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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여행 후기

수유너머웹진 2019.03.22 14:56 조회 수 : 222

*수유너머 여행후기


미얀마 여행 후기





글:이준형(수유너머104 회원)

사진:김충한(수유너머104 회원)





이주민방송(MWTV)에서 활동하면서 수유너머와 인연을 맺은 미얀마인 아웅틴툰의 초대로 수유너머 회원 8명은 2019년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미얀마 중서부 지방을 여행했다. 


미얀마 연방공화국은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반도의 서북쪽에 위치한 국가로 면적 676,578㎢, 인구 5천 5백만명 정도(통계가 부정확함)이고, 수도는 네피도(왕이 사는 곳이라는 의미), 종교는 불교 89%, 기독교 6.2%, 이슬람교 4.3%이며, 버마족 68%, 샨족 9%, 카렌족 7%, 라카인족 4%, 몬족 2%, 기타 10%(기타 소수민족으로 130여개의 종족이 있으나 정확한 자료는 없음)정도인 다민족 국가다. 원래 국호는 버마(Burma)였으나, 1989년 국호를 미얀마(Myanmar)로 변경했고, 소수민족 통합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샨족 등은 여전히 민족 독립국가를 요구하면서 무기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우리는 건기인 2월 25일 새벽 설레는 마음으로 만달레이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아웅틴툰과 운전기사를 만났고, 비용절약을 위해 바로 소형버스를 타고 수천 개의 사원과 탑이 있는 old 바간(Bagan)으로 가서 몇 개의 불교 사원을 본 후 어느 멋진 탑에 올라가 붉은 일출을 기다렸다. 그런데 사원들 너머 먼 곳에서 열기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일출과 함께 열기구들이 바람을 타고 우리가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아웅틴툰이 보낸 사진을 볼 때는 그림인지 의심했던 장면이었는데, 직접 눈으로 보니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런 탑들이 바간에만 2000개가 넘게 있다고 한다



바간지역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일출을 보기 위해 올라갈 수 있도록 허가된 탑에 올라왔다.


해가 떴다!



첫날 바간에서 십여개의 사원과 탑을 보면서 감탄했는데, 그 중 아난다 사원의 불상 4개 중 남쪽 불상은 가까이서 보면 엄하고 무서운 얼굴이지만 멀리서 보면 부드럽고 인자한 얼굴을 갖고 있었다. 불상 가까이 앉아 기도하는 높은 계급에게는 무서운 얼굴로, 멀리서 기도하는 낮은 계급에게는 인자한 얼굴로 보이도록 만든 것이다.


신기하게도 멀리서 보면 인자한 모습, 가까이 가면 무서운 모습으로 바뀐다.



 아난다 사원의 외양.


탓빈뉴(Thatbyinnyu Pagoda)사원 앞에서.모든 사원들마다 물건을 사고 파는 조그만 시장들이 형성되어 있었다



모든 사원에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처음엔 발이 아프지만 곧 적응된다^^




꽃과 붉은 벽돌이 어울렸던, 이름을 까먹은 사원1. 아직 준공중이었다.



화사한 꽃과 족히 몇 십년 됐을 법한 나무들이 사방에 펼쳐져 있었다



사원안의 정원


종 치는 법을 설명해주고 계신 아웅틴툰씨. 3번 치는 거예요~




사원에서 밖을 바라본 모습



사원 내부에는 곳곳에 정교한 나무 장식이 있다



권력자에게 미움을 받아 고립된 귀족이 "갑갑한 마음"을 불상으로 표현한 사원. 일부러 불상이 꽉 끼게 지었다능..


역시 붉은 벽돌이 잘 어울렸던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사원2


 



황금색의 아난다, 쉐지곤 사원의 신비와 규모에 놀랐고,

이것이 다 금이요!



 쉐산도(Shwesandaw Pagoda) 사원의 운치와 멋에 감탄했다.

