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에 계란을 던지는 듯한 소모적인 기분에 지쳐 더 이상 논쟁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 글을 보니 상황이 너무 심각해 보여 또 글을 적습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미투 운동의 의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계시군요.
당신의 친한 친구가 성추행범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별로 친하지 않던, 낯설기까지한 다른 세대의 사람이 성추행의 피해자입니다. 그 낯선 타자가 내 오랜 친구를 고발합니다. 그러면서 그게 진실이고 정의랍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게 바로 기성세대가 직면한 미투 상황입니다.
당신들이 정의로웠던 80년대는 이미 갔습니다. 내 주변 사람들이 다 그게 맞다고 하고 그 신념을 지키는 게 곧 사회의 정의였던 시대는 갔다는 겁니다. 당신은 더 이상 가난한 대학생이 아니고, 당신의 친구들은 배움에 대한 열망과 정의를 위한 신념에 가득 찬 사람들이 아닙니다. 당신들은 이미 사회 각지에서 한 자리를 차지해서 부족할 것 없이 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고,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로 다음 세대의 존경을 받거나 그들을 직원으로 또는 학생으로 거느리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자리에 오르시니, 이제 보이는 풍경도 달라지셨겠죠. 친구들이 모두 함께 사이좋게 지내는 곳에서 살고 계셔서 참 편하고 좋으시겠습니다. 고집 꺾고 양보만 하면 평화가 찾아오는 세상에서 살고 계신다니 부럽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두셔야 합니다. 당신들이 지금 이 곳을 살기 좋게 느낄 수록 사회의 부조리를 체감할 수 있는 감각이 무뎌지고 속세의 논리에 익숙해졌다는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미투운동은 아마 당신들에게 매우 위협적으로 다가올 겁니다. 왜냐면 미투운동은 새로운 세대의 정치운동이기 때문입니다. 랑시에르가 말했듯이 정치는 몫 없는 자들이 자신의 몫을 주장하는 운동이죠. 미투운동은 몫 없던 자, 피해를 입어도 그것을 혼자 감내할수 밖에 없었던 자들이 자신도 한 사람으로서 셈해질 권리를 주장하는 운동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는 몫은 당신의, 그리고 당신 친구의 몫의 일부를 빼앗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몫'은, 당신들에게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몫은, 사실 당신들이 부당하게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당신들이 과거에 타도했던 부패정치세력과 부르주아들의 몫이 그랬듯이요.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 당신들이 지탄하던 부당한 것들이 멀리서도 한 눈에 보이는커다랗고 자명한 것들이었다면 이번의 운동이 타겟으로 하는 것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미시적으로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것들이란 겁니다.
당신들이 부당하게 갖고 있던 몫은 이런 것들입니다. 어린 여자에게 성적인 농담 한 번 건넬 권리, 술 취했을 때 가볍게 한 번 신체를 터치할 권리,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도 원하는 것이라 착각하고 마음대로 행할 권리, 그래놓고 기억이 안난다,몰랐다고 할 권리, 상대방의 상처와 마음을 단 한 번도 생각해 볼 필요도 없었던 권리 말입니다. 어쩌면 자신이 겪은 피해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권력의 편에 서면 얻을 수 있는 권리를 누리신 분도 계시겠죠.
미투운동은 일상 속의 관계를 지각하는 감각 자체를 변화시키기를 요구하는 정치운동입니다. 내게 지각되지 않는다고 해서 남들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모른다고 해서 없는 일은 아닙니다. 내게 폭력이 아니라고 해서 남에게도 폭력이 아닌 건 아닙니다. 왜 그걸 모르십니까. 부지불식간에 모든 사건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보편자의 위치에 자기 자신을 당연스레 놓고 있었기 때문에 범할 수 있는 치명적인 오류가 아닐까요. 이번 사건은 단순히 지금 이 사회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지니고 있는 '공통감각'에 의해서 단순히 판결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타자와 소수자를 대하는 데 있어서 둔감했는지를 되돌아보고, 이전엔 폭력이 아니라 생각했던 것을 폭력이라 주장하는 타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자신이 갖고 있던 '감각'을 바꾸어나가는 고통스럽고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익명씨가 갖고 있는 공통감각, 그리고 말씀하신 평화의 논리는 오직 당신과 친구들 사이에서만 원활하게 작동할 뿐, 새로운 세대의 약자에게는 그들을 억압하고 짓밟는 도구가 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셔야 합니다. 지금 여기에 쓰신 온갖 구구절절한 평화의 언어들이, 항시적인 전쟁 상태에서 살고 있는 소수자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끔찍한 폭력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글에 쓰신 웃음 이모티콘이 소름끼칩니다. 지금 피해자는 다시는 연구실에 돌아올 수 없게 되었고, 그를 지지하던 회원 10명이 자신의 연구생활을 포기하고 연구실에서 나왔는데 뭐가 그리 대수롭지 않고 마냥 괜찮으신가요?
