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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해든바위 2018.04.14 16:49 조회 수 : 829

뼈를 갈고 살을 저며 쓴 글,

아무말 못하고 바라만 보았어요..

탈식민과 베트남과 동물권이 떠난 그곳에 늙고 완고해진 철학자만 남았네요..

상식도 진심도 외면하고 스스로 유폐시킨 그 섬에서 깨달음 없는 철학의 단어들만이 부서져 흩날리겠네요..그 냉랭한 단어들을 그러모아 불쏘시개로라도 써서 온기라도 한자락 선사하고 싶은데..

편가르기와 적대의 정치라고 하시는 가장 존경하는 선생님께도 말씀드렸어요.. 평생 노동자, 농민, 사회적 약자 편에 섰노라고요.. 삶의 대부분을 누군가를 돌보고 누군가의 편에 서느라, 높디 높은 학문의 언어를 무기로 쓸줄은 모르지만, 오늘도 병든 부모와 어린 자식 뒷수발에 공부시간을 쪼개고 있지만, 그러므로 나는 잘알고 있어요..

적어도 공부가 왕관을 장식하는 장식물로 쓰여서는 안된다는 걸요..

평생 살아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계산없이 미투곁에 서고 싶어요..

함께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 우리가 혹은 제가 세웠던 계획들.. 폴라니, 북친, 생태주의 등등은 조금 연기하죠.. 애초에 내가 하고 싶은 공부들은 인간과 공동체를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애쓰셨어요..

마지막까지 이별에도 예의와 최선을 다 하셨네요.. 다시 뒤돌아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요.. 다른 곳에서 다시 만나요..

저는 조금만 더 지켜볼게요.. 아직 미련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저도 그렇구요..

제풀에 지쳐 떨어질거라고, 그냥 놔두라고..

누가 그런다네요.. 그 말이 맞을 거에요.. 아마 그렇게 되겠죠..

그래도 변할 거에요.. 아주 조금.. 잘 느껴지지 않을 만큼요..

저는 그런 믿음 하나로 살아왔거든요..

부디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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