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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게시판이 국제워크숍 관련 글로 도배가 되고 있네요 ㅎㅎ 
저도 여기에 일조하렵니다. 

도미야마 샘의 신간 <유착의 사상>이 드디어 서점에도 풀렸답니다. 

지난 며칠 연구실에서 보셨겠지만 아직 시중에선 볼 수 없었거든요. 

아래와 같은 표지로 이쁘게 나와 반갑고도 기쁩니다.

글을 쓰신 도미야마 샘과 더불어 번역해주신 심정명샘께 오며가며 축하인사를 전하면 좋을 듯요.

표지 아래 이 책을 편집한 두루씨의 책 소개문도 함께 올려요. 공개강연을 듣고 삘 받아 쓰셨나봅니다.

<유착의 사상>, 국제워크숍 오늘의 주 텍스트이기도 하고, 금요일 출간기념회도 있고 하니,

관심과 후기 등등 많이많이 공유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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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착의 사상- ‘오키나와 문제’의 계보학과 새로운 사유의 방법

도미야마 이치로 (지은이) | 심정명 (옮긴이) | 글항아리| 2015년 2월 23일


‘오키나와 문제’를 근본부터 다시 생각하는 방법

‘오키나와 문제’와 관련한 기존 문헌 및 담론을 계보학적으로 재해석하여 오키나와를 바라보는 새로운 사유법을 제시 

일본제국 편입 후 오키나와가 겪은 극빈, 전쟁, 기지화 등의 아픈 현실은 일본이라는 국가의 부흥이라는 이름 속에 지금까지도 은폐되어 있다. 국가에 의해 버려진 오키나와는 ‘오키나와 문제’라는 틀이 아닌 ‘오키나와인들의 경험’으로부터 ‘말’을 포착해감으로써 다시 사유되어야 한다. 

국가에 의해 신문당한 이들의 식은땀에 무엇이 배어 있는가? 전후 오키나와 땅으로 돌아온 이들은 “몸은 잘 다잡고 있는 편이 좋다”며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고 말한다.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들의 태도에는 어떤 계기가 새겨져 있는가? 


* * *

“어떠한 경험에 마치 숙명이기라도 하다는 듯 오키나와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를 특정한 이들에게 부과하여 그들을 당사자로 놓은 다음, 저마다 옳다고 주장하며 장황하게 해설하는 ‘오키나와 문제’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 책에서 나는 이러한 장황한 해설이 무엇을 줄곧 회피해왔으며 어떠한 사태를 두려워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_서장 “위화를 경험하다” 中



책 소개

‘정착’ 아닌 ‘유착流着’이란, “어딘가에서 흘러온” 즉 타의에 의해 고향에서 이탈해 유랑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사유하기 위한 개념이다. 일본 제국으로의 통합과 태평양전쟁 그리고 이후의 미군기지화까지. 일본 현대사 속 오키나와는 일본제국에 편입된 후 극빈 지역에서 전쟁터로, 전후에는 미국령으로 놓였고 일본에 반환되었으나 다시 미군기지가 되었다. 국가에 의해 유기된 이 땅에서 오키나와 토착인들은 계속되는 위기의 예감 속에 살고 있다. 체제 속에서 출향出鄕한 이들은 타이완, 필리핀, 브라질, 남양 군도 혹은 일본 본토 등지로 흩어졌고 오키나와 현이라는 영토에 남은 이들 역시 군용기지의 “펜스 옆에서” 이탈의 경험을 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이들의 현실을 제대로 사유하기 위한 키워드로서 저자는 ‘유착流着’을 제시한다. 이는 일상 속에서 위화를 경험하는 이들의 언어화되지 않은 현실을 기존 ‘오키나와 문제’의 틀을 넘어 사유하기 위함이며, 여기서 “유착의 사상”이 요청된다.


