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활동 :: 비정규직, 장애인, 퀴어, 난민, 동물, 지구 등 소수적 연대를 위한 게시판입니다!


 
 * <외박>의 김미례 감독님이 신작 <산다 2013>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레드 마리아>의 경순 감독님이 PD를 맡아서 제작비 마련을 위한 텀블벅 모금을 하고 있는데,
 
   내가 그 소식을 연구실 식구들에게 알려주기로 해놓고,
 
   깜박 잊고 있다가, 이제야 생각이 나서, 여기에 올립니다~
 
   줄곧, 특수고용 노동자(레미콘 기사, 덤프트럭 기사), 일용직 노동자(노가다), 비정규직 노동자 등
 
   '경계'에 서 있는 노동자 문제만을 다루어오던, 김미례 감독이,
 
   이번에는 KT의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하네요.
 
   비정규직 노동자 전문 다큐멘터리스트 김미례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 '정규직' 노동자들,
 
   왠지, 보통 사람들은 아닐 것 같네요...
 
 
* 아래에 '한겨레 21'에 실린 <산다 2013> 관련 기사 "KT의 날아다니는 노동자" 내용 긁어서 붙입니다.
 
  읽어 보시면, 어떤 내용과 의미를 갖게 될 영화인지 잘 아시게 될 듯~
 
  6월 말이 마감입니다. 십시일반, 부탁드려요~~
 
 
 
 
» KT 인력 퇴출 프로그램에 의해 원거리 발령을 받더라도 노동자들은 분노하는 대신 농사를 짓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비극을 희망으로 전복했다.김미례 제공
‘날아다니는’ 노동자가 있다. KT의 인력 퇴출 프로그램에 따라 연고가 없는 지역에 원거리 인사 발령을 받은 동료에게 KT 노동자들은 “날아갔구나”라고 표현한다. 임금·단체협약 찬반투표에서 회사가 조직적으로 찬성을 강요했다고 폭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6월16일 전남 순천시 팔마체육관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KT 전남본부 광양지사 노조원 김아무개(51)씨가 마지막으로 쓴 편지에도 이런 말이 쓰여 있다. “2010년, 2011년 투표 전 개인 면담시 반대 찍은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갈 수 있으니 알아서 찍어라 엄포를(검표하면 다 나온다)… 2013년도 항상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노동문제를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온 김미례 감독의 다큐멘터리 <산다 2013>은 KT에서 ‘날아다니는’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비교적 힘이 세 보였던 혹은 안정적 일자리를 보장받은 것처럼 보였던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김 감독은 한국에서 노동운동과 정규직과 50대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KT 노동자들을 주목했다.

 

미행 사진 찍고, 우울증에도 꿈쩍 않고

 

정규직 노동자들은 행복할까. 영화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지난 6월19일 <한겨레21>과 만난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과 활동가 김미영씨는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밖에서는 배부른 소리 한다 이야기해요.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완전히 병들어 있어요.” KT의 인력 퇴출 프로그램과 여기에 시달린 사람들의 사연은 세상에 꽤 많이 알려져 있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기자회견을 하고, 양심선언을 하고, 신문에 일련의 과정들이 쓰이고, TV 뉴스에 보도됐지만 그때뿐이었다. 이야기는 누군가 무거운 추를 달아 아래에서 잡아당기기라도 하는 듯, 잠시 부글부글 떠올랐다가 이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버렸다.

가라앉은 이야기 중에는 이런 사연들이 있다. 박은하씨는 114 교환원 출신이다. 한국통신에서 114가 분사할 때 끝까지 싸워서 본사에 살아남았다. 회사는 상품 판매 전담팀에 박씨를 배치했다. 휴대전화 팔 곳을 찾다가, 50대 주부였던 박씨는 자기 또래 주부가 많은 목욕탕을 찾았다. 이해관씨가 전한 박씨의 말에 따르면 “때 밀어주면서 핸드폰 팔아달라”고 부탁했다. 회사는 한 달간 박씨를 미행했다. 업무 시간에 목욕탕에 출입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통보했다. 박씨를 쫓아 찍은 300여 장의 사진이 그 앞에 증거로 놓였다. 김미영씨가 말했다. “박은하씨는 그

충격에 정신병원에 입원했어요. 문병을 갔는데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닌 사람처럼 보였어요. 누가 또 자신을 지켜볼까봐 커튼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살고, 그게 2004년의 일이에요. 지금은 퇴직하셨는데 여전히 그렇게 지내고 있대요.”

