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_철학.예술 :: 철학과 예술 분야의 칼럼입니다!


-Q

잘 읽었습니다. 

우선 Oracle 선생님이 오해하시듯 '반대자를 제거하고 싶은 욕구'(???) 따위가 전혀 아니며 진지한 협력적 논의 시도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에도 제가 첫 댓글을 옹호하게 된 이유는 그것이 매우 짧은 글임에도 니체 철학의 가장 핵심적 모순 중 하나를 정확하게 짚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진우 선생님은 니체 자신도 여전히 이분법을 전개하고 있음은 깨끗하게 인정하고 계신다는 점에서 고무적입니다만 변론의 요지와 달리 니체는 그것을 단순한 차이 기호로만 사용하는 것을 넘어 분명히 매우 극단적으로 대립시키고 전적으로 귀족-강자-초인이라는 한 쪽 계열에만 절대적 특권을 부여함으로써 그 차이를 서열화, 위계화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그 서열화와 위계화의 기준이 힘/권력이라는 매우 편협한 단 하나의 "가치", 단 하나의 point de capiton으로 니체 철학에서 이것은 자신이 그토록 비판하고 직접 사망까지 선고한 바로 그 신의 자리에 정확히 대신 올라 앉아 있다는 점을 직시하시기 바랍니다.  

이는 니체의 환상과 달리 자신이 그렇게 비판해 마지않았던 대상들과 구조적으로는 완전한 동형일 뿐 아니라 아주 전형적으로 속물화된 물신적 근대 종교이며 초인이란 그 사제와 주교에 불과할 수 있다는 "관점"도 함께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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