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유너머104 표류기
안녕하세요. 김현수 입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오랜 시간 고통을 견디고 계신 피해자분과 피해자께서 수용하실 수 있는 사과문을 올려주신 가해자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드립니다. 저희들이 본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지리멸렬하게 시간을 보내며 상당수의 회원들이 탈퇴까지 하게 되고 급기야 피해사실까지 수유너머 결정 보고문에 적시되는 상황에서, 당사자인 두 분께선 오히려 사과와 수용으로 두 분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셨으니 말입니다. 두 분께 큰 상처로 남을 일에 저희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음에 죄송하다는 말씀 다시 한 번 드립니다.
그럼 이제 제 얘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이번 미투 운동 처리과정에서 조사위원으로 추천되어 활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수유너머104를 탈퇴했습니다. 저는 탈퇴 이후 더 이상 수유너머의 일에 관계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요. 며칠 전 수유너머에서 공개한 결정 보고문을 보고 심사숙고 한 끝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됐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하나는 보고문에 피해자가 고발한 피해 사실이 피해자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공개되었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그 부분이 보고문에서 삭제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수정되기 이전에 보고문을 읽은 분들을 통해 공개되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게다가 피해사실을 모두 공개한 것도 아닌 선택적으로, 그리고 가해자의 소명과 나란히 서술해놓았지요. 저는 그건 무척 심각한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세한 내용을 파악한 회원들 사이에서도 여러 요인으로 의견이 갈렸다는 건 이미 아실 텐데요. 그런 문제를 단순화된 몇 줄의 문장을 통해 접하게 될 외부사람들에게 사건에 대한 성급한 판단을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너무 크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게다가 동의를 구하는 절차도 생략한 채 피해사실을 보고문에 올린 목적을 저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결정 보고문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탈퇴한 것을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같은 시기에 탈퇴한 다른 분들과 뜻을 같이해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기로 결정한 이유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보고문 상에 저와 관계된 내용이 서술되어있기 때문인데요. 그 부분은 이렇습니다.
“4차 회의 이후 성폭력임을 주장하던 회원들 중 일부가 탈퇴를 했고”
위의 문장으로 보면 같은 시기 탈퇴한 제가 성폭력임을 주장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탈퇴한 것으로 읽히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먼저 말씀드리지만, 그 부분은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제가 이렇게 성명서 외에 별개로 글을 쓰는 이유가 바로 이 두 번째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 이유에 대해서도 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그것은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갈음할까 합니다. 더 궁금한 분께선 댓글로 질문해 주세요. 시간이 허락하는 한 성실히 답변 드리겠습니다.
저의 탈퇴 사유를 설명하자면 제가 수유너머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시점부터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겠네요. 그래서 얘기가 조금 깁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시다면 처음부터 읽어주시면 좋겠구요.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면, <결정 공지문과 4차 회의>와 <회원 탈퇴> 이후 부분을 먼저 읽어주시고, 다음에 시간 내어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차 회의>
저는 지난 2월 중순부터 수유너머104의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지요. 그러니까 회원가입부터 탈퇴까지 체 두 달을 채우지 못했네요. 저의 지인들에게 움직이기 참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저로서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저는 피해자의 고발이 회원 게시판을 통해 올라오기 2주 전 회원들 회의에 처음 참석했더랬습니다. 그날은 뒤풀이도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결과 보고에 나와 있는 대로 3월 5일 피해자의 글이, 다음날 가해자의 사과의 글이 차례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3월 6일 열린 전체 회의에서 가해자의 제명이 결정 되었습니다.
그날의 회의를 저로서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는데요. 짧게 말하자면, 의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는 갑론을박이 거듭되다가 어느 분이 피해자의 요구사항이 제명이라는 말을 하자, 그 자리에서 그냥 제명이 결정되었습니다. 이제 막 회원 활동을 시작하여 두 번째 회의에 참석한 저는 수유너머 회의 분위기를 알 수 없었기에 짧게 의견을 내놓았을 뿐, 회의 진행에 대한 얘기는 미처 할 겨를도 없었지요. 사실 무슨 이런 회의가 다 있나 싶은 생각이 들어 다음날 두 분의 기존 회원들에게 제 생각을 전하기도 했지요.
