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스님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강 세 번째 강의

녹취 및 정리: 황호연 / 수유너머N 세미나 회원 

*정화스님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강의는 총 5회에 걸쳐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한 강 한 강이 한 편의 글이 되기에는 매우 긴 편이라, 독자분들이 보기 편하시도록 세분하여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이번 글은 정화스님 강좌 3강의 세 번째 부분임을 알려드립니다. 그 전의 강의는 이 웹진의 지난 글을 확인해주세요.

다음은 8장, 산등성이에 서 있는 나무를 이야기하겠습니다.(Ⅰ:67, Ⅱ:66) 첫째 줄에 보면 이런 게 나옵니다. ‘짜라두짜는 젊은이 하나가 자신을 슬슬 피해 다니는 것을 눈치 챘어."라고 이야기합니다. 젊은이 하나가 "나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어. 이제 더 이상 이런 권력의 줄에 서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데 자신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이걸 내려놓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계속계속 뒤를 돌아보고 있는 상태의 젊은이를 말합니다. 이 젊은이는 처음에 말했던 독수리와 뱀을 자유자재로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충분히 올라가지도 못하고 내려가지도 못하고, 그러면서도 올라가는 것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자기에게 다가오니까 내려가고 싶기도 하고, 내려오는 것을 보면 자기가 살아왔던 과거가 보여서 그 상태에서 왔다갔다하는 사람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사람은 짜라두짜 앞에 서면 뭔가 위축이 됩니다. 전에 성인이나 그 밖에 이런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은 짜라두짜보고 "저 놈이 미친놈이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인데, 자신의 삶을 돌아본 사람들은 짜라두짜를 미친 사람으로 보지 않게 됩니다. 다만 거기에 가면 뭔가 좀 꿀리는 그런 어떤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젊은이는 슬슬 피해 다닙니다. 이 말이 무엇이냐 하면 살아온 자신의 삶이 쌓아온 많은 프레임들을 되돌아봐서 그것으로 미래를 돌아봤을 때 속에서 "그건 아니야."라고 말하는 이 말이 들렸는데, 어떤 때에는 그 말을 안 들은 걸로 하고 싶기도 한 겁니다. 옛날처럼 살고 싶다고, 어떤 영화에 보면 "나 옛날로 돌아갈래"라고 하는 것처럼 그런 이중성이 산등성이에 서 있는 나무로 비유되는 젊은이입니다.

자, 그때 나무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장자의 이야기를 잠깐 하고 넘어가 보지요. 장자가 나무의 이야기를 하면서 ‘쓸모 있는 나무는 전부 다 죽었고, 산을 지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아무런 쓸모가 없는 나무입니다. 가정이나 사회가 "공부 열심히 해라"고 이야기합니다. ‘사회를 뛰어넘어라"고 이야기하지 않지요. 공부를 열심히 해라고 할 뿐이고, 이것은 바꿔 말하면 ’너는 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라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쓸모가 자신에게는 대단히 별 쓸모가 없습니다.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야지요. 나를 사갈 사람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의지가 내 의지와 닮아서 나의 쓰임으로 중요시 되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너가 내 회사에 와서 내 무엇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느냐 아니냐 하는 것만을 묻고 있을 뿐입니다. 쓸모 있다는 말은 한편으로 보면 자신의 삶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겁니다. 장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나무가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그래서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결말을 맺습니다. 뭡니까? 쓸모없는 나무야 말로 온전히 자신을 위해서 사는 겁니다.

