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너머 104내 성폭력사건에 대한 탈퇴회원들의 입장

탈퇴회원 2018.04.12 00:46 조회 수 : 6047

수유너머 104내 성폭력사건에 대한 탈퇴회원들의 입장

 

저희는 이번 미투 선언에 대한 수유너머의 대응 방식에 항의하여 연구실을 탈퇴한 '전'회원들입니다.
각자의 판단에 따라 서로 다른 시기에 연구실을 나왔지만, 일련의 문제들에 대한 공동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성명서를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피해자는 가해자의 4월 8일자 최종 사과문을 수용했음을 밝힙니다.
그러나 수유너머104(이하 수유너머)는 사건 보고 이후에도
피해자에 대한 접촉이나 사과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회원을 탈퇴한 우리가 공동 성명서를 작성하게 된 이유는, 남은 회원들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이 사건의 해결과정에 있어서 수유너머 측의 부적절한 대응과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의사결정구조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단지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탈퇴한 것이 아닙니다.
수유너머가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미투 선언을 공동체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여 해결하려 하지 않았고,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의 요구사항을 절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봉합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거듭되는 회의 과정에서 더 이상 우리의 다른 목소리가 받아들여질 여지가 없다는 무력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는 미투 선언을 하면서 이것이 단지 자신의 문제 뿐 아니라,
연구실에 만연한 성차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지자들 또한 사건 해결 과정에서 이 점을 강조하며,
이번 사건이 단지 징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부 수칙 제정, 젠더 감수성 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건의 하였습니다.
그러나 수유너머 측은 이 문제의 본질적인 면을 들여다보고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며 연구실의 위계적 구조를 반성하려는 태도가 아닌,
수습의 태도로 일관해 왔습니다.

 

1. 수유너머는 이번 사건을 ‘성폭력’ 사건으로 규정하고 가해자를 ‘가해자’로 명명하기를 거부하였습니다. 

지난 3차 회의에서 최종 합의안 - ‘가해자에 대한 5년 자격 정지’라는 징계결정이 났습니다.
그럼에도 수유너머 측 핵심 연구원들을 비롯한 적지 않은 회원들은, 최종 공지에 ‘가해자’와 ‘징계기간 5년’을 명시하는 것을 거부하였습니다.
거부에 대한 근거는 징계기간에 대한 피해자의 요구를 최대한 받아들이는 대신,
가해자의 신원 보호를 위해 공지문의 공개수위를 조절한다는 내용을 3차 회의에서 합의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피해자와 지지자들이 이해한 공개수위의 조정은 가해자의 신상을 유추할 수 있는 사실 적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유너머 측 핵심 연구원들 중 상당수는 이번 사건이 ‘성폭력’이 아니고 피해자는 존재하나 ‘가해자’는 존재하지 않고
우리가 합의한 기간은 ‘징계’가 아니라 단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분리기간’ 일뿐이다,
가해자를 ‘가해자’로 명명한다면 징계기간을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였습니다.

 

그 주장들은 지난 3차 회의의 합의안이 피해자가 고발한 피해사실을 제대로 인정하고 공동체 문화 해결을 다짐하는 데서 나온 것이 아닌,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내부적으로 수습하기 위한 절충안이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들이었습니다.

 

2. 수유너머는 동일한 가해자에 대한 피해사례 4건이 추가증언으로 확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이 직접적인 징계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최종 징계 결정 사유에 포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참조사항’으로 삼자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의견 개진의 근거나 성폭력 판단여부의 근거로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피해 사례들이 “우리 공동체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며 심지어 10년 전의 일도 있다”는 식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미투 운동은 단순히 한 개인이 당한 성폭력 문제를 고발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속해 있던 조직문화에 문제를 제기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운동입니다.
또한 피해자가 그 동안 권력 관계 때문에 밝히지 못하고 있던 피해사실을 공론화시키고 연대를 요구하는 운동입니다.
그러나 수유너머는 이런 미투 운동의 본질을 보려 하지 않고,
이번 미투 선언을 단순히 일회성의 사건으로 파악하여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진실공방’으로 접근하려 하였습니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4차 회의에 참석한 회원들 중 성폭력이 아니라는 회원들의 판단에 가장 중요한 근거로 작용하였습니다.