어쨌든 그 다음날, 결과보고에 나와 있는 대로 한 회원의 문제제기로 조사위원회를 꾸려 피해자의 고발 내용을 다시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저는 조사위원으로 추천되어 조사위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회원으로 추천 된 이유는 아마도 신입 회원이라 사건의 당사자와 사적인 친분이 없고, 수유너머가 그 동안 쌓아온 공동체의 문화와도 거리가 있어 외부인의 시선에 가깝게 사건을 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사위원의 역할을 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조사위원의 역할은 결과 보고문에 쓰여 있는 대로 관련사건의 증언을 수집하고, 가해자의 소명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조사위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몇 차례의 회의를 진행하다보니, 함께 했던 조사위원분들께서 저에게 전체 회원 회의의 진행을 맡는 것이 좋겠다고 요청을 하시더군요. 이제 겨우 회원이 된 마당에 민감한 문제를 다루는 전체 회원 회의의 진행을 맡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1차 회의의 분위기를 떠올려보고 회원들의 동의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2차 회의>
3월 13일에 있었던 2차 회의는 냉정함을 유지한 가운데에서 진행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차 회의와는 달리 회의에 참여한 회원들께서 돌아가실 때 표정이 한결 편안해 보였습니다. 핵심 회원 중의 한 분께서는 저를 끌어안기까지 하며 오늘 회의 진행 좋았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기도 하셨죠. 하지만 막상 회의 진행을 본 저는 그 회의의 결과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에 열린 3차 회의의 진행을 맡아달라는 몇몇 분의 요청이 있었지만 고사하기도 했지요. 회의 결과가 저 때문일까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때까진 저 역시 불만족스럽긴 해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 같아 크게 문제제기를 할 생각은 없었고, 그 결정에 일정부분 동의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1, 2차 회의에서 이러저러한 의견이 오가는 중에도 대부분의 회원들이 그 사건을 성폭력 사건으로 인식하고 회의가 진행이 되었다고 저는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1차 회의에서 제명이라는 결정을 내렸을 때 누군가 이의를 제기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어쨌든 저의 불만족스러운 점은 이 글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제가 착각하고 있었던 문제는 그 이후부터 발생하기 시작했으니 이쯤에서 2차 회의는 정리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중간 공지문과 3차 회의>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성폭력 사건을 다루고 있는 중이라는 수유너머104의 중간 경과 보고문이 이곳 “소소한 일상”에 공지 되었습니다. 거기에서부터 제가 착각을 하고 있었던 건가 하는 생각이 시작됐는데요.
회원 중의 한 분께서 중간 보고문을 작성하고, 공지를 위해 회원들의 동의를 얻으려는 중에 의견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이 크게 다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1차 회의에서 제명을 결정했던 분들 중에 해당 사건을 성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3차 회의에서 역시 저의 착각이었음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수유너머104의 결과 보고서의 3차 회의 부분에 나온 것처럼 사건을 바라보는 회원들 간의 의견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성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분도 계시고, 애매하다는 분도 계시고, 성폭력이 틀림없다는 분도 계시고, 아무튼 얘기 중간에 드러나는 의견들이 그랬습니다. 거기서부터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이 회원을 탈퇴할 때까지 계속 됐습니다.
저는 한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명확해 보이는 문제도 여러 관계가 끼어들면 입장은 달라지게 마련이지 않습니까. “내로남불”이니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들도 있구요. 하물며 이렇게 양측의 주장이 따로 존재하는 문제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겠죠. 쉽게 말해, 성폭력이라는 분과 성폭력이 아니라는 분이 나뉜 상황. 저는 그게 시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부터 차분하게 사건에 대한 수유너머 공동체의 입장을 만들어내야 해결이 되겠구나. 그래서 조금 더 당사자의 얘기를 듣고 사건에 대한 판단을 내려 보자는 의견을 냈지만, 그건 오히려 당사자들의 감정싸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에 부딪쳤지요. 그리고 회의는 바로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징계의 수준을 정해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으로 넘어갔습니다.