시인 뮤리엘 루카이저가 말했듯이 여자들이 말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세계가 여기저기서 폭발하고 있는데 당신들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평화'를 유지하려고 할 수 있나요?
저는 지금 아주 비참하고 막막합니다. 장난이라도 웃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연구활동을 하려던 이곳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해자의 잘못 때문에, 한 달간의 소중한 시간을 오직 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쏟아붓고도 결국 합의에 실패하여 연구실을 나오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억울합니다. 왜 제가 쫓겨나야 했던 걸까요? 왜 이런 사건에서 항상 피해를 보는 것은 피해자와 그 지지자들일까요? 무엇이 폭력인가요? 가해자를 '가해자'라 부르는 것이 폭력인가요, 아니면 가해자를 '가해자'로 부르는 폭력을 막기 위해 애쓰다 결국 피해자와 그의 지지자들이 다시는 연구실에 돌아올 수 없게 만들 지경으로 사태를 만드는 것이 폭력일까요? 이 둘이 같은 선상에서 논의될 수나 있는 폭력인 걸까요? 학위도 돈도 명예도 그리고 우리를 감싸주고 이끌어 줄 든든한 '친구'도 가지지 못한 피해자와 저는 이제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요.
참담한 심정에 글을 남깁니다.
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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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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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씨
아! 그리고 돌아오세요! 아마 모두 환영 하실 꺼 (같)에요! 싸우고 나면 화해도 하고 그러는 거죠. 뭐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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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힐데님 글을 읽고 울었습니다.
그냥 막 속이 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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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ㄷ
피해자의 글이 올라오고 이 순간까지 본업도 내팽개치고 게시판만 보고 있었습니다 비회원도 이럴진대 탈퇴한 회원들은 어떨지 자꾸 눈물이 나네요
익명씨님 말마따나 유쾌하게... 수유를 쎄게 넘자든가 수유를 훌쩍 넘자든가 그러고 싶은데...
마음이 수유너머 앞에 붙박혀 아직은 움직여지지 않네요
폭풍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는 분들은 조금 더 기다리셔야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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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씨
그래요 당장은 무리일테죠. 마음이 풀어져야 화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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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힐데님 글에 눈물이 나네요...공감하고 함께 아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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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힐데님 글을 이렇게 잘 쓰시니 왠지 앞날이 창창할 것 같아 슬픈데도 마음 한켠은 환해졌습니다.
그래도 눈물은 계속 납니다.