 

3. 수유너머는 사건 해결 과정에서 피해자와 지지자들에게 무수한 2차 피해를 입혔습니다.

수유너머는 가해자를 징계하는 것 또한 가해자에 대한 ‘폭력’이라는 식으로 프레임을 만들어 가면서
그 와중에 피해자가 볼 수 있는 회원게시판에 미투 운동을
조리돌림, 마녀사냥, 심지어 제노사이드 등에 비유하는 글을 올리며 2차 피해를 입혔습니다.
또한 4차 회의에서 젠더 감수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회원들이 돌아가며 이번 사건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판단을 이야기하도록 내버려둠으로써,
무수한 2차 가해성 발언이 쏟아지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애초에 피해자 앞에서 하지 못할 말은 하지 말자는 몇몇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회의를 피해자에게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하면서까지 자신들의 ‘마음대로 말할 권리’를 지키려 하였고,
이 회의에서 충격을 받은 회원들이 이튿날부터 연달아 탈퇴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4. 수유너머는 이번 사건의 원인이 연구실의 위계적인 문화와 권력구조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부정하였습니다.

피해자가 이번 사건이 회원과 비회원과의 위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유너머의 핵심 연구원들은 이 점에 대해 줄곧 부정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위계는 회원들 사이에서도 작동했습니다.
거듭되는 회의에서 핵심연구원들은 ‘진실공방’이나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합의를 도출하려는 접근방법 이외의 이견에 대해서는
‘적대의 정치’나 ‘감정적’이며 ‘극단적’인 판단이라고 주장함으로써 폐쇄적인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더 나아가, 수유너머 핵심 연구원들은 이번 사건의 해결과정에 있어서,
피해자와의 연락망, '공동체수칙제정' 이나 '젠더교육기획' 등의 TF, 고충처리 위원 등의 추후 조치는 신입회원에게 떠넘기면서도,
조사위원회를 구성함에 있어서는 신입회원은 ‘공동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공동체내 권위와 위계에 대한 문제제기는 회의에서 제대로 된 안건으로 채택되지도 못한 채 번번이 묻혔다는 점을 밝힙니다.

 

이에 우리는 수유너머 104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합니다.

1. 수정 전의 사건 관련 최종 공지문이 피해사실을 피해자의 동의 없이 게시하고,
선택적인 사건의 기술로 2차 가해를 유도한 것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십시오.

 

2. 가해자의 ‘가해자성’에 대한 인정, 이번 사건이 ‘성폭력’ 사건이라는 인정 없이
가해자 피해자 의견의 절충으로 문제를 봉합하려고 한 점에 대한 해명과 사과문을 발표하십시오.

 

3. 피해자와 지지자들이 요구했던 ‘징계기간 5년’이 단지 이번 사건 뿐만이 아닌, 동일한 가해자에 의한 4건을 참작한 요구였음을 최종 공지문에 기술하십시오.

 

4. 사건 해결 과정에서 피해자와 지지자들이 거듭 2차 가해성 발언에 노출되도록 한 점을 사과하고,
더 이상 이런 발언들이 수유너머 홈페이지에 게시되거나 댓글로 달리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주십시오.

 

5. 이번 사건이 수유너머의 위계적인 문화와 권력구조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것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회원제도 개선, 공동체 수칙 마련, 전체 회원 대상 젠더감수성 교육 이수 등)를 마련하여 공지하고 실행해 주십시오.

 

6. 1차 회의에서 피해자에 대한 공동체 차원에서의 사과문을 발표하기로 한 결정을 실행에 옮겨 주십시오.

 

7. 해당 사건 관련글 및 공지사항을 더이상 ‘소소한 일상’ 게시판이 아닌, 홈페이지 첫 화면의 단독 배너 혹은 팝업을 만들어 게시하여
공동체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해결과 개선의 의지를 보여주십시오.

 

2018.04.11

탈퇴회원 고산, 김현수, 박예지, 심아정, 윤영실, 장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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