저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성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징계를 논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회의에서 쓰는 표현은 징계가 아닌 피해자 보호를 위한 “분리기간”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마음 편하게 수유너머를 오갈 수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수유너머에 출입할 수 없는 자격정지의 처분을 받은 분리기간 말입니다. 저는 이것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6개월, 1년, 3년, 5년... 아무튼 징계의 기간들을 정하기 위한 말들이 오가는 걸 보면, 모두 성폭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봐야하는 건지? 그런데 그 기간의 많고 적음을 가지고 다툼을 벌일 때 나오는 말들은 성폭력이 아니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럼 대체 무슨 이유로 징계를 하려고 하는 건지?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이 어떤 사건으로 규정할 것인지 합의를 이루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 기간을 얘기한다는 게 제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요. 머리가 지끈거리고 자리에 앉아있기가 곤혹스러웠습니다. 마침 밤늦게 일이 있어 중간에 회의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회의 결과를 전해 들었습니다. 결과 보고문에 나와 있는 대로, 피해자에게 5년의 “분리기간”을 제안했고, 수용하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사건이 해결되었음을 홈페이지에 공지하기로 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어쨌든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결이 되었으니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지요. (더불어 그 회의에서 제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롭게 만들어진 고충처리위원회의 세 명의 위원 중에 한 명으로 추천되었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4차 회의 직전에 고충처리위원회의 위원으로 추천 된 것에 대해 수락을 잠시 유보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제가 고충처리위원이 된다 한들 누군가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결정 보고문과 4차 회의>
그런데 그것 역시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공지문의 내용이 문제였습니다. 가해자라는 표현도, 징계라는 표현도 넣을 수 없었던 공지문에, 5년 이라는 징계 기간도 표현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공지문을 검토하는 중에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 내용은 수유너머에서 발표한 결과 보고문에 나와 있는 그대로입니다. 저는 그런 말들이 오가는 것을 보며, 역시 사건에 대한 공동체의 입장을 먼저 규정하지 않고는 해결을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각자 일주일 정도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고 4차 회의를 진행하자는 제안을 했고, 동의를 얻어 4월 3일 4차 회의를 갖기로 했습니다.
저는 수유너머104라는 공동체는 피해자가 고발한 사건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는 말하지 않은 채, 가해자 없는 피해자를 위해 징계가 아닌 분리기간을 정하느라, 합의는커녕 당사자들에게 고통만 가중시켜왔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그 사건에 대한 공동체의 입장을 정하고, 그 후에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다음 당사자들에게 공동체의 입장이 이러하니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공동체의 입장이라는 기준을 갖고 양측의 요구를 조율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4차 회의에서 양해를 구하고 진행을 보았습니다. 회의를 비공개로 하자는 의견이 나와 찬반 의견을 듣고 다수결을 통해 비공개로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회의에 참석한 회원들 모두에게 사건에 대한 본인의 판단을 물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성폭력이라 생각하는 회원이 13명, 성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회원이 11명, 그리고 기권 3명이 나왔습니다. 저는 거기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각자 왜 그 사건이 성폭력인지, 또는 성폭력이 아닌지 논의를 해서 공동체의 입장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논의는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논의는 서로 감정싸움만 일어날 뿐, 공동체의 입장을 만들 수 없을 거라는 얘기들이 성폭력이 아니라고 입장을 밝힌 분들에게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합의문을 손봐서 당사자를 설득하자는 쪽으로 회의는 옮겨갔습니다. 합의문에 “가해자”라는 표현을 쓰는 대신 분리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분리기간을 5년으로 할 거면 “가해자”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는 두 가지 조건을 피해자에게 건네고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게하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이 상태에선 합의문을 만들 수 없다고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성폭력이 아니라는 회원들이 있는데, 어떻게 “가해자”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가해자라는 말을 결정 보고문에 쓴다는 얘긴 공동체가 성폭력임을 인정한다는 뜻이 될 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성폭력이 아니라고 입장을 밝힌 회원들에게 가해자라는 표현이 들어가도 괜찮겠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그분들의 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제 의견은 벽에 부딪쳐 더 이상 회의를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즈음 성폭력임을 주장했던 회원들은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합의문을 피해자에게 전달하여 답을 듣자는 의견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로 회의는 끝났습니다. 마지막까지 자리에 남아있었으나 임시 회의에서 다시 논의를 진행하자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회원 탈퇴>
그 다음날부터 회원 분들의 탈퇴가 이어졌습니다. 그러자 4월 6일 임시회의를 하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임시회의가 있기 하루 전 4월 5일 아래와 같은 탈퇴 사유를 회원게시판과 회원단체카톡방에 남기고 회원 탈퇴했습니다.
