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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일정 문제에다 현재 이 페이지가 좀 민감한 대기 상태라 이런 순전한 오해 기반 잔문들은 정말 웬만하면 그냥 침묵하려 했으나 완전 방치하면 유사 오해가 계속 양산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 개중 주요 논점만 짧게 답변합니다.


일단, 저는 원래 사전이 끊임없이 약동하며 살아 숨쉬는 언어를 고정하는 장치여서 한 번 포획, 고정된 어의나 어법은 탐욕스럽게 축적될 뿐인데다, 초인적으로 성실하지 않으면 현실과 최소 30년은 시차를 갖게 되는 작업구조를 극히 최근까지 유지해 왔기에 현재의 현실에 비추어 신의나 신어의 근면한 채집, 등록은 기본적으로 지연되고, 축적된 구의, 구어의 삭제나 최소한 '사용빈도 변화 표시' 같은 더 많은 노동을 요구하는 정보 등은 전혀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별로 신뢰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하에선 그냥 댁을 믿고 그 사전의 주장을 한 번 채용해 보도록 하갰습니다.


먼저 제1 오해는 위 문맥에서 '불특정 관객=시장통 우중'이 전!!혀!! 아니라는 점입니다. 댁이 조금만 더 주의깊게 읽어 보았어도 정말 쉽게 빠지지 않을 쓸 데 없는 오해이나, 논점의 의미는 의외로 중요해서 배심제는 물론 나아가 훌륭한 인민재판제의 가능성과도 연관이 있기에 제1 논점으로 언급합니다.

저는 랑시에르의 [무지한 스승]과 [해방된 관객] 이념의 신봉자이기에 당연히 불특정 관객의 지적 역능과 판단력 또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이에는 가장 기본적인 2가지 필수요소가 반드시 전제되지 않으면 안되는데, 첫째가 정보와 자료의 충분한 제공이고, 둘째가 이러한 관객의 선험적 잠재성을 현행화시킬 경험적 수련과 또는 최소한 최선을 다한 신의성실원칙 상 특히 주의의무[ 이하 주의성실의무로 강조약칭]의 이행입니다.

이 두 가지 최소 기본 조건이 모두 충족된 관객이 훌륭한 배심원이 되고 나아가 인민재판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윗글에서 지적한 관객의 한계란 관객 자신이 아니라 아무리 주의깊고 심지어 수련된 관객이라도 정보차단을 통해 이 필수 조건조차 만족시킬 수 없는 장르적 한계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보도 차단된 데다 주의성실의무도 위반하는 관객이 시장통 우중으로 전락할 수 있고, 이들이 바로 헛소문과 유언비어에 가짜 뉴스까지 만들어 내면서 섣부른 여론재판이나 각종 마녀사냥, 화형식을 일삼는 무리가 됩니다.

수유너머든 그 어느 인문학, 연구, 교육, 학습 공동체든 기본 사명은 이러한 우중들이 해방된 관객이자 독립된 판관으로 스스로를 고양시켜 나아갈 수 있도록 그 수련을 돕는 좋은 벗, 즉 주체화의 도반이 되어야 하는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댁이 불특정 관객과 수유너머의 관계를 언급했다면 그것은 완전히 정당하고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제2 논점은 '정당성과 설득력' 문제인데, 좋은 재판일수록 판단 기준에서 정당성의 비중은 높고, 설득력/표현력의 비중은 낮아야 하며, 그 반대일 때 Lawyer들이 Liar가 되어 활개를 치고, 유전무죄 무전유죄 세상이 되어버립니다.

그런데 현 국면과 관련해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댁을 포함해 대부분의 관객들이 이 두 가지의 본질적 차이를 완전히 혼동하거나 동일 비중으로 보면서 사건에 임하고 있다는 여러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표현력으로서의 설득력이란 결국 연기력에 불과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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