오키나와의 현재를 사유하기

오키나와 근현대사에서 늘 등장하는 물음은 오키나와는 국내의 한 지역인가 아니면 식민지인가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리적으로 구획된 식민지와 국내라는 구분이 아니라, 오키나와가 우선은 계엄 상태를 계속해서 짊어져온 장소라는 점이다. 계엄 상태는 때로 주권이 부정된 식민지 또는 국가 주권의 예외상태로 이해된다. 이 두 가지는 서로를 구분함으로써 부인한다. 즉 식민지라고 말하며 국내에서 분리하고 국내라고 말하며 식민지에서 분리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오키나와는 늘 어느 쪽이냐는 물음에 노출된다. 저자는 이런 국가주의적 물음이 이미 ‘오키나와’를 제대로 사유하지 못하며, 오히려 이들을 ‘오인’하고 ‘폭력’ 속에 남겨둔다고 말한다.

식민지의 역사를 안고 항시적 계엄 상태에 놓인 당사자들과 그 지역을 생각할 때 중요한 것은 이것이 “끝나지 않았는데 끝난 것처럼 취급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쟁은 끝났으며 수탈은 종식되었다고 여기는 국가 부흥의 기조 속에서 수탈당한 지역과 그곳의 사람들은 구제 혹은 정책의 대상으로 자리매김된다. 하지만 전후니 부흥이니 하는 시간이 소위 전체 현실을 정의해나갈 때, 여전히 폭력에 노출된 채 미군기지의 철조망 옆에서 일상의 고통을 억누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선의를 가지고 ‘오키나와 문제’에 대해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명확한 언어로 오키나와가 끌어안은 부조리, 그들이 구제받아야 할 현실, 정의 등을 말한다. 반면 미군기지 철조망 옆에서 실제로 살아가는 이들은 이 풍경이 너무나 당연할 뿐 아니라 그 위험성이 너무나도 움직이기 힘든 현실이기 때문에 침묵한다. 현실 속에서 제정신을 유지하고자 침묵하는 이들과 이것을 ‘오키나와 문제’로서 말하는 이들은 때로 철조망의 위협과 포스트식민의 현실에 관해 말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명확한 말들이 대화를 지배하게 되고 이때 침묵하는 이들의 고통과 경험은 다시 유기된다. 이곳에서 오키나와를 ‘말하는’ 사람들의 국가적, 정책적 언어는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의 경험을 ‘오인’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이들의 침묵, 즉 ‘말할 수 없음’을 언어화해야 하며, 포스트식민과 이것의 극복을 논의하는 지점은 이 말해지는 것과 은폐된 것 사이의 균열로부터 확보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말이 필요 없는 폭력 앞에서 ‘말’을 확보하기


“식민지주의자가 만들어낸 세계와 직면할 때 원주민은 늘 범죄 용의자다”


저자가 인용하는 프란츠 파농의 위 구절이 보여주듯, 식민지와 비식민지, 계엄 상태에 놓인 주민과 일반 국민 같은 구분을 할 때 ‘식민지 주민’과 ‘계엄 상태에 놓인 주민’은 범죄 용의자이며, 신문의 대상이다. 실제로 오키나와인들은 전시에 잠재적 위험분자로서 감시받고, 일본제국에 대한 충성을 신문당했으며, 군대에 동원되었다가 버려졌고, 국가사업 실패로 인한 극빈 속에서 난민이 되었다.

당신은 위험분자인가? 천황에게 충성하는가? 일본 국민이 맞는가? 이런 것을 신문당할 때, 오키나와 사람들은 ‘대답할 수 없다.’ “너희들도 오인되어 사살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한 교사의 말은 신문의 폭력 앞에 놓인 이의 긴장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신문 앞에서 오키나와인은 “오키나와는 독립해야 하는데, 독립은 시켜주지 않을 테니까 좋든 싫든 일본인이 되는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신문에 대비해 천황의 어진을 가지고 다니며 ‘나는 일본인이며 위험분자가 아니’라고 외친다. 신문과 색출이라는 폭력 앞에서 “몸을 잘 다잡고 있는 편이 좋기” 때문이다. 이렇게 신문에 대비하는 그들은 한편으로는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그들의 입은 ‘나는 일본인이다’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물론 그들의 진실한 자기규정이 아니다. 그들의 불끈 쥔 주먹, 그리고 거기에 배어나오는 식은땀이 오히려 그들의 존재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저자 도미야마 이치로는 이렇게 ‘방어태세를 취하’거나 다가올 폭력을 ‘예감하는’ 그들의 ‘행위’에 그들의 진실한 ‘말’이 있다고 본다.

