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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76만원, 삼육대 238만원
똑같이 주 40시간 노동...월급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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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만 원. 삼육대학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 한 달에 평균적으로 받는 급여다. '정규직'으로 고용된 삼육대 청소노동자 19명은 주5일, 40시간 동안 근무한다.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점심시간은 1시간 30분. 7급의 경우 월 14만 원의 식대가 급여에 포함된다.

 

이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계약직' 청소노동자 7명 역시 학교가 직접 고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2명은 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은퇴한 후 다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약 111만 원의 월급을 받고,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무상'으로 먹을 수 있다. 삼육대 관계자는 "수지타산은 맞지 않지만 '신앙공동체'이기 때문에 버스운전사까지 직접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76만 원. 지난 3일부터 해고철회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는 홍익대학교 청소노동자 80명의 한 달 임금이다. 학교가 아닌 용역업체와 1년에 한 번씩 계약을 체결해온 이들은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할 때까지 휴식시간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자기 자리에서 늘 대기해야 하는 것은 물론 외출할 경우에는 보고를 한 뒤 허가를 받아야 했다.

 

'식대' 역시 자못 '충격적'이다. 홍익대 측은 그동안 폐지를 팔아 모은 돈으로 점심을 해결하던 노동자들의 '폐지판매권'을 회수하는 대신 월 9000원의 식대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하루 식비가 '300원'인 셈이다.

 

서울지역 28개 대학 중 24개 '미화'는 100% '용역'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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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총학생회에서 청소노동자들의 점거농성은 외부세력에 의한 불법농성이라며 입장을 밝혀 청소노동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점거농성장 한켠에 앞으로 다시 뵈었으면 좋겠다는 한 재학생의 지지글이 벽에 붙여져 있다.
ⓒ 유성호
청소노동자

 

삼육대와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미화'라는 동일한 업무를 하면서도 임금 등의 '처우'가 크게 차이 난다. 그렇다면 다른 학교의 사정은 어떨까. <오마이뉴스>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서울에 본교가 있는 29개 종합대학교(신학대, 산업대, 예술대, 체육대 제외)를 대상으로 대학 청소노동자 노동실태를 파악했다.

 

주로 전화통화와 면담을 통해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는 대학, 용역업체, 노조 등을 대상으로 고용인원, 고용형태(정규직/계약직/용역), 계약기간, 근무시간, 월평균 급여(세전), 식사지원 여부, 휴게실 현황, 그리고 노조가입 여부 등을 물었다.

 

대부분 대학과 용역업체는 "민감한 내용"이라며 답변을 꺼렸고, 상명대와 서경대는 각각 용역업체와 대학에서 계속해서 답변을 피해, 학교로 직접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입시 때문에 바빠서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밝힌 국민대 역시 학교를 직접 방문했지만, 계약직과 용역직이 혼재되어 있는 고용형태 때문에 학교측의 협조 없이는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수 없었다.    

 

그러나 몇몇 업체 관계자들은 "다른 업체가 어떤 수준인지 알게 되면 학교 측과의 협상을 통해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사가 나오면 꼭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안 그래도 홍대 사태 때문에 총장님 지시로 다른 대학 상황을 알아보고 있던 중이었다"는 대학 관계자도 있었다. 노동자들은 "다른 대학이 어떻게 받는지 알아야 '우리도 (임금을) 올려 달라'고 말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마이뉴스>가 취재한 28개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대부분은 '간접 고용'된 용역노동자들이었다. '정규직' 청소노동자가 있는 대학인 삼육대, 성공회대, 건국대 가운데 교내 청소노동자 전원을 정규직·계약직의 형태로 '직접 고용'하고 있는 곳은 삼육대가 유일했다. 성공회대와 건국대에는 정규직(각각 5명과 77명)과 용역직(각각 11명과 32명)이 혼재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최근에 용역을 늘려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경대는 상황이 조금 특이했다. 노동자들에 따르면, 43명의 청소노동자 전원을 '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하고 있지만 계약기간은 불과 6개월. 대부분의 용역업체가 1~2년 주기로 노동자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고려하면 '고용안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이들 4개 대학을 제외한 24개 대학의 '미화'는 전적으로 용역노동자의 몫이었다. 이 중 서울대(245명)에는 무려 22개의 용역업체가 들어와 있었는데, 이는 비슷한 인원이 일하고 있는 고려대 (244명, 2개 업체), 연세대(220~230명, 4개 업체)와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였다. 이와 관련, 권태훈 공공노조 서울경기지부 조직부장은 "한 사업장 내 용역업체를 여러 개로 나누게 되면 노동자들의 단결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똑같이 주40시간 청소했는데 급여는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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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28개 대학 청소노동자 실태 조사 결과
ⓒ 오마이뉴스 봉주영
청소노동자

 

그렇다면 이들의 임금수준은 어떨까. 아직까지 임금협상 중인 업체가 많아서 대부분 2010년 기준으로 '한 달에 평균적으로 받는 급여(세전)'를 파악했다. 협상이 끝난 곳은 2011년 기준 임금을 반영했다. 그 결과 28개 대학 청소 노동자들은 일주일 평균 39시간을 일하고 한 달 평균 약 95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 40시간 근무기준 최저임금인 월 86만 원(2010년 기준)보다 10만 원 정도 많은 금액이다. 하지만 이들 대학 가운데는 최저임금을 아슬아슬하게 맞춰주는 곳도 상당수 있었다.  

