. 평균 체중은 30년 전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15파운드(약 5.6kg)가 늘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공중 보건 당국이나 미셸 오바마가 이야기하는 이 “비만 유행병”은 뚱뚱한 사람들에 대한 전쟁이 진행 중이라는 말과 다름 아니다.

   

나 역시 뚱뚱한 사람 중 한 사람으로(그렇다, 뚱뚱함을 긍정하는 공동체에서는 우리 자신을 묘사하는데 ‘뚱뚱한’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그 단어나 뚱뚱하다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뚱뚱함에 대한 전쟁이 사람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묵과하기란 힘들다. 그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뚱뚱한 사람들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 이 메시지는 5살 밖에 안 되는 아동들에게까지 전해져 스스로 다이어트를 하도록 만드는데 이는 가끔 섭식 장애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자존감을 훼손하고 수치심을 일으키며 사람들로 하여금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을 갖도록 만든다. 또한 이는 피트니스, 패션, 건강 잡지, 미용 상품, 성형 수술, 제약 산업에 연간 600억 달러의 이윤을 가져다주는 해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산업의 목적은 사람들을 서양의 기준에 따라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거나 “좀 더 건강해지도록”(실제로는 더 마르도록) “돕는 것”이다.

   

이렇듯 거대한 이윤-동기는 끊임없는 선전활동을 장려하면서 사람들에게 몸무게를 빼야한다고 설득한다. 사회주의자이자 뚱뚱한 사람으로서 나는 뚱뚱함에 대한 자본주의적 선전활동의 성공여부는 그것이 얼마나 잘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도록 만드는지, 그리고 얼마나 잘 대중들에게 내면화되어 그 메시지를 촉진시키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뚱뚱함에 낙인을 찍음으로써 뚱뚱한 사람들은 쉽게 차별이나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뚱뚱하게 되는 것을 피하도록 사회화되었다. 뚱뚱하다는 것은 지구상에서 될 수 있는 최악의 상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는 뚱뚱한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을 용인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데 이 때 가해자는 다른 아이일 수도 있고, 성인, 의사 혹은 아이의 부모일 수도 있다. 또한 이는 매력 없음, 게으름, 멍청함과 같이 뚱뚱함과 연관된 말도 안 되는 고정관념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여지도록 한다. 그리고 이는 뚱뚱한 사람들에게 비난이 돌아가도록 만든다.

   

차별과 괴롭힘은 뚱뚱한 사람들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준다. 그 결과는 고용 차별, 임금 손실 적절한 의료 서비스의 부족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뚱뚱함에 대한 차별은 우울증이나 불안과 같은 정신 건강의 측면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계속되는 다이어트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러한 다이어트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뚱뚱한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된다.

   

뚱뚱함을 수치스러운 것으로 인정하면 사람들은 뚱뚱함이 단순한 흑백논리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이 문제는 사실 꽤 복잡한 것이고 과학자들도 아직까지 이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뚱뚱함은 대부분 유전적이다. 그것은 또한 어느 정도 환경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뚱뚱함의 원인이 되는 환경적 요소에는 화학 물질, 독소, 스트레스, 빈곤, 배고픔, 그리고 건강한 음식에 대한 접근권의 부족 등이 있다. 사실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유전적 조작 식품과 가공 식품으로 식사를 하는데 식료품 가게에서 파는 것이 그런 것들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불함으로써 유전적 조작 식품과 가공 식품의 가격이 점점 더 저렴하게 될 수 있도록 해왔다.

 

 

게다가 우리는 아직까지 유전자 조작 식품이나 다른 화학적 가공 과정이 우리의 건강과 신체, 그리고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알지 못한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가공 식품은 지방, 설탕, 소금의 함유가 높고 화학 물질과 인공 재료들로 만들어졌으며 그것이 체중 증가의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우리가 먹는 고기의 대부분은 공장형 농장으로부터 오는 것인데 그 곳에서는 동물들에게 화학물질과 항생제를 주입시킨다. 우리가 먹는 생선은 거대 기업들에 의해 파괴되고 오염된 화학 물질 가득한 물에서 잡은 것들이다. 종종 이 화학 물질들이 호르몬 방해물질인 경우가 있는데 과학자들은 그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 식품 체계는 사회적인 해결책이 수반되어야 하는 사회적 문제인 것이다.

   

또한 사람들에게 뚱뚱함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들을 주입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처해있는 경제적 현실을 무시하도록 만든다. 만약 당신이 가난하다면 당신은 식품 사막, 즉 신선한 농산물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 지역에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농산물 직거래 시장 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저소득 지역에는 식료품 가게보다는 주류 상점이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런 종류의 식량 부족은 굶주림 상태를 만들고 이는 건강과 체중의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저임금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공장이나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보다 발전소, 정제소, 매연, 인구 과잉에서 오는 공기 중 화학 물질을 더 많이 들이마시는데 이 화학물질들이 인간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다.

   

빈곤과 그것이 건강에 미치는 연관성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치가 아닌 공동체에 기반을 둔 사회 변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뚱뚱함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사실은 뚱뚱한 사람들을 비난하고 부끄럽게 여기는 것은 무익한 일일뿐만 아니라 비생산적인 일이라는 점이다. 수치심은 동기요인이 될 수 없다. 수치심은 사람들을 어둠 속으로 몰아간다. 뚱뚱한 사람들 중 일부는 평가당하거나 조롱당하거나 거부당하는 것이 두려워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도 한다.