"수유너머의 운영방식은 제 스타일과는 많이 달라 회원 활동은 어렵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나중에 강의나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면 뵙겠습니다."
이것이 저의 탈퇴 이유입니다. 저는 그 사건이 성폭력임을 주장하다 탈퇴한 것이 아니라, 입장의 차이가 크게 나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할 뿐이라는 이유 때문에 논쟁을 포기하고 수습하려는 수유너머104의 회의방식에 반대하여 탈퇴한 것입니다. 성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가해자”라는 표현이 결정 보고문에 들어가도 반대하지 않는,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문화에 반대하여 탈퇴한 것입니다. 논쟁을 멈춘 집단에게 어떤 새로움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수유너머104 결정 보고문>
결정 보고문이 올라왔더군요. 보았습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더 놀라운 것이 있었는데요.
하나는 결정 보고가 홈페이지 베너나 팝업창이 아닌 “소소한 일상”이라는 게시판에 올라왔다는 점입니다. 아니, “소소한 일상”이라니요. 중간 공지문을 같은 게시판에 올리는 것은 저 역시 동의했습니다. 사건에 대한 결과가 아니니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조사위에서나 전체 회의에서나 결과 보고문은 언제나 베너 또는 별도의 팝업창으로 알려야 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소소한 일상”이라니요. “가해자”가 있는 “성폭력”이 소소한 일상입니까? 지금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조그맣게 바로가기를 만들어 두었더군요. 하하하...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보고문 하단에 있던 부분입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 연구실이 책임을 지는 방식은 피해자가 요구하는 바를 최대한 수용하는 것이라고 의견을 모아, 이 사건을 성폭력 사건으로 규정하고 가해자에게 5년간의 자격정지를 징계조치하였습니다.”
바로 이 부분입니다. 여전히 이번 사건에 대해 연구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밝히지 않고 그저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피해자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한다고 합니다. 사회에서 말하는 “성폭력”을 열심히 공부해서 그 사건을 규정하는 것이 아닌, 역시나 피해자의 요구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연구실은 피해자의 고발이 성폭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회원 한 사람을 가해자로 만들어 5년간의 자격정지라는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 부분에서 저는 피해자와 가해자 두 분 모두에게 무척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그 사건을 어떻게 보느냐와 무관하게 말입니다. 바로 위에 연구실이라는 표현을 쓴 게 조금 무색합니다.
그래서 저는 두 분 모두에게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수유너머104 역시 두 분 모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
이렇게 장시간 탈퇴의 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유너머 “소소한 일상”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으며 사람들 참 모질다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니 합니다. 세상엔 여러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다만 그런 글들을 읽는 피해자께서 고통스러워 할 것이 걱정입니다. 어찌 할 방법이 없어 무력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분은 좀 짚어서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짐작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그렇습니다. “익명씨”라는 닉네임으로 글을 쓰시는 분의 얘기 입니다. 그 분의 글도 “허허... 참 세상엔 정말 여러 사람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기함을 했습니다. 아래의 문장 때문이었습니다.