전시가 끝난 현재의 일본에서도 사태는 마찬가지다. 오키나와인은 여전히 이러한 역사 속에서 구성된 ‘일본인 듯하지만 일본이 아닌’ 것 같은 의심 속에서 규정된다. 미군기지 옆에서 살아가는 그들은 독립을 열망하는 ‘오키나와 현 사람들’로 간주되며 예외적인 특별법 아래 놓여 있다. 이런 상황을 저자는 ‘말이 필요 없는 폭력’이라 정의한다. 이런 국가주의적 타자화, 혹은 이들을 ‘구제’하려고 하는 양심적 지식인들의 말이 이들의 존재에 관한 ‘말’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즉 이들에게 “당신은 일본 국민이냐 아니냐”를 묻는 계속되는 신문의 시선은 이들이 ‘무엇인지’를 말하지 못하게 하는,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 폭력이다. 신문의 시선은 말의 영역을 넘어 작동하며, 그 시선의 대상에게 폭력으로서 내리꽂힌다. 그리고 이러한 폭력 앞에서 신문의 대상이 하는 말은 말로 간주되지 않는다. 지배적인 것이 될 수 있는 말은 정해져 있으며, 이 말이 지배적이지 못한 이들의 말과 개성을 배제한다. 이러한 사태 앞에서 배제된 ‘말’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 이것이 저자의 근본 물음이자, 오키나와를 제대로 사유하기 위한 시작이다.



그들만의 일이 아니다

말이 필요 없는 폭력과 이를 통한 말의 배제란, 오키나와인들 혹은 피식민자들만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프란츠 파농은 피부색만으로 마르티니크인인 자신을 식민지 원주민과 오인한 경관에게 신문을 당한 적이 있다. 경관은 원주민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가버렸지만, 여기서 파농은 역시 ‘말이 필요 없는 폭력’을 직감한다. 즉 어떤 말 이전에 ‘그렇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작동하는 구분과 배제의 폭력, 상대의 말을 듣지 않고 원주민이냐 아니냐라는 구분을 위해 행사되는 신문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원주민이든 아니든, 또는 오키나와인이든 아니든 신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의미한다. 저자는 여기서 폭력을 회피할 수 없으며 스스로가 폭력에 노출되어 있음을 감지하는 파농을 본다.

오늘날 국가에 의해 버려진 사람들은 숱하게 볼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다시 전면에 드러난 국가 폭력의 사태도 마찬가지다. 명백한 위험을 숨기는 데 급급한 국가, 현재진행형의 위기 상황에서 고작 ‘일본’이라는 공허한 구호를 내세우고 또 매달리는 이들의 심성 속에서 저자는 다시금 말을 배제하고 필요한 말을 들리지 않게끔 만드는 ‘말의 폭력’을 본다. 국내에서도 국가와 제도의 폭력은 나날이 기승을 부린다. 세월호라는 비극 앞에서 말을 잃은 사람들, 누구의 필요인지 모를 고압송전탑 설치를 명분으로 삶터를 빼앗긴 사람들, 직장에서 일하다 다치고 죽어갔지만 억울하다는 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말을 ‘말’이 되지 못하게 만드는 폭력적인 말들은 사실 말 이전에 작동하는 폭력임을 이 책에서 저자는 드러내 보이고 있다. 

배제된 말을 들리게 하는 일은 보이지 않게끔 된 것, 형용하기 어렵지만 존재하는 것을 말로써 확보하고자 할 때에 가능하다. 예컨대 정착해 사는 듯 보이는 오키나와인의 현재에서 유랑과 이탈을 읽어내는 것, 그로 인해 ‘유착’이라는 사유 영역을 확보하는 것은 오키나와인의 ‘말’을 가능케하기 위한 하나의 시작이다. 여기서부터 그들의 사상은 가능하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735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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