수유너머관계자분들은 그후로 침묵이시네요. 좋은 소식 들려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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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어떤 소식을 기대하시는지.. 게시판에서 얼쩡이는 저는 이해가안가고 감이 안잡히네요. 무엇을원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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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중인 비회원
저는 이런 사태가 터지기 전에 세미나를 관두고 나온 비회원입니다. 길지 않은 시간들이었지만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고 세미나를 통해 배운 것들과 더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등을 돌리기까지 적잖은 고민과 갈등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세미나를 더 이상 나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계기 역시 기성 세대 남자 몇 분이 의식하지 못하고, 사소하다고 생각해서 하는 행동들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사태를 지켜만 보려했지 참여는 하지 않겠단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힐데님의 글을 읽고 가슴깊이 공감하여 결국 참지 못하고 결국 댓글을 달게 되는군요. 저는 사태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인지는 모릅니다. 그리고 제가 이 공간에서 겪었던 불쾌함은 괴랄한 저의 예민함이 증폭시킨 아주 사소한 문제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안이 크고 작든, 힐데님이 지적하신 '일상의 관계 속에 미시적으로 스며들어 있는 것들의 무감각함' 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에게 있어서는 이러한 문제들은 굉장히 민감한 사항들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너무도 무감각하게 침투되어있기에 여성들의 체험들은 언제나 사회적으로 말할 수 없고 항의도 할 수 없는 사건들이 되고 맙니다. 이런 챗바퀴는 암묵적으로 끊임없이 사회적 방패가 되고 재생산되지요. 남자들은 "나는 네게 동등한 개인일 뿐이지, 정치적 힘을 휘두르는게 아니야!"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소한 터치 하나라도 이런 식의 정치적 지반 위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자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공간에 정이 있었기 때문에 외면하지 못하고 게시판을 서성이고 있습니다. 마음 한 측에는 "왜 내가 공부를 하러 간 공간에 내가 등을 돌려야만 했나"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미시적 관계 속에서 여자들의 체험은 말할 수 없는 것이 되고 그러한 악습들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것에 분노가 치밀기도 합니다. 그러나 또 한 측으론 내재화한 사회적 언어에 따라 '혹시 내가 너무 예민한걸까' 하는 생각 속에서 갈등도 합니다. 어찌되었든 (여성)젊은이들이 이런 문제들 때문에 스스로 학문적 공간을 포기하고 단절을 하게 만드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 아닐까요. 그 본인에게 있어서도 이러한 사회적 공간에 있어서도요. 침묵 안에서 여성들의 자발적인 고립을 부추기지 않는 민감한 사회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족한 한마디를 참여해 보네요. 수유너머라는 공간을 넘어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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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힐데님. 님의 눈에는 세상과 다른 사람들의 삶이 그렇게 단순해보이나요? 한달 아니라 10년을 매달려도 그런식으로는 합의도출 못합니다. 일반화 그리고 편가르기 하지 마세요. 학위도, 돈도, 명예도, 친구도, 젊음도, 이른바 '젠더감수성'(이건 안타깝게도 하루아침에 길러지는게 아니라서요)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대다수인 세상입니다. 합의도출 못한 거 남탓하지 마세요. 혼자만 억울하고 속상한것도 아니구요. 소모적인 거 알면서 이런 글을 왜 쓰시는지. 하도 기가막혀 댓글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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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데
뭐가 두려워서 실명이나 원래 쓰시던 닉넴으로 글을 쓰지 못하고 '친구'란 이름 뒤에 숨어서 댓글을 다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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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일반화된 편가르기가 맞지 않나요?? ㅜ 그리고 여기 지금 거의 대다수가 익명으로 글쓰고 있는데 콕 집어서 그렇게 익명성 운운하지 마시고.. 잘쓰는 글로 한번 더 설득? 시켜보심은 어떨지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원하는게 무엇인지 진정 궁금합니다. 당신 원하는 상태로 모두들 짠! 변신해주길 바라나요? 무얼 원하세요? 그러지 않을겁니다. 그럴수없고요 그러고 싶지도 않고요. 지금 연구실을 떠나신 분들처럼 날카롭게 비판하지 않아도 꾸준히 묵묵히 배움의 길 그 자체를 걷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 알아주세요. 아주 힘들고 불쾌합니다. 이런 글 보고싶지 않아요. 가해자 피해자를 떠나서 당신들이 하는 것들 때문에 당신보다 더 보통인 사람들도 다같이 피해자가 될수도 있다는것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한가지 문제로 100년을 당신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연구하시나요? 당신의 세계가 전부인양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원하는게 도대체 무엇인가요?????? 정말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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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지나간다
진정하세요 나그네여 그대가 걷는 배움의 길 끝에 깨달음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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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주제넘는 참견이지만.. 이 사태를 해결하는데 안정으로 도피는 최선이 아니라고 봅니다. 평화는 좋죠. 평화로운 배움의 분위기 얼마나 이상적입니까.. 하지만 이미 균열을 발견했고 평화롭기에는 너무 멀리 가버린 상황에 눈 감고 평화를 외치는건 더욱 심연을 깊게 만드는 일 아닐까요? 진정한 평화는 10명 중 6명의 사람이 아닌 10명 모두가 평화롭게 공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울게되는 4명을 방치하고선 억지 미소를 짓게 된다면 남은 6명 중에서도 언젠가는 이렇게 떠나는 분들도 생기지 않을까요. 표면적이기만 한 평화는 침묵을 강요하는 또 다른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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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합의도출이라...게다가 소모적...친구님 글을 보니 뭐가 문제였는지 알겠네요. 왜 피해자분이 제로섬 게임 그만하라고 하셨는지...하루아침이 문제가 아니라 친구님같은 마인드면 평생을 어렵겠어요. 심지어 가해자의 사과글까지 바보로 만드는 글 잘 봤습니다. 무엇을 위해 이런 글을 쓰시는지 제가 더 기가 막히네요. 젊음이 사라져서 억울하신 건 아니구요? 친구가 필요한데 없으시면 왜 그런지 생각해 보세요. 아마 여기 들어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령 반대 의견이라도 힐데 님같은 진심이 담긴 어른의 글을 기대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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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평생을 어려운 마인드라 생각해서 고쳐주고 싶으신가요? 그건 아니것 같아보여요 그저 책망하고 비난하시는 것 같이 들리기만 합니다. 젊음 젊음 하시는데..... 너무 저렴한것 같습니다. ㅠㅠ 젊음이 그리도 대단한것인지요? 젊음으로 기성세대를 부수는게 그리 대단한가요?
