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편지를 보내주세요
저희는 수유너머R이라는 연구공동체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입니다. 저희들 중 누군가는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와 아버지이고, 저희들 중 누군가는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며, 또 누군가는 집안일이나 직장일을 마치고 불이나게 튀어와서 책을 읽고 글을 함께 쓰는 주부나 직장인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우리가 읽는 글들, 우리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가 참 슬프고 때로는 화가 치밀고, 또 때로는 답답해서 가슴을 치게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집에서 쫓겨난 사람, 알바를 전전하다가 학업을 포기한 사람, 고용불안은 커녕 아예 직업조차 갖지 못한 사람, 죽어나가는데도 정치인이나 언론이 외면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왜 이리 많아졌는지 모르겠습니다. 각기 사연은 다른데 모두가 내 이야기같고 우리 이야기 같습니다.
며칠 전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혼자서 아무 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저기 현장에서 자신과 처지가 같은 부모들의 말을 들었답니다. 부양의무제 폐지, 활동지원시간 확대, 가족 지원 등등 어떤 의사한테도 들을 수 없는 말이었지만, 자신의 아들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은, 피부에 와닿는 말이었답니다. 저희는 이것이 우리의 출발점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줄 수 없는 말과 힘을 같은 처지의 시민들이 준다는 것 말입니다.
입에서만 맴돌았고 가슴에만 묻어두었기에 우리 자신을 아프게 했던 그 말들을 서로에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처지를 서로에게 알렸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말이 나를 살리고 내 이야기가 당신을 살립니다. 왜냐하면 저는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일명 ‘아이유편지’를 서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자기 처지와 생각을 담은 짤막한 편지를 쓰고 사연의 마지막에 “저는 당신입니다. I am You.”라고 적어 트윗이나 페이스북에 올려주세요. 저희에게 보내주시면 더욱 좋겠습니다(suyunomo@daum.net). 그러면 저희가 그 편지를 맛있는 떡과 함께 예쁘게 포장해서, 5월 1일에 시민들에게 돌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길 기원합니다.
아이유 편지 제안자 일동 올림
P.S. 시민들에게 나눠줄 편지와 떡은 이렇게 포장됩니다.
우왕! 재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