   

뚱뚱함에 대한 낙인 때문에 뚱뚱한 사람들은 의료적 도움을 받거나 자기 자신을 잘 돌볼 가능성이 훨씬 적다. 지금껏 의사들은 내 몸무게에 대해 잔소리를 해왔는데 그들이 잔소리를 하는 방식이라는 것은 대부분 다시는 그 의사를 보고 싶지 않도록 만드는 방식이었다. 수많은 의사들이 나에게 위절제술을 권하였다. 이 시술은 극도로 위험할 뿐만 아니라 종종 굶주림이나 영양실조를 야기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뚱뚱함에 대한 과장된 선전은 커다란 이윤을 남기는 이러한 수술이나 그에 따른 건강상의 위험이 충분한 가치 있는 것이라고 우리에게 가르친다.

   

나는 병원에 내 팔에 맞는 혈압계 밴드가 없다거나 나를 치료하다 내가 죽으면 자신들을 고소할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나는 고혈압인데 치료를 위해 약을 먹고 있다) 의료 서비스를 거부당한 적도 있다. 큰 체구를 가진 사람들에게 맞는 합당한 시설, 예를 들어 내 팔에 맞는 혈압계 밴드라든지 팔걸이가 없는 의자 같은 것들을 갖추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뚱뚱한 사람들이 골칫거리 혹은 짐 같은 존재들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뚱뚱한 사람들이 의료 전문가들을 피하는 것은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의료 전문가들이 뚱뚱한 사람들을 부적절하게 치료하고 차별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일이다. 뚱뚱한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바로 그 사람들이 오히려 뚱뚱한 사람들에게 체계적으로 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뚱뚱함에 대한 선전은 뚱뚱함이 선택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몸무게를 통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많은 연구들이 살이 빠졌던 사람들의 95%가 다시 체중 증가를 경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수치심, 굴욕감과 결합된 이 과대 선전은 뚱뚱한 사람들-그리고 뚱뚱해지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로 하여금 요요 다이어트를 하도록 계속해서 설득한다. 물론 이러한 다이어트가 건강에 좋지 않음은 당연하다.

   

뚱뚱함의 원인은 다양한 요인들의 상호작용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요인들이 미치는 영향도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르다. 상관관계가 항상 인과관계인 것은 아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리는 더 뚱뚱해진 반면 더 오래 산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체중을 유지하도록 진화했다. 그리고 그것은 옳은 방식이었다. 우리의 영양 상태는 비록 최고는 아니라 할지라도 역사를 통틀어 여전히 제일 나은 상태이고 그로 인해 우리는 더 오래 살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목표는 좀 더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어야 하지만 이 사회는 그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뚱뚱함에 적대적인 광고와 그 뒤에 숨어있는 자본주의적 기계들은 당신이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뚱뚱한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무시무시한 전략과 비난, 그리고 낙인 사이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치심과 굴욕감은 사회적 상황이나 학교, 직장, 데이트 상황, 심지어 가족 안에서도 살을 빼라는 끊임없는 잔소리의 형태로 계속해서 반복된다. 이러한 대우를 받으면서 일부 뚱뚱한 사람들은 우울함과 위축감을 느끼며 상처 받는 것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고립시키기도 한다. 그러한 상황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파괴적일 수 있다.

   

(계속)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8 [동영상] 욕망하는 기계들의 철학과 정치학 (5강) / 최진석​ file oracle 2020.04.29 103
167 [동영상]  스피노자 강의 / 손기태 file oracle 2020.04.28 132
166 [동영상]  벙커1특강 :: 언더그라운드 니체 / 고병권 file oracle 2020.04.28 83
165 [동영상] 어떤 철학자들의 가난에 대하여 / 고병권 file oracle 2020.04.27 108
164 [동영상] 지젝과 공산주의 정치학의 (불)가능성 / 최진석 file oracle 2020.04.27 106
163 [동영상] 수학의 몽상 / 이진경 file oracle 2020.04.26 159
162 [동영상] 자유 Freedom / 이진경 file oracle 2020.04.26 68
161 [동영상] 직장 바깥의 삶에 대한 상상 / 이진경 file oracle 2020.04.25 60
160 [동영상] 러시아 구축주의 건축과 감각의 혁명 / 이진경 file oracle 2020.04.25 83
159 [동영상] 뻔뻔한 시대, 한 줌의 정치 / 이진경 file oracle 2020.04.24 39
158 [동영상] 다른 청춘을 꿈꾸다 / 이진경 file oracle 2020.04.24 52
157 [동영상] 들뢰즈 『천개의 고원』 주요개념 / 손기태 외 file oracle 2020.04.23 384
156 [동영상] 개념으로 만나는 들뢰즈 / 이진경 외 file oracle 2020.04.23 154
155 [동영상]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 / 권용선 file oracle 2020.04.22 209
154 [동영상] 루쉰을 읽는다 / 권용선 file oracle 2020.04.22 76
153 [동영상] 생명의 권리와 자본의 권리 / 이진경 file oracle 2020.04.21 66
152 [동영상] 생명의 정치경제학 비판 / 이진경 file oracle 2020.04.20 74
151 [동영상] 니체, 사유의 즐거운 전복 / 고병권 file oracle 2020.04.19 161
150 번역 :: [가게모토 츠요시] 본원적 축적에 맞서는 코몬즈하기와 봉기하기 [1] 수유너머웹진 2019.07.30 187
149 번역 :: [가게모토 츠요시] 이주노동자와 용병들 - ‘매수된 룸펜’ 취급을 받던 민족들의 1848 혁명 수유너머웹진 2019.04.22 8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