그리고 그 뺏은 자리에 서서 기성세대가 되고자 하십니까?
그리고 또 다시 젊은 세대에게 '빼앗'기시구요...
그렇게 하세요~ 각자의 세상 속. 각자의 관점 속.
ㅠㅠ 정말............. 보통보다 못한 인간으로서 댓글도 한줄 안달고 있다가 손가락 움직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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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화가 많이 나시고 맘이 많이많이 아프신 분들께..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드리면 좋겠습니까? 아까 위에 어떤 분이(나도지나간다) 진정하라하셨는데...
제발 좀 먼저 화가많이 나신 분들부터 진정하시길 바랍니다.. ㅠㅠ
화가 그렇게 많이 나셔서.. 너무 아프시고.. 힘드시고... 슬프시고...
속상하시고...
그럼 어떻게 해드릴까요?? 그 어떻게에 저같이 아이디도 없는 사람
아무도 아닌 그런사람도 뭘 해드려야할것만 같아요.
어떻게..?? 무엇을?? 말씀을 좀 해주시지요...
제발.
수유너머분들께! 라는 글로 많은 것들을 요구하셨는데... ㅠㅠ
글도 어렵고 매우 추상적이라서 구체적으로 말씀부탁드려요.
추상적인건 말 사이사이로 의미가 마구마구 미끄러지고 나름의 관점으로 오해도 많으실것 같아서요..
부탁드려요~
제가 댓글로 무엇을 원하시는지 세번 물었는데 아무도 답을 안다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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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감
저도 지나가던 사람인데요, 밑에서 피해자분이나 피해자 대리인분이 이미 다 얘기하시지 않았나요?
가해자를 가해자로 인정하고 징계 정확히 이행하고 2차가해 하지 말고
조직보위에나 신경쓰기보다는 문제의 책임있는 해결을 위해 외부인들에게 사태를 명확히 알리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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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가해자를 가해자로 인정안한건가요? (가해자가 이미 사과글 올림)
2차가해 안하고 있는것 같은데요??? ( 또 뭐라고 긴 글을 쓰실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단어나 그런게 맘에 안드실테니까요...)
문제의 책임있는 해결을 이해 외부인들 누구에게까지 알리죠? 적극적으로 알려야하나요? 세상 모든 성폭력을 적극적으로 알려야하나요?
속해있는 집단마다 모두 모두 다 알게요? 신문 1면이요??? 아니면 인터넷 실검이요? 어디에요?
그리고 외부인들에게 사태를 명확히? 알리려다가 철태를 맞은것 같던데...2차가해라고요
말 한마디 단어 하나 잘못쓰면 한페이지 글써서 올리시면서, 질책만 하시던데......
명확하게? 진짜 명확하게 모든 걸 다올리면 2차 3차 피해라고 하지 않으실까요?
무엇을 명확히 하라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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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감
밑에 글들 잘 읽어보세요...원래 공지글에 피해자 동의없이 사건 경위 자세하게 써서 욕먹고 나중에서야 수정한 거 안보입니까.