“배가 슬슬 고프네요. 오늘은 파스타를 먹어 볼까요.”
저는 그 대목을 읽다가 단식투쟁을 하는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게걸스럽게 짜장면과 피자를 먹던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상처의 크기로 따지자면 비교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어쨌든 애정을 갖고 생활하던 공동체에서 상처를 입고 떠나온 사람들에게 글을 쓰면서 어떻게 저런 표현을 스스럼없이 쓸 수 있는지 제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은 전혀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일 거라는 건 그의 글 전체에서 충분히 느끼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너무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지면이 아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파스타 많이 드시길 바랍니다.
<드리는 말씀>
아마도 결과 보고문을 공지한 후에도 수유너머 내부에서는 치열한 논쟁이 오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착각일까요?) 전 과정을 통해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처음부터 성폭력임을 주장하셨다던 분께서 기다려달라고 글을 올리기도 하셨으니까요. 그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성명서에서 요구한 내용을 충분히 담아낸 사과문이 올라오기를 말이죠. 제 기다림이 허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에게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시간이 지나면 저도 지칠 테고, 그냥 포기하고 말겠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그냥 지나가게 될 거라고 봅니다. 수유너머는 이번 일을 잊고 과거의 그 즐겁던 시절로 돌아가겠죠. 아마도 상처는 두 당사자만의 문제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결정 보고문이 올라온 이후로 관심을 보내 주고 계시는 것을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입장의 차이와 상관없이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관심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이번 사건이 끝날 때까지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게시판에 좋은 의견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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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든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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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지 못하고
긴 글 쓰시느라 애쓰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구구절절, 저라도 순간순간마다 그랬으리라는 생각이 드는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익명씨' 대목에 대해서는 제가 참고 있느라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었는데, 바로 그 얘기를 써주셨네요. ( '버전' 운운하며, '익명씨' 글로 숨통이 트인다고 하신 분의 댓글도 본 기억이 납니다만. 세상에는 사람 참 여러 사람 있기는 있는 법이려니 하며 지나쳤습니다) 이번 사태는 그 해결과정이 비회원의 눈으로도 짐작 가는 바가 너무 많아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결정과 태도를 또 보고 짐작하게 될지 모르지만 애정어린 맘으로 지켜보렵니다. 회원은 탈퇴하셨지만 세미나와 강좌에서 만나 또 열심히 공부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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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어
안녕하세요, 저는 박성관입니다. 요즘은 <우리 시대의 교양> 셈나를 하고 있는, 세미나 회원이죠.
얼마 전에 선생님과 함께 <말과 사물> 셈나도 같이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요즘은 잘 뵙질 못했네요.
선생님이 쓰신 글 잘 보았습니다. 피해자뿐 아니라 연구실의 수많은 분들이 많은 고뇌와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저도 아까부터 잠자리에 누웠는데 아무래도 잠이 오지 않아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 덜 상처받은 사람들, 덜 기진맥진한 사람들이, 비판과는 다른 형식의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길 바랍니다. 아무래도 비판의 형식을 취하면 공격이나 비난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지금
홈페이지의 상황인듯 해서요. 그런 마음으로, 좀 주저되고 조심스럽긴 하지만, 선생님께 질문을
드리면서 대화를 나눠볼까 합니다.
아마 선생님 의견과 많이 다를 걸로 짐작되는데요, 그래도 궁금해서요, 좀 여쭤볼게요.
일단, 저는 자세한 사정은 모르고요, 그저 홈피에 올라온 글들을 읽었고,
연구실에 오랫동안 나온 관계로 몇 가지 측면을 얼추 짐작하기만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선생님 글을 읽어보니 제가 짐작한 것과 일치하는 부분이 꽤 있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제게 중요하게 보인 것 중 하나는, 연구실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이번 활동을
하셨는데, 의견이 꽤 갈렸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선생님께서 곤혹스러웠던 이유 중 하나기도 했지요.
이런 상황이라면 연구실이라는 이름으로 단일한 결론을 발표해버리면 도리어 안 되는 게
아닐까요?
