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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희망행진, 함께 가요!!!

취생몽사 2012.06.05 15:41 조회 수 : 2695

6월 16일 토요일, 쌍용자동차 싸움 승리를 위해서 꼭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는 여의도광장에서 대한문분향소까지 함께 행진을 하구요

6시이후 부터는 대한문 앞에서 밤샘 문화제!


수유너머N 꼭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송경동 시인의 제안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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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이렇게 짐을 싸들고 나왔습니다. 언제 체포영장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35m 고공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과 그의 동료들을 생각하면 편히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지키겠다고 1차 희망의 버스를 타고 먼 부산까지 달려가 자본과 공권력과 사제폭력의 담장을 훌쩍 넘어주었던 많은 분들을 생각하면 어떤 책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지난 2월, 근 8개월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바뀐 게 있다면 작년엔 목발 2개를 짚은 채였는데, 올해는 많이 가벼워져서 등산용 피켈 하나만 짚은 것입니다.

 

조금은 쉬고 싶었습니다. 대추리 때부터, 기륭으로, 용산으로, 콜트-콜텍으로, 한진으로 여러 투쟁사업장들로 지난 몇 년 쉴새없이 달려 왔습니다. 그 사이 생이 파탄나 병원 입원 네 번, 요양 세 번, 경찰 유치장 네 번, 구치소를 한 번 다녀왔습니다. 무엇을 잘해 간 것들이 아니라, 매번 엉망으로 망가져서 였습니다. 잘했던 못했던 최선은 다했으니 조금은 평온하고 순한 인간이 되는 시간을 가져보고도 싶었습니다.

 

목발만 떼면 어디 멀리 여행이라도 한번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낯선 사람들의 거리를, 낯선 바다를, 낯선 산길을, 낯선 광야를, 낯선 하늘을 하염없이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거기 어디에서 풍장이라도 당해도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가는 바람 한 점, 잎새 하나, 물방울 하나, 이름모를 꽃잎 하나에도 겸허해져 소박해질 데로 소박해지는 나를 느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희망버스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답이 보이지 않는 삶들을 지켜보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재능 1600일, 콜트-콜텍 1900일, 코오롱 정투위 8년, 쌍용자동차 3년, 삼성반도체 백혈병 희생자 50여명, 벌써 2년 고공에서 단식을 한다는 전북버스, 1년여째 본사 점거농성을 하고 있지만 기사 한 줄 안나오는 대우자동차판매, 지난 3월 다시 93명이 해고당한 K2 노동자들, 부산의 풍산기업...

 

20,30대 청춘을 회사에 고스란히 받쳐 일했던 노동자에게 10년동안 두 번이나 해고를 안겨준 시그네틱스, 이름 대신 ‘개새끼’로 불리고, 60이 다된 노동자를 하루종일 벽을 보고 서 있게 하는 포레시아. 자신들의 상황을 트윗으로 날리며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려하는 트윗 아이디 l

 

onelylabor의 한국3M, 노동조합 만들겠다는 기자회견에 미행차량 22대로 답한 삼성공화국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삼성노조, 우유배달로 생계를 유지해 천일이 넘는 동안 버티고 있는 동서공업. 물량 빼돌리는 회사에 맞서 천일이 넘게 밥차로 생계투쟁을 하며 싸우고 있지만 최근 법원의 말도 안 되는 판결에 두 번 상처를 받은 파카 한일유압 노동자- “사람꽃”(금속노조 경기지부 / 다산인권센터 펴냄) 서평, 안은정 님의 글 중에서

 