가해자를 가해자로 명시하는 것 자체에 반대하는 사람들때문에 10여명정도가 거기에 반발해서 탈퇴했다는 내용 안 보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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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당신과 이 일에 직접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요구하는 바는 명백히 다른 것 같습니다.
당신은 폭력의 내용이 모두에게 납득, 혹은 자신에게 납득되도록 까발려지지 못할거면 더이상 문제 만들지 말라고 외치고 계시네요. 누군가의 실망과 상처는 각자의 몫이고 조용히 사라지길 바랄 뿐, 이 공간에 해가되는 위험 수준이겠지요.
가족과도 같은 공동체에서 일어난 일을 처리한 과정에서의 무책임성, 혹은
가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협상, 그럼으로써 더욱 상처받은 피해자 분과 그 지지자들...
이곳이 아무리 하찮다 하여도 정당한 대처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앞으로 나아지길 바라는, 상처입은 자들을 보듬는 목소리가 시끄럽습니까?
세상이 이분법으로 나눠질 수 없듯이 이제 이 사건은 가해 피해의 논리가 아닙니다.
정말 눈치도 없고...잔인한 성격이신 거 같아서 한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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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젠더감수성은 그야말로 감수성이라 뭐라 딱히 말하기 어려울듯 합니다. 저 아래 솔라리스님 글에 원더랜드라는 분이 댓글로 아주 잘 정리해주셨어요. 도움들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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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저도 힐데님 재능을 아끼는 사람이지만 독해력 자신하며 말씀드리는데 이 글은 제가 본 힐데님 글들 중 최악입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피의자 교육은 생각하지 못했는지 등등 사건에 대해 많은 의문들을 해소시키며 오히려 판단에 엄청난 역효과를 줬습니다.
무엇보다 아재혐오 때문에 미투를 세대전쟁과 아재사냥, '아재살해운동'으로 변질시키지 마시기 바랍니다.
더구나 피해자 중심주의와 무한확장된 2차가해 개념으로 구성된 전제적 피해자 권력에 소수자 감각의 특수성으로 그렇게 간단히 공통감각까지 무시해버리면 당신들은 초감각의 세계로 승천하게 됩니다.
다 양보하더라도 당신들 때문에 구체적 사건 내용은 비밀에 부쳐진 채 평생 성폭력범이란 더러운 이름을 달고 살아가야 할 상대방의 입장을 한번 더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식으로 논쟁이 계속되다간 정말 돌이킬 수 없게 될 지 모르니 일단 다들 돌아오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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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아래 솔라리스님이 쓴 글 봤는데...남자로 살아가는 게 부끄러운 요즘입니다...라고 여성들이 요구하지도 않는 고해성사를 하셨네요.
이렇게 남의 일인 양 다정하게 말하는 건 쉽고, 막상 어린 친구들의 이야기는 너무 가볍게 느껴지는 건지 진지하고 따뜻한 위로의 글 하나 못 써주시나요?
솔라리스님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아재혐오를 하지도 않았는데 첨듣는 단어를 꺼내셔서 괜한 분 소환한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어른의 나약한 모습보다는 방향을 잡아주는 든든한 모습을 기대하는 게 너무 과한 것 같아서 오히려 외롭고 안타까워요.
위선일지라도 그런 걸 바란 게 아닌가 싶은 마음이에요. 게다가 이런 문제로 연구실에 피해가 갈까봐 지겨워하는 분위기...
일 생기고 오래 기다리신 분들도 계시고, 지겹다고 윽박지르는 분도 계시는데 "아재살해운동'이라는 표현에 기가 막혀 글을 쓰고야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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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ㄷ
"피해자 중심주의와 무한확장된 2차가해 개념으로 구성된 전제적 피해자 권력"
독해도 잘 안되고 배운바도 워낙 얕아서 열심히 공부하려고 늘 노력중입니다만 이렇게 말씀하시고 돌아오라 하시니 한말씀 올리겠습니다. 비회원인 제가 봐도 수유너머에서 전제적 권력은 다르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만약 전제적 피해자 권력이라면 탈퇴라는 극단적 방법을 쓰면서까지 저들이 쫓겨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전제적 권력은 다수의 의견을 엎을 수 있는 힘에 있겠지요. 이제 피해-가해의 상황은 지나고 권력의 문제로 전환되어 보입니다. 권력의 문제가 아니라 편가르기일뿐이라고 하신다면 저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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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서울대 담배녀 사건 등등을 포괄해 말씀드린 거지 이 사건 집어서 언급한 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시고 어쨌든 일단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엸씨미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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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ㄷ
슬프게도 자본주의 세계체제에 푹 빠져있었는데 탈식민 세미나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더욱 슬픈 것은 제가 보기에 탈퇴한 회원들이 가해자마저도 지키기 위해 애를 쓰고있는 것이 보이네요 상황을 진창으로 끌고가지 않으려고 가해자를 위해 공식적인 표현들을 조심하는 저들을 비아냥대는 댓글을 보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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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독해력이 정말 뛰어나시네요..