저는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래도 세미나 회원으로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이런 의견을 갖고 있는데요,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선생님은 아래에 올라온 글(탈퇴한 회원분들의 입장/성명)에 동의한다고 하시는 것
같은데요(맞나요?),
제 질문은 그 분들이 쓰신 내용에 선생님이 많이 공감하신다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러실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의문이 없지만,
수유너머라는, 세미나 회원들까지 포함해서 여러 회원들이 활동을 하는 이 공동체가, 이렇게
크게 의견(혹은 입장)이 갈린 상황에서, 단일한 입장으로 발표를 하는 것은 공동체임을 스스로
부정하는 게 아닐까 하는 게 제 의견입니다.
그것은 아무리 많은 시간과 힘이 들어서라도 문제를 차츰차츰 해결해나가기보다는, 문제를
처리해버리는 게 되지 않을까요?
대외적으로는 어떻게(아마도 더 좋은 쪽으로) 평가받을지는 모르지만, 우리 공동체 자신으로서는
그래선 안 되지 않나 싶습니다.
수유너머가 침묵하며 뒤로 빠져 있다는 비난을 받을지라도 그걸 감수하면서, 우리의 수준이
이것임을 정직하게 인정하면서, 이 문제를 문제로 계속 안고가면서, 느리더라도 개선을 해나가야
하지 않느냐는 게 제 생각입니다.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피해자를 최대한 지지하고 공감, 응원하면서 그 분이 피해자임을 받아들이고,
그렇지만 만일 가해자로 지목된 분이 성폭력을 가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면
가능한 수준에서(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비추어
판단을 내려야 하지 않는가,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피해자임을 받아들이고 지지, 응원하지만 가해자를 확정하는 데에는 또한 신중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인데요, 이런 방식이 모순이지만, 이 이상의 무엇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이보다 더 좋은, 더 바람직한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공식 발표문에서 이번 사건을 '성폭력' 사건이라 규정하고 '피해자'가 발생했음을 인정하면서도
가해자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이 징계성보다는 피해자의 보호에 중점이 두어지는 성격임을 표현하고자
한 것도, 저는 "말도 안 되는 것"이라기보다는 "불가피한 모순"이라고 느꼈습니다만, 선생님께선
좀 의견이 다른 것으로 읽혔는데, 맞나요? 전 회의 내용 자체도 전혀 들은 바가 없기 때문에
그저 추측일 뿐입니다, 이런 저의 추측(혹은 의견)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신다면 알려주세요)
그리고 '가해자'께서 가해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글을 올리셨는데,
만일 그게 그 글대로 '진심'에서 나온 인정이고 사과라면 저는 제 의견을 취소하겠습니다.
이 글 자체도 지우겠습니다.
하지만 만의 하나 그 사과가
자신이 가해를 했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자신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피해자가 발생했고, 또 자신으로 인해 연구실의 수많은 친구와
동료들이 너무 큰 고통을 겪는 것에 죄스러움이 느껴져서, 이 모든 고통의 원인이 자기이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면 그 분도, 힘드시겠지만, 그러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아마 피해자와 지지하시는 분들도 그런 경우라면 진심으로 그 사과를 받아들이시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저의 질문에 대해
가능하면 일단 선생님께서 의견과 조언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른 분들의 조언과 의견은 그 이후에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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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현수 입니다.
오가는 날이 달라 뵙지 못하다가 이렇게 게시판 상에서 인사드리게 됐네요.
우선 지금 제 상황이 조사위 활동을 시작으로 3월 달에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해, 밀린 일들이 쌓여 있네요. 그래서 선생님의 질문에 빠른 답변 드리기 어렵겠다는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짧게 답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이번 주말까지가 고비구요. 다음주에는 또 다른 일이 수요일까지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확답은 드리지 못하겠지만, 가능하면 일요일이 지난 후 빠른 시간 안에 답변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전에 한 가지만 먼저 말씀드리자면, 저는 가해자께서 올린 사과문의 진심 여부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건 제가 가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심 여부를 제가 어떻게 확인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그분께서 하신 말씀 그대로를 받아들일 뿐입니다.