곽재복씨는 집이 충북 청주인데 전북 전주로 ‘날아갔다’. 8년째다. “곽재복씨는 영화에 등장하지만 비중 있게 안 나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너무 위축돼 있었거든요.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어요. 의사가 집에 돌아가 가족과 지내게 해야 한다고 말해도 회사는 돌려보내주지 않았어요. 얼마 전에는 큰 교통사고가 났는데, 그래도…. 영화는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이해관씨의 말이다.

 

“술 먹여 음주운전 사고 내게 하라”


회사는 비용 대비 능률이 떨어지는 노동자를 ‘CP’라고 불렀다. 인사고과 저평가자, ‘C-플레이어’의 약자다. CP들은 연고가 없는 외지에 발령을 받거나, 그나마도 적응을 할라치면 또 다른 외지로 옮겨가라는 통보를 받는다. 이해관씨는 이런 식으로 ‘날아다니는’ CP들의 고단함에 대해 말했다. “예컨대 고장난 걸 고치는 게 능력이라고 하면, 집을 잘 찾아가는 것도 능력이에요. 훤히 골목을 잘 아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과 업무 환경이 계속 바뀌는 사람의 처지 차이는 클 수밖에 없죠. 고장난 걸 고치는 사람들은 하루에 몇 개를 고쳤느냐가 실적이에요.”

회사는 모든 업무를 수치화해 실적으로 계산했다. 휴대전화를 다 팔지 못한 이들은 ‘자뻑폰’을 만든다. 실적을 채우기 위해 자기 이름으로 개통하는 것이다. 이 자뻑폰이 쌓이면 ‘장롱폰’이 된다. 개통만 된 채 쓰이지 않고 장롱에 쌓여 있는 휴대전화다. 그래도 실적이 시원찮으면 평가에서 F등급을 받는다. 조직에서 5%는 무조건 F를 받는다. 옆에 있는 사람이 전화기를 몇 대나 팔았는지 서로 눈치를 본다. 상대평가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24일 KT 노조원 82.1%가 찬성했다는 ‘의심스런’ 임단협안 찬반투표 내용 중에는 F를 정해진 횟수 이상 받으면 퇴출당할 수 있도록 한 면직 제도도 있다.

관리자에게는 퇴출 대상자가 회사를 그만두게 만드는 것이 실적이다. 김미영씨의 말에 따르면 2011년 양심선언을 한 반기룡씨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연이 있다. “저도 처음에 듣고 ‘설마’ 했어요. 후배가 퇴출 대상자로 내려왔대요. 회사에서 시나리오를 줬어요. 그 사람이랑 멀리 떨어진 곳에 가서 술을 먹어라, 그리고 대리운전하지 말고 그냥 차 몰고 가라고 시켜라, 그러면 저기서 기다리고 있던 차가 와서 일부러 받아버리는 거예요. 그럼 음주운전 사고를 내죠. 품위 유지 관리를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징계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걸 양심상 도저히 못하겠다고 해서 그분도 퇴출 대상자가 됐어요.” 2011년 반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KT 인력 퇴출 프로그램에 대해 폭로했지만 회사는 전면 부인했다.

영화는 이렇게 회사와 싸웠던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혹은 그럼에도 생을 이어가기 위해 굴욕적인 상황을 감수하며 업무를 지속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회사의 집요하고 은근한 공격에 대놓고 역공을 시도하는 유쾌한 50대 노동자들의 이야기도 있다. 이들은 회사가 원거리 발령을 내면 분노하는 대신 시골 생활을 즐거이 해나가고, 장시간 업무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사규에 정해진 대로 출퇴근 시간을 지키고, 할당된 제품을 다 판매하지 못하면 퇴근은 없다는 팀장의 말에 “잘 있어”라고 말해버리고 정시에 퇴근한다.

 

퇴근은 없다? “잘 있어” 정시 퇴근

 

영화는 지금은 비참하지만 어쨌든 다시 행복해지고 싶은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김미례 감독의 말을 빌리면 “안정된 공간에 있음으로써 그것이 감옥이 돼버린”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것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김 감독은 <한겨레21>과의 전화 통화에서 “그간 노동운동이 가졌던 조직적 움직임과 거대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비극을 희망으로 전복하는 개인의 힘”을 이야기하고, “분열됐던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도닥이는 영화라고 전했다.

내년 초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영화는 80%까지 제작을 마쳤다. 10월 초까지 막바지 작업을 할 계획이다. 김 감독이 전세 보증금을 빼 쏟아부었지만 여전히 제작비는 부족하다. 나머지 몫은 관객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제작 지원은 소셜펀딩 사이트 ‘텀블벅’(tumblbug.com/ko/sanda2013)을 통해 할 수 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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