안녕하세요! 익명씨입니다!
우선 저는 여러분들과 비슷한 또래이고 헤테로 섹슈얼이 아닌 비루한 현재를 살고 있으나 찬란한 미래를 꿈꾸는 사람입니다. (제 글이 좀 올드 했나요? ㅠㅠ)
무튼 이쯤하면 제 소개를 한 것 같고.
저도 미투 운동! 지지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운동이 성공하지 못해도 저는 좋아요!
아 다시, 저는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진행되지 않아도 좋아요!
어떤 방식으로든 바뀌게 될테니까요. ^0^(이모티콘 소름 끼친다고 하셔서 다른걸로 좀 바꿔봤어요.)
저는 제가 원하는 세상이 오길 바라며 목소리도 내고, 실천도 하고, 아 또, 공부도 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데에는 갈등이 따를 수 밖에 없을지도 몰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과정이 고통스럽지 않았으면 해요. (물론 바램이겠지만요.)
==가청 주파수 20-15,000Hz(귓속말), 사실 윗세대들은 자신의 이상과 삶을 너무 일치시켜서 고통받은 어리석은 세대라고 생각해요.==
어느 시대를 살았던간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원했던 세상에 살지 못해 고통받았던 것 같아요.
저는 우리 세대는 조금 달랐으면 좋겠어요.
투사가 되어 싸워야 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 (새로운 좋은 방법 어디 없을까요? 정말 궁금해요. 혹시 알고 계시면 알려주세요!)
제 생각에는 말이죠.
진짜 변화는 싸워서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설국 열차 처럼), 방식을 달리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적당한 영화가 없네요.)
이거냐 저거냐로 다투지 말고, 어디 다른 대안은 없나? 하고 살펴보자는 거죠!
앞서 말했듯이, 저는 가진것도 비루하고 “정상”이라고 하는 범주에 발 걸치고 있는 부분도 적어요.
그럼에도 저는 제 삶을 긍정하는 것에서 시작하고 싶어요.
사실 불평 불만을 갖고 있는 채로 문제를 처리하고 나면, 해도 찝찝하더라구요.
저는 “주변 사람들이 제게 말하는 것 만큼” 비루한 삶을 살고 있지만, 반면에 저는 그들의 말에 따라 정의되고 싶지 않아요.
물론 이미 저들의 언어와 법에 기대어 살아가고는 있지만,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저도 가끔 윗세대들이 세상을 엉망진창 와진창으로 만들어서 원망스럽고 화도 나고 그래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저들은 저들의 시각으로 그렇게 오래 살아왔는걸요.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해요.
그렇다고 저들을 교육시켜 우리로 만들겠다는 것도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도 들구요. (물론 불가능하겠지요)
저는 어쨌든 함께 가는 방향을 찾고 싶은 것 뿐이에요.
물론 자주 다툴때도 있겠지만, 그건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해요.
서론이 길었네요. ㅋㅋ
무튼 제가 저 글을 쓴 이유는 누군가를 상처 입히거나 한쪽을 지지하는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정말이에요!)
제가 경험한 아주 소소하고 작은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 뿐이에요.
제가 사실 굉장히 고집이 센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편향된 시각에서 나온 것 같더라구요.
구름 위는 맑지만, 구름 아래에서는 폭풍으로 사람들이 떠내려 가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
저는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다루다 보면, 경직되고 편향된 사고에 빠질 수도 있었다는 것을 제 경험을 통해 게시한 것 뿐이에요.
제 글로 인해 혹시나 참담한 심정을 느끼셨다면, 우선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도 한번 들어봐 주실 수 있을까요? 꽤 괜찮은 아이디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