이래서 이 안에서 이게 부딪히는 겁니다. 한편으로는 쓸모 있는 나무가 되고 싶고, 다른 한편으로는 "나는 쓸모없는 나무가 돼야겠어."라는 이 두 개가 부딪히고 있는 것이지요. 이것이 여기서 말한 젊은이의 현재 상태입니다. 짜라두짜인 내가 초인이 됐으면 ‘내가 손으로 이 나무를 흔들려면 안 흔들리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자, 제가 뭐라고 탁 이야기하면 안에서 방어막이 생깁니다. 그래서 자아를 강하게 드러냅니다. 그래서 밖에 서 있는 나를 "야 너 어때."라고 말하면 그 말이 맞을지라도 나와 특별한 관계가 없으면 ’그게 무슨 말이야."라고 이렇게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흔드는 것은 강한 힘을 가진 것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데에서 들어오는 바람입니다. 그 바람이 자신의 마음을 뒤흔들고 마음을 굽혀가지고 우리를 괴롭게 합니다. 그 나무가 뭐냐 하면, ‘쓸모없는 내가 되라’는 내재적인 미풍이 불어와서, 쓸모 있는 단단한 나무 같은 나를 치고 있습니다. "너 그러면 죽어"라면서 치고 있는 말입니다. 이 말을 다른 사람이 해주면 기분 나빠서 꿋꿋하게 서있지만 내부에서 일어나는 그런 아주 미묘한 균열은 괴롭긴 해도 안 들을 수 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자유를 찾으려고 이 젊은이가 여기저기를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젊은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짜라두짜에게 합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줄 사람을 만났으니까 막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그 이야기를 잘 듣고 있던 짜라두짜가 이런 말을 합니다. "아 자네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빠개지네. 자네의 이야기보다 자네의 눈빛은 더 절절하군. 그 눈빛이 자네가 처해있는 위험을 나에게 말해주고 있어. 그렇지만 자네는 아직 자유롭지 않아. 자유를 찾고 있지. 자유를 찾는 일이 고되기에 너무 지쳤고 너무 신경이 곤두서서 자네가 지금 어떻게 할줄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아. 그러나 자네의 영혼은 별과 같은 존재가 되기를 갈구하네."라고 하면서 힘이 들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렇게 가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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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우리 내재적으로는 그런 자유를 갈구하는 것도 있고, 아니면 낙타가 되고자 하는 본능도 있다고 계속해서 말합니다. 낙타가 되고자 하는 욕망이라는 것은 욕망 그 자체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서 또한 계속 부딪히고 있기 때문에, ‘자네는 자유를 상상하고 있는 죄수야."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죄수가 그러한 것을 향해 가려는, 즉, 감옥에 갇혀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부터 "너는 더 순수한 눈을 갖게 되겠지."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발 초월인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무슨 이야기를 하냐면, ‘그렇게 되면 자네는 고귀한 사람이 되네."라는 말을 하면서 고귀한 사람은 이런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선량한 사람이 아닙니다. 고귀한 사람입니다. 선량한 사람은 권력자가 봤을 때 ‘너 참 착하구나’ 하고 등을 두드려 주지만 거기에 동일한 존재로 맞서지는 않습니다. 고귀한 사람만이 우뚝 선 그런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는 선량한 사람이 아니고 고귀한 사람이 될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고귀한 사람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를 원하지. 반면에 선량한 사람은 낡은 것을 원해."라고요. 전에 말했죠. 낙타는 "저에게 무거운 짐을 주십시오 영웅들. 제가 그 짐을 다 짊어지고 가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자, 다른 사람이 볼 때 얼마나 선한 사람입니까? 그러나 고귀한 사람은 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만이 고귀한 사람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내려놓는 훈련이 이때 대단히 필요 합니다. 아까 어떤 보살님과 잠깐 이야기했습니다만 대학교에 가면 품을 완전히 벗어나는데, 내 품에서 벗어나는 것을 서운해 하면 나는 고귀한 사람이 될 준비를 아직 덜하고 있는 겁니다. 나가려고 하면 얼른 보내줘서 잘 살게 빠이빠이 하고 나도 나대로 내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사람이 고귀한 사람입니다. 자, 이러니 고귀한 사람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자네 부모가 돼가지고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어?"라고 하면, "아 그렇지 내가 부모지. 나는 좋은 부모가 될 거야."라고 하는 순간 위험한 삶을 자초해서 산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발 자네 스스로 자네를 초월하면서 고귀한 사람이 되는 그 영웅을 놓치지 말게. 자네의 순수한 희망을 내려놓지 말게. 지금 자네는 뭔가 자네를 끌고 온 내부적 바람에 의해서 왔다갔다 흔들리고 있지만, 그것은 전혀 잘못 된 일이 아니고 자네를 고귀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바람이니, 아무 쓸모없는 나무가 되게. 그 나무가 돼서 모든 것 위에 우뚝 선 것이 되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래된 나무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이냐 하면, "사람도 나무와 마찬가지야. 높게 자라고 빛을 많이 받고 싶으면 그 뿌리는 땅속으로 가차 없이 파고들어야 해. 밑으로, 어둠 속으로 깊숙이. "악"속으로." 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때 이 악이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악을 정의해낸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그 정의를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입니다. 그 정의란 내재적으로 자신을 밑으로 가라앉게 만드는 중력의 영입니다. 그런 것을 꿰뚫어봐서 깊은 뿌리 속으로 들어간 사람이야말로 이제 우뚝 선 나무로서 한 삶을 살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외롭고 고독하지만 그런 삶이야말로 자네를 고귀한 사람으로 만드네. 부디 그렇게 살기 바라네. 하면서 7장과 8장을 마치고 있습니다. 10분 쉬었다 하겠습니다.

(3강 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