쉐산도 사원은 사진이 없어 구글 이미지로 대신


쉐지곤(Shwezigon Paya) 사원에서 우리는 13세의 예쁜 소녀를 만났는데, 아웅틴툰에게 자신이 사원을 안내하고 우리 일행으로부터 돈을 받아 반씩 나누자고 제안한 후 사원의 역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당돌한 소녀의 제안이 재미있어 2달러를 건네고 설명을 들었고 어린 소녀의 진지한 표정과 열정에 감동해서 함께 사진도 찍었다. 그냥 헤어지는 것이 아쉬웠다.

5:5 어때요? 당돌한 거래를 제안을 했던 소녀. 이 친구의 설명 덕에 쉐지곤 사원과 관련한 재밌는 설화들을 들을 수 있었다



쉐지곤 사원에서. 금색인 것은 모두 진짜 금! 이게 다 금이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미얀마어는 이렇게 생겼어요. 예쁘죠?





바간은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부강했던 왕국이었고, 상좌부(上座部)불교가 융성해서 당대 최고의 불교 연구 도시였으나, 몽골의 공납 요구를 거부하다가 1287년 쿠빌라이 칸에게 정복당한 후 왕국이 멸망했고, 왕이 바간을 버리고 떠나자 승려들도 모두 떠나서 버려진 도시가 되었으나, 남겨진 불교 유적으로 인해 관광지로 개발 중인 곳이다.


우리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계속 바간의 사원과 탑을 구경하다가 근처 화려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미얀마 일정 중 가장 좋은 숙소인 Royal Bagan 호텔에 짐을 풀고 공항에서 산 맛있는 중국 술을 마셨다.

면세점에서 산 중국술과 함께한 저녁 식사.연구실에서도 중국술, 미얀마에서도 중국술. 중국술의 일관성!



26일 아침 우리는 호텔 앞에서 어린아이들이 승려가 되는 축제행렬을 만났는데, 미얀마 불교도는 평생 동안 여러 번 승려가 되어 수행을 해야 하고, 그 중 첫 번째 승려가 되는 아이들을 위해 화려한 축제를 연다고 한다. 아이들이 머리를 깎고 승려복을 입고 코끼리나 말의 등에 타고 승려가 되기 위한 축제 행렬에서 긴장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행렬들 중 일부는 춤을 추기도 했다.


코끼리를 탄 아이



축하 행렬1



축하 행렬2



축하행렬3




음향 장치. 전통 타악기와 SOUNDCRAFT 콘솔의 결합!



한국에서 시위할 때 이런 걸 도입하면 좋을 듯 ^^



승려가 되는 아이들에게 전달될 물품들. 승려가 되는 것은 이곳에서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함께하는 큰 행사라고 한다.




우리는 아침식사 후, 불편한 소형버스를 타고 아웅틴툰의 고향인 친주 민닷(Mindat)으로 가는 길에 현지인을 만나 야자수액을 발효한 스카이 비어도 마셨다.

이것이 스카이 비어. 야자수액에 뿌리를 넣어놓으면 자연 발효가 된다. 막걸리와 비슷한 색깔의 술. 요거트와 비슷한 맛. 맛있어서 계속 먹다보면 어느새 취한다



스카이비어를 가져오려면 꽤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한다



원샷!




상점에서 미얀마 옷도 산 후, Taung Pu Lu Monastery 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수도원에 도착했다. 



사원에서 내려다 본 모습. 고도가 1000미터 좀 넘었다



해가 넘어갑니다



다음 해에 봅시다



같이 공놀이도 하고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했던 우리의 운전기사님.



수도원은 색이 멋있어서 일몰을 볼 때까지 그 곳에서 시간을 보냈고, 일몰 후 아웅틴툰의 고향마을에 도착해 여행객을 위한 간이 숙소에 짐을 푼 후 마을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아웅 틴툰씨의 사촌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풍성한 환대를 받았다. 맛있었던 미얀마 맥주.


농담으로 우리는 한국에서 온 영화배우라고 소개했는데, 마을사람들은 우리의 외모를 보고 영화배우라고 믿는 듯 사진을 찍었고, 함께 사진을 찍고 싶어 했다.