 

대학측에 따르면 하루 7시간씩 주당 35시간을 일하는 홍익대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었던 홍대 노동자들의 지난해 10월 월급명세서에 찍힌 기본급은 정확히 75만2130원. 이는 작년도 최저임금에 따른 급여인 74만8020원(주 35시간 기준)보다 조금 많은 금액이다. 서경대 역시 주 40시간 근무에 약 85만 원의 월급을 지급해, 최저임금 기준(85만8990원)을 겨우 맞췄다. 광운대(약 87만 원), 경희대(약 87만 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홍익대 노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들은 계약서에 명시된 '휴게시간 3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하루 7시간 이상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일한 셈이다.  

 

일주일에 똑같이 40시간을 일해도 용역직과 정규직이 받는 임금은 그야말로 '천양지차'였다. 한 달에 약 238만 원을 받는 삼육대를 비롯해 성공회대는 월 250~300만 원, 건국대는 월 200~300만 원을 지난해 청소노동자들에게 지급했다. 이들은 대부분 이 대학에서 10~15년을 일한 노동자들로서 교직원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물론 정년도 보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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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통보를 받은 홍익대 청소·경비·시설 노동자들이 추운 농성장 바닥에서 국 한그릇과 김치, 김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 유성호
청소노동자

이들 대학에서 일하는 계약직 혹은 용역직 역시 앞서 언급한 '최저임금 대학'에 비해서는 높은 임금을 받았다. 하루 6시간 30분씩, 주 32시간 30분을 일하는 성공회대 용역노동자들은 95~100만 원, 건국대 약 96만 원, 삼육대 약 111만 원을 급여로 받았다. 이들의 경우 학교 식당에서 무료로 점심을 먹을 수 있어 점심값을 아낄 수 있었다.  

 

노조가 있는 곳도 사정이 나았다. 28개 대학 가운데 노조가 결성되어 있는 곳은 총 11개. 이 중 고려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성신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7개 대학은 공공노조, 서강대는 전국여성노조, 성공회대 정규직 노동자는 전국대학노조, 동국대는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에 소속되어 있다. 서울대는 지난 2000년 시설관리노조를 설립했다.

 

이 가운데 '정규직'으로 고용된 성공회대와 지난해 12월 노조를 결성한 홍익대를 제외한 9개 대학의 월 평균 임금은 100 만원에 가까웠다. 이들 9개 대학의 한 주 평균 근무시간은 42시간. 노조가 있는 대학의 상당수는 '최저임금 보장'에 식대 약 5만 원을 추가로 받았다. 2010년 기준 월 최저임금은 86만 원, 2011년은 91만 원이다. 한 달에 3차례 '토요일 특근'을 해야 하는 서강대의 경우 이번 임금협상에서 '쉬는 토요일'까지 포함, 월 4회 특근수당을 받기로 합의했다.

 

절반 넘는 대학 "식사는 알아서 해결"... 도시락 2개씩 싸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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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 화장실. 핸드 드라이어를 위해 마련된 화장실 전기콘센트에 커피포트 전원 코드를 꼽아 사용하고 있다.
ⓒ 김수진
청소노동자

 

하루 평균 8~10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청소노동자들은 어떻게 식사를 해결할까. 조사결과, 28개 가운데 식사와 관련,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는 대학이 무려 15개였다. 이들 대학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자비로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새벽에 도시락 두 개를 싸서 출근한다"는 한 노동자는 "식사비만큼은 따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학에서는 휴게실 취사도 불가능하다.

 

이외 대학들은 식대를 급여에 포함해 지급하거나(연세대 5만 원, 동국대 10만 원 등) 용역업체 차원에서 쌀을 제공해 휴게실에서 직접 밥을 해먹을 수 있도록 했다(가톨릭대, 광운대 등). 고려대는 식대를 일부 지급하는 것은 물론 교내에서 나오는 폐지를 팔아서 식대에 보탤 수 있도록 했다.

 

휴게실의 경우 대부분 대학이 각 건물마다 휴게실이 설치되어 있다고 응답했다. 청소노동자들의 휴게실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후, 각 대학에서는 기존의 낙후된 휴게실을 수리하거나 새로운 건물을 지을 때는 청소 노동자 휴게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휴게실 환경이 열악한 곳도 있었다. 한 노동자는 "화장실 한 칸을 개조하거나 창고를 휴게실이라고 내 주는 경우가 있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밥통도 못 쓰게 하고 커피포트 하나 쓰게 해 준다"며 "휴게실이 사람 살 곳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오마이뉴스>가 직접 방문한 대학 가운데는 핸드 드라이어를 위해 마련된 화장실 전기콘센트에 커피포트 전원 코드를 꼽아 사용하는 청소 노동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휴게실이 학교 전체에 남, 여 각각 하나씩 밖에 없어서 일하는 곳과 너무 멀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들에게는 화장실이 곧 휴게실인 셈이다. 또한 "휴게실에서 취사를 금지하고 있어서 겨울에 도시락을 싸오면 따뜻하라고 이불에 넣어 놓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고려대, 고려대 병원, 연세대, 이화여대 등 공공노조에 소속되어 있는 사업장들은 이들 대학에서 용역을 맡고 있는 업체들과 '집단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 사이의 '같은 기준'을 만들기 위해서다.

 

김경순 공공노조 연세대 분회장은 "노조라는 건 식구가 많을수록 더 힘이 있다"며 "최저임금이 아닌 '생활임금'을 받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태훈 조직부장은 "서울지역 대학가의 표준적인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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