이제 그만 그런 절망적인 이야기들 곁에서 잠깐만이라도 떨어져 있고 싶었습니다. 파쇼와 싸우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파쇼를 닮게 된다고, 어느 틈에 내 마음에도 드리운 칼날들과 뭉툭한 둔기들과 어둔 그늘을 걷어내고 역사와 사람에 대해 낙관하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가족들에게서 22번째 희생자가 다시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제주 구럼비에서 발파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동시에 듣게 되었습니다. 그날 혼자 누워 있는 방 안이 무슨 관 속이나, 깊은 심해라도 된양 무겁고 고요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이런 걸까요.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가 봐야겠다”고 혼자말을 하며 나왔습니다. 아마도 다시 나는 잡혀 들어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각오하고 나왔습니다. 빵에서 나오면 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간 그리웠던 사람들과 무겁고 큰 이야기가 아니라 사사로운 이야기들을 나누는 소소한 시간들을 갖고 싶기도 했습니다. 달콤한 시간 한번 없는, 애틋한 시간 한번 없는, 환한 시간 한번 없는, X팔 맨날 싸움판에 실무일 뿐인 내 삶이 싫기도 했습니다. 그런 놈이었습니다. 늘 일을 하면서 무슨 지사나 투사라도 되는 양 비치기도 하지만 다른 사적 해방감과 출구만을 꿈꾸고 있는 나는 지극히 이중적인 사람, 비겁한 사람, 나약한 사람이었습니다.

 

다시, 희망 버스를 제안합니다

 

그런 혼신의 부끄러움까지 담아 다시 희망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연대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새로운 만남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새로운 문화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생명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평등평화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전복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탈주의 버스를, 비타협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절규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비통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비명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절망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원한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분노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사랑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을 제안합니다. 다시 낯선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날라리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무지개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영의정 버스를 제안합니다. 농민, 철거민, 빈민, 이주노동자, 퀴어, 여성 다시 모든 소수자들의 연대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눈물나는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부끄러워지면서 오히려 가슴이 벅차오르는 희안한 버스를 제안합니다. 다시 절망을 넘어 희망으로, 다시 체념과 포기를 넘어 역사의 낙관으로 내달리는 굳건한 역사의 버스를 제안합니다.

 

모두가 그 버스의 운전사들이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운전사를 함께 지키는 그 버스의 엔진이 되고, 바퀴가 되고, 라지에타가 되고, 헤드라이트가 되고, 좌석이 되고, 깜박이가 되고, 크락숀이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위험하거나 길을 잘못들 때 꼭 필요한 브레이크가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꼭 버스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자전거가 되어도, 인라인 스케이트가 되어도, 기차가 되어도 좋겠습니다.

 

6월 16일 토요일입니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100여일을 훌쩍 넘긴 언론노조 분들이 희망캠핑장을 꾸린 여의도공원에서부터 시청 앞 대한문까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복직과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행진 ‘함께 걷자’>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고맙게도 경향신문사와 참세상이 공동 주최로 나서 주셨고, 여러 언론사들이 후원을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민주언론을 지키기 위해 힘겹게 싸우고 있는 KBS, MBC, YTN, 연합뉴스 등 언론노동자들께 그간 미안했던 마음을 담아 연대의 플래카드나 풍선이나, 부채나, 기타 기발하고 재밌는 표현물들, 연대의 물품들을 준비해 주시면 좋겠죠.

 

걸으면서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껏 밝고 활력이 넘쳤으면 좋겠습니다. 각자가 똑같기 보다 달랐으면 좋겠습니다. 한 색이기보다 수많은 색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의 대오가 아니라 1만개의 별들이 모인 은하수였으면 좋겠습니다. 북을 치며 걷고, 나팔을 불며 걷고, 춤을 추며 걷고, 페이스페인팅을 하고 걷고, 가장 행렬을 하고 걷고, 아이의 손을 잡고 걷고, 무등을 태우고 걷고, 연인과 벗의 손을 잡고 걷고, 뒤로 걷고, 옆으로 걷고 도대체 어떻게 걸어보아야 이 시대의 불의와 절망이 걷어질까, 힘겨웠던 사람들이 다시 이 초여름의 나무들처럼 푸르러질까를 즐겁게 상상하며 걸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쌍용자동차 22분의 죽음이 우리에게 준 슬픔과 아픔도 걷고, 그렇게 누구랄 것 없이 생의 난간에 서 있는 우리 시대 모든 이들의 불안도 걷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도착해서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 가족들의 더 이상의 죽음을 막고, 복직을 촉구하며, 끊임없는 사회적 관심과 연대를 확인하는 마당을 가진 후, 저녁 7시부터 2부 <집회할 권리, 연대할 권리>를 확인하는 1박 2일 희망의 난장이 벌어집니다. 낮의 수고를 풀고, 한껏 만나고, 즐기는 마당입니다. 작년 희망의 버스 이후 정부와 검찰은 지금까지 130여분의 희망의 버스 승객들에게 사법탄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웃을 대가없이 사랑했다는 죄, 시대의 광우병인 정리해고-비정규직화를 반대하고, 조금은 더 모두가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었다는 죄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분들이 힘겨운 법정투쟁에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희망버스의 함성과 웃음이 사라진 외롭고 낯선 법정에 서서 우리 모두를 대신해 싸우고 있는 그 분들을 함께 지켜나가야 합니다. 민변에서는 모든 희망버스 승객 분들의 변호를 담당해주시고 계십니다. 탄압을 받고 계시는 분들이 오히려 굴하지 않고 언론 기고활동을 통해 희망의 버스의 사회적 역사적 윤리적 정당성을 확인하는 일도 진행 중입니다.

