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갈고 살을 저며 쓴 글,
아무말 못하고 바라만 보았어요..
탈식민과 베트남과 동물권이 떠난 그곳에 늙고 완고해진 철학자만 남았네요..
상식도 진심도 외면하고 스스로 유폐시킨 그 섬에서 깨달음 없는 철학의 단어들만이 부서져 흩날리겠네요..그 냉랭한 단어들을 그러모아 불쏘시개로라도 써서 온기라도 한자락 선사하고 싶은데..
편가르기와 적대의 정치라고 하시는 가장 존경하는 선생님께도 말씀드렸어요.. 평생 노동자, 농민, 사회적 약자 편에 섰노라고요.. 삶의 대부분을 누군가를 돌보고 누군가의 편에 서느라, 높디 높은 학문의 언어를 무기로 쓸줄은 모르지만, 오늘도 병든 부모와 어린 자식 뒷수발에 공부시간을 쪼개고 있지만, 그러므로 나는 잘알고 있어요..
적어도 공부가 왕관을 장식하는 장식물로 쓰여서는 안된다는 걸요..
평생 살아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계산없이 미투곁에 서고 싶어요..
함께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 우리가 혹은 제가 세웠던 계획들.. 폴라니, 북친, 생태주의 등등은 조금 연기하죠.. 애초에 내가 하고 싶은 공부들은 인간과 공동체를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애쓰셨어요..
마지막까지 이별에도 예의와 최선을 다 하셨네요.. 다시 뒤돌아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요.. 다른 곳에서 다시 만나요..
저는 조금만 더 지켜볼게요.. 아직 미련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저도 그렇구요..
제풀에 지쳐 떨어질거라고, 그냥 놔두라고..
누가 그런다네요.. 그 말이 맞을 거에요.. 아마 그렇게 되겠죠..
그래도 변할 거에요.. 아주 조금.. 잘 느껴지지 않을 만큼요..
저는 그런 믿음 하나로 살아왔거든요..
부디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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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뢰원
지금은 양측 모두 현 상황을 심층적으로 재검토해보고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조금은 기다려주어도 괜찮은 시점이 아닌가 싶어요.
104측은 너무 늦어버리지는 않도록 가능한한 신속히 새 대화를 시작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보조참고용으로 짧은 제 소견이나마 덧붙이면, 애초 이런 큰 혼란이 증폭된 이유 중 하나가 현 공식 결과 보고를 참조할 때 4차 비공개 회의에서 "징계를 전제로" 성폭력인지 아닌지를 물어 결국 최종형량에 대한 결정을 묻는 복합질문으로 은밀하게 변질되었기 때문이기도 한 측면이 있기에, 비록 아무리 순수한 선의였다 할지라도 당시 주취로 여성의 판단력, 상황통제력 및 방어력 등이 약화된 상태였을 가능성과 이런 상태일 때 동일 접근/접촉에 대하여도 불안감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점을 가중 고려하고, 그 외 여러 사건들도 종합할 때, 특정 '타자'에게는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폭력임을 명백히 하는 것이 외부와 타자, 특히 피해자와 소수자의 미시감각을 적극적으로 수용함로써 이를 발판으로 모든 레짐과 체계를 변혁해 나간다는 랑시에르와 솔 선생님의 평소 지론, 특히 도미야마 이치로 선생님이 역설하신 '폭력의 예감' 이론에도 크게 부합하는 결정이 아닌가 합니다.
대신 징계 내용에 대하여는 가능하다면 (이러한 규정이 지니는 낙인효과도 고려하여) 양측 모두 전향적인 새로운 발상으로, 공동체의 특성을 살린 건설적인 방법들을 폭넓게 다시 사고함으로써 소모적이고 파국적인 갈등과 대립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이번 사태를 포함해 그간의 폭발들을 근원적으로 철저히 성찰하면서 페미니즘과 랑시에르 플랜이라도 솔선수범 자기혁명에서부터 실천/실험해 나아가는 대대적 혁신에 매진해 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려봅니다.
ㅎㅎ선생님께서도 잘 지적해주신 대로 거기에 현재의 수유너머가 부활할 수 있는 작지만 유일한 한 줄기 빛이 있어 보입니다,) -
현재 이곳에 드나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일종의 재난을 겪은 듯 해요. 용산참사를 다룬 ‘공동정범’이라는 다큐에 대한 강의를 얼마전에 들었어요. 전 다큐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ㅜㅜ 다큐와는 좀 다른 상황일수도 있어 불편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제 생각을 말씀드려요.
강사분께서 강의 중에 ‘공동체’가 허상임을 내부자들이 알게 되어 반목하고분열하면 공감과 연대는 외부자들만 가능해질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때 수유너머가 떠오르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나름 연대하는 마음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려고 해요. 물론 공동체가 허상임을 겪어보지 않은 외부자의 입장에서 그것을 재건하려는 방향은 아니어야 겠지요. 모두 힘내세요!!
맞아요~ 공부가 장식물이 되면 안돼죠~ 이곳에 난무했던 많은 글들 중에도 자랑하시느라 애쓰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내용이 어려워도 자랑하지 않는 글들은 제가 공감할 수 있는데, 자신을 향하지 않고 타인에게만 향하는 글은 심지어 설명문같이 읽혀요.
코뮨은 코뮨활동으로만 살아간다고 들었어요. 각자의 자리에서 그리고 우리 함께 코뮨활동 해보아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