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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일정을 마치고 18일 월요일부터는 자유롭게 지내기로 했습니다만, 저의 입장에서는 비로소 송쭈앙의 배경에 대해 알게 된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10년 전, 가난한 예술가들이 거주하며 작업할 수 있는 송쭈앙 예술인 마을을 조성하고 미술 뿐 아니라 독립영화인들을 위해서 영화펀드를 만들어낸

리시엔팅 Li Xianting 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Li_Xia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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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4회가 되는 베이징 독립영화제 뿐 아니라 필름스쿨도 여는 그 공간에 샤오동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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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에는 영화제 카달로그의 이 은유적인 발전기 이미지 때문에 당국에 의해 모든 영화 아카이브를 빼앗기고 영화제도 열지 못했다는..)

중국에서 'independent film'의 의미는 검열에 의해 결코 상영할 수 없는 영화를 뜻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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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문은 24시간 cctv가 지켜보고 있고 밤에도 환하게 비추어서 드나드는 사람들을 감시한다네요..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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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미나's 레스토랑에서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디너 파티에 초대되었어요:)

미나는 리씨엔팅의 오랜 친구로 그의 집은 바로 이 식당 옆에 있더군요. 그는 원주민들과 어우러지는 송쭈앙 예술인 마을을 조성해서

미나와 같은 예술가들이 이렇게 식당도 열어 생계를 해결하고 작업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었는데...

허허벌판 시골이었던 이 지역에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아름다운 동네가 되자

정부는 예술가들을 배려하는 자유로운 국가인 것처럼 선전하는 한편, 이 지역의 임대료를 급격히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은 국가가 젠트리피케이션의 주동자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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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큰 레스토랑이어서 깜짝 놀랐는데...다행히 초창기 때  30년 임대 계약을 했다는 미나는

자신의 예전 영화 <Sign Language Time>의 주인공이었던 청각장애인 여성 배우(그녀는 이제 이 식당의 매니저로 일함)를 비롯,

약 20명의 청각 장애인을 스탭으로 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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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미나와 수칭이 손수 인테리어를 했다는 식당 곳곳엔 미나가 디자인한 큰 테이블이 있고,

리씨엔틴이 써준 글씨도 있는데 사진촬영은 깜박하고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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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Free and Easy>의 감독과 그의 스탭들도 오고..

그는 또 다음 영화(중국 자본주의가 가져온 붕괴를 이야기하는..)를 촬영하러 내일 북동 지방으로 떠난다는데..

이창동과 아키 카우리스마키 영화를 좋아하는 공통점 때문인지 그의 영화적 열정과 신실함에 급 친밀감이 들었습니다.

제작비 펀딩 없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영화를 완성해 해외영화제에서 상영하는 그의 영화는 중국에서 결코 상영되지 못 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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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쭈앙 빌리지에 속하는 시골 동네 라마 빌리지 노점에서 저울에 달아 파는 과일을 사서 함께 나눠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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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6일간의 일정 동안 이들과 즐겁게 대화할 수 있었던 것은 각자 외롭게 떨어져 혼자 작업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공동체를 만들어 공생하려는 노력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블록버스터를 꿈꾸는 상업영화라든지, 칸느 베를린 같은 큰 영화제에 관심을 두는 게 아니라 매번 작업할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어려운 과정, 그 과정을 함께 해나가는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이번 상영과 같이 작지만 소중한 상영회에 의미를 두고 있는 샤오동, 미나, 수칭과의 인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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