 

큰 사회적 항쟁이 일어나고 난 뒤엔 늘 개인들의 개별적인 희생이 남았지만, 그간 여력이 되지 않아 외롭게 남은 개인들이 모든 탄압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무척 아름다운 일일 수도 있지만, 희망의 버스에서만은 그 분들을 가능한 선까지 끝까지 함께 지켜나가 보자고 했습니다. 법률비용과 벌금 등을 합쳐 몇 억을 모아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함께 걷자>는 1부 행사명에는 그 뜻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를 대신해 싸우고 있는 분들을 함께 응원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당일 연대 참가비 1만원은 기념품과 행사 진행경비로 대부분 쓰일 예정이라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혹 못 오시는 분들이나 단체, 모임 등이 있으시다면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16일 이후에도 이 기금 모금은 계속 될 예정이니 많은 마음 모아주시기를 바래 봅니다.

 

전국의 해고노동자를 위한 희망 난장

 

희망의 난장에서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처럼 싸우고 있지만 전혀 드러나지 않은 전국의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마당도 꾸릴 예정입니다. 잘 보이지 않지만 그들의 길고 치열한 싸움이 있었기에 우리가 조금은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은 덜 빼앗기고, 함부로 대함을 비킬 수 있었습니다. 어깨가 무너져 있는 그들이 동정과 연민의 대상이 아니라 어떤 디룩디룩하고 희멀건한 정치인들보다 앞서 우리 모두를 위해 싸우는 시대의 투사들임을 호명하고, 고마워하는 자리였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문 분향소가 있는 시청광장 건너편에는 1600일 넘게 작은 천막 하나를 쳐두고 싸우고 있는 재능교육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있다는 것도 잊지 않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주말이라 근처에 식당들이 문을 닫아 희망의 밥집을 따로 둘 예정입니다. 저렴한 밥값이겠지만 남는 기금은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께 전달되겠죠.

 

작년 희망의 버스 당시 1박 2일이 너무 힘들다고 꼭 이렇게 해야 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까닭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는데 희석이 되었습니다. 4차 희망의 버스를 서울에서 할 때는 부산과 달리 서울 분들이 많이 귀가를 해서 지역분들에게 조금은 면구스럽기도 했습니다. 1박 2일 노숙을 했던 건 목숨을 걸고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분들을 지키는 하룻밤 동조농성이었습니다. 불편한 하루지만 우리 시대의 진정한 불편에게 항의하는 거리의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려 22분의 죽음에 대한 하룻밤 문상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시대 모든 노동자민중의 일상적 죽음들에 대한 애도와 연대의 하룻밤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간 경험이 없어 불안의 숱한 밤들을 보냈을 희망버스 130여분의 기소자들에 대한 응원의 하룻밤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난장은 난장답고,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걷기대회도 그렇고, 난장도 그렇고 특별하게 준비하는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손이 딸려서도 그렇지만, 희망의 버스 공간은 누가 누구를 대상화해서 눈요기나 값싼 카타르시스를 위한 문화 소재들을 제공해주는 그런 비자발적 공간이 아닐 것입니다.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나뉘고, 소수의 표현자와 다수의 소비자들을 만드는 상업적 공간도 아닐 것입니다. 제공되는 것은 공동의 공간뿐입니다. 이 공간에 살아있는 숨을, 빛깔을, 울림을, 솟구침을, 전혀 다른 형상을, 정서를 불어넣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이 공간에서는 누구도 자신만이 주인이, 주체가 되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표현을 사지 말고, 얻지 말고, 위임하지 말고, 일정한 전통과 형식에 주눅들지 말고 스스로들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쑥스럽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다양한 문화적 방식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은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각종 위계가 사라진, 자본주의적 가치로 사람들의 행위가 가치 평가되지 않는, 오히려 살짝 볼이 상기되는 부끄러움들이, 가슴 콩닥거리는 조마조마함들이, 답답한 말더듬이들이, 편하지 않는 장애들이, 결핍들이 존중받는 해방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월 16일, 비정규직 없는 희망행진...“함께 걷자”