저녁에서 작은 개울가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대나무에 밥을 넣어서 구워 먹었고,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면서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많은 별과 은하수를 관찰했다.


아웅틴툰씨의 요청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와준 마을 청년들. 중독성 있는 미얀마 노래를 불러줬다. 밍글라바 오 밍글라바~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과 모닥불과 대나무 밥, 스카이비어, 기타 소리,,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아웅틴툰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여"지역 가수 떠다지 씨.


대나무 밥. 구우면 대나무 안의 수액이 나와 굳으면서 밥을 감싼다. 한국은 까만 김에 밥을 싸먹지만 미얀마에서는 하얀 김에도 밥을 싸먹을 수도 있다



이렇게 생겼다



27일 아침에는 인근 마을에서 계몽 운동을 하는 승려가 사는 곳에 가서 식사하면서 마을 이야기를 들었다.



 근처 야자수 나무에 오르고, 작은 강에서 대나무를 엮은 배를 타면서 술을 마시고, 길을 걷다가 어떤 집에 들어가 차를 얻어 마시면서 시골의 정서에 취했다.


한적한 미얀마 시골 풍경. 아웅틴툰씨가 어렸을 때 놀면서 있었던 에피스드들을 얘기해줬다.



마을 근처 물이 흐르는 곳에 만들어 놓은 뗏목. 역시나 여기에서도 스카이 비어를 마셨다





노를 젓다 발을 잘 못 디디면 물속에 빠진다



똇목 옆에서 마을 사람들이 직접 만든 수력 발전기+양수기가 있다. 휠이 꽤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옆 마을로 넘어가는 다리. 사람도 다니고 오토바이도 다닌다. 걸을때 약간 흔들흔들 거린다




다리 아래 물이 흐르는 개울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씻고, 빨래한다. 평화로운 모습.



개울 옆에는 이런 물소가 풀을 뜯고 있었다



닭도 있다



해질녁 아웅틴툰의 고향마을 우물가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28일 새벽에는 시장을 구경한 후,


시장. 현재 시각 새벽 5시. 시장은 새벽 4시 30~오전 7시까지 한다.


아침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인도의 "난" 같은 음식을 팔고 계시다



아웅틴툰씨의 고향마을 근처의 자우투 (Kyaukhtu)에서 해가 떠오르는 모습.



틴툰씨 고향마을의 집들은 개성있고 예쁜 텍스쳐의 목조 건물이었다. 한 집이 예뻐서 기웃거리고 있으니 주인이 나와 들어와 보시라 하고, 이렇게 다과도 차려주셨다. 알고보니 아웅틴툰씨의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다.




 다시 소형버스를 장시간 타고 만달레이로 갔고, 만달레이 궁전을 지나서 세상에서 가장 큰 책이 있다는 Kuthodaw Pagoda와 만달레이 산에 있는 사원을 구경했다.


탑 안에 불경이 적힌 돌판이 들어 있다

     

이런 식으로.




쿠토도 파야의 대리석판과 산다무니 파야의 대리석판에는 삼장법사의 경전에 대한 해설이 돌에 새겨져 보관되어 있어서 세상에서 가장 큰 책이라고 한다.

만달레이 산에 있는 사원에서 만달레이 궁전을 구경했는데,궁전의 규모가 너무 커서 놀랐다.


갈색 벽돌들 주위로 둘러싸인 숲같은 부분이 만달레이 궁전이다. 너무 커서 카메라에 다 담기지 않는다. 한쪽 변이 몇 키로가 된다.




 

만달레이에서 봤던 사원. 아래기둥 부분에서는 거칠게 시작해서 올라갈수록 섬세하고 정교해지는 느낌.





만달레이에 있는 쇼핑센터에서 지름신을 만나 신기한 물건들을 잔뜩 산 후, 미얀마 마지막 숙소인 문라이트 호텔방에서 마지막 파티를 즐겼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정이었지만 함께 감당하고 즐긴 동료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끼면서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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