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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

네, 질문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어느 정도까지 답해드릴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제가 생각하는 대답을 드리겠습니다.

 

1) 피해자가 돌아오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연락이 닿지 않아 직접 입장을 듣지는 못 했으나..아무래도 피해자 편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던 탈퇴회원들과 마찬가지 입장인 것 같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는 했다고 탈퇴회원의 글을 통해 전달받긴 했지만, 피해자가 직접 올린 글을 통해 보면 그간의 과정 속에서 상처를 받지 않았나 짐작할 따름입니다. 이 점, 매우 미안하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해자와 만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2) 핵심회원이라는 표현에 대해 저는 그다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데요..아무래도 수유너머에서 (영향력 있는) 오랜 회원들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성폭력이냐, 아니냐...라는 회의 진행을 위한 질문에 대해 각자 자기 의견을 말해야 했을 때 각자 자신의 입장을 비교적 솔직하게 밝히긴 했습니다. 공식 입장문에서도 보셨겠지만, 이러저러한 이유에서 성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절반 가까이 나왔습니다. 그런 입장은 핵심회원이라기 보다는 나이, 성별, 회원 기간에 관계없이 고루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가신 분들과 저의 차이에 대해 '핵심회원 의견을 경청하느냐, 아니냐'로 질문하셨는데요, 경청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미투 사건과 공동체의 문제를 함께 관련지어 바라보는 데 있어서 핵심회원과 탈퇴회원들은 사고의 프레임 자체가 달랐던 게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헌데, 이것은 다만 저 개인의 생각일 뿐이니, 시간을 가지고 차후 페미니즘 세미나 등에서 더 토론해보면 좋겠습니다.

 

3) 이번 사건이 있기 전부터 수유너머에서도 성평등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몇몇 회원들에 의해 제기되었었고, 이제 시급히 그 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겨울부터 페미니즘 관련 문학이나 젠더 이론 세미나 등이 계속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지속적인 공부와 함께 일상의 언어폭력이라든가 성희롱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동의 수칙 같은 것을 정해 인지시키며, 혹시라도 어떤 불편하거나 불미스러운 피해 상황 발생 시 그것에 대해 상담하고 고민을 나눌 '고충처리위원회'(가칭)를 만들자고 회의에서 논의된 바 있습니다. 

 

 '이 곳은 안전한가요'라는 질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그것에 대해  조롱하는 댓글을 다신 분은 아무래도 외부 댓글러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이 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성적 불쾌감, 젠더 불평등을 느끼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회원분들과 함께 조속히 마련하겠습니다. 또한 나이, 세대, 경력 등에 의해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위계에 대해서도 그것이 불평등한 관계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에 언어 사용이나 태도 등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함께 논의하겠습니다.

 

덧) 만나면 인사 나누고 싶습니다. 여러가지 궁금한 것도 많으실테고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도움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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