 

2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2주만에 1만명의 참가자들이 나오는 것은 꿈이라고 합니다. 현실을 직시하라고 합니다. 우리는 나꼼수가 아니라고 합니다. 또 누굴 힘들고 불편하게 하려고 하냐고 합니다. 작년 희망버스 때 내내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꿈을 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보석으로 나와 재판 중인데 너무 하지 않냐고 합니다. 그러나 다시 꿈꾸다 잡혀갈지언정, 좋은 꿈을, 벅찬 꿈을, 신나는 꿈을, 분노의 꿈을 버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될 거라고, 누군가 다시 나와 줄 거라고, 그가, 그들이, 너가, 당신이 다시 작은 차이, 작은 상처들을 넘어서 주실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이 땅에 수많은 양심들이, 지성들이, 안타까움들이, 배려들이, 민주주의자들이, 진보주의자들이, 생태주의자들이, 여성주의자들이, 문화행동주의자들이 나서 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다 썩고 훼손된 것 같지만 오히려 많은 이들이 건강하다는 것을,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비판을 넘어 대안과 연대로 나와주는 분들이 더 많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김진숙 선배가 나서주고, 이번엔 한진노동자들이 나서 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80만 민주노총이 나서주고, 15만 금속노조가 나서주고, 산별연맹들이 나서줄 거라 믿습니다. 같은 날 서울에서 집중하는 전국공무원노조들이, 철도노조원들이 함께 나서줄 거라고 믿습니다. 다들 안 나서면 서울역에 있는 노숙자 분들께라도 나서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벌써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희망의 버스의 출발을 논의해 주시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너무 늦었지만 모든 부문과 지역과 모임과 단체와 동호회와 커뮤니티들과 공동체와 조직에서 2012년 6월 16일 연대를 논의해 주시고 참여를 결정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의 기적을 다시한번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구치소에서 나와 작년 희망의 버스가 희망의 발걸음으로, 희망텐트로, 희망의 김장으로, 희망의 광장으로, 희망의 정치노선으로, 생명의 버스로, 반핵버스로, 골프장반대버스 등으로 나아가고 있는 아름답고 갸륵한 풍경들을 보았습니다. 가까스로 세워 놓은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고 다시 시대가 역행하는 반동의 흐름들도 보았습니다.

 

희망의 버스는, 희망의 씨앗들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 사회 희망의 새로운 노선은 잠시잠깐 지나가는 이벤트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1%의 소수 기득권층을 위해 99%의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세상은 안된다고, 작년의 희망의 버스는 그 길을 향해 이제 막 출발한 버스라고, 한 정거장을 지나 두 번째 세 번째 정거장을 향해 이렇게 당당하게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희망의 씨앗들을 나눠갖고 헤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만나 추문뿐인 2012년 한국 사회에 또 다른 희망의 길을 내는 하루 집중의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의 크레인만을 향한 길을 넘어, 하나의 분향소만을 향한 길을 넘어 그 수많은 눈물의 크레인, 그 수많은 비탄의 분향소를 만들고 있는 이 시대의 악독한 자본과 권력의 구조 그 전체를 향해 나아가는 거대한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집중을 위해 다시 짐을 싸들고 나온 첫날 아침, 일어나 앉았는데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 한 줄기가 뺨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작년의 그 자리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한 나의 모습에, 나의 한계에, 나의 사랑에 절규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작년의 그 자리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한 우리들의 현실에 악이라도 한번 질러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믿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진실이 이기는 날이 올 거라고. 진심이 이기는 날이 올 거라고, 희망이 이기는 날이 올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 누구도 아닌 당신이 꼭 필요합니다. 당신이 움직여 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6월 16일 환한 거리에서 다시 만나겠습니다. (기사제휴=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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