그럼 나중에 다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질문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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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어
어? 답을 주셨네요.
며칠 동안 선생님의 답이 안 달리길래, 어떤 생각이 따로 있으신가 했어요.
그런데 그건 아니었군요. ^^;
그리고요, 여기에 글로 답을 주셔도 좋지만,
사실 더 좋은 건, 만나서 얼굴 보고 얘기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왜냐면 글에 대해 글을 쓸 경우는, 그 글이 "사람의" 글이라는 게 망각되거나
약화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물론 글을 써주셔도 좋습니다.
각자가 때에 따라 원하는 방법을 따르면 되는 거니까요.
게다가 선생님은 공적으로 글을 올리셨으니 그럴 필요도 있겠다, 싶구요.
아무튼 시간되면 우리 얼굴도 함 봐요, 아참, 탈퇴하신다고 하셨군요.
(혹시 생각이 바뀌시면 회원은 아니어도, 그냥 저처럼 셈나 회원 하시면 될 겁니다.
이거 복귀 권유도 아니고, 농담도 아닙니다. 물론 무겁게 하는 얘기도 아닙니다만,
그냥 제 생각입니다)
흠... 그럼 언제 연트럴파크 같은 데서 맥주 한 잔 하면서 이 얘기도 하고
또 다른 얘기도 하고 그러죠, 뭐~ 게다가 우린 다른 곳에서 또 '친구' 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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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
안녕하세요. 선생님. 김현수 입니다.
게시판을 통해 또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먼저 선생님의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저야 선생님과 함께 맥주 한 잔 할 수 있다면, 연트럴파크가 아닌 어디에서라도 영광입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게 글보다 더 많은 것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으니 좋구요.
저는 수요일이 지나면 언제든 좋으니, "다른 곳"을 통해 약속을 정해 만나뵐 수 있다면 더 바랄나위가 없을 것 같아요. ^^
그것과는 별개로 선생님께서 주신 질문에 대한 답글은 이곳을 통해 써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공개 된 글에 댓글로 질문을 하셨으니, 저 역시 선생님의 글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된 글의 형태로 올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답글을 쓴다쓴다 하면서 여태 못하고 있네요. 제가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져 아무래도 수요일까지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답은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무튼 답글과는 별개로 선생님과 직접 만나, 이 얘기와 또 다른 얘기들을 맥주 한 잔과 더불어 편하게 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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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어
네, 천천히 천천히 써주세요. 이게 다 의미있는 과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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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그동안 동동님의 노고가 절절히 느껴집니다..ㅜㅠ 탈퇴하고 나서도 이렇게 애정어린 장문의 글도 올려주시고.. 응원과 지지 보내드립니다. 저도 이 사건 끝까지 잘 지켜보겠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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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
궁금한점 여쭙니다.
1. 탈퇴 이후 더이상 관여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셨는데, 그렇게 생각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또 그렇게 마음 먹으셨으면서 "무척 심각한 잘못" 이라는 당신의 생각(편견)과 본인이 생각하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이런 글을 쓰셨다는데, 그렇다면 결국 탈퇴한 이유와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가, 내가 본 "현실"이 자신의 "도덕"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2. 논쟁이 멈춘 집단이라고 하셨는데, 논쟁을 멈춘 쪽이 도대체 어느 쪽인가요? 더이상 논쟁을 할 수 없게끔 만든게 누구인가요?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문화에 반대하여 탈퇴한 것입니다." 이라고 하셨는데, 이해를 못하겠다는 무책임한 처사로 탈퇴한 분들과 무슨 논쟁이 더 가능할까요? 이해할 수 없는 문화가 아니라 이해하고 싶지 않은 문화라고 솔직해지세요. 그럼에도 자신들은 편향된 시각이 아니라고 말 할 정당성이 있나요?
3. "그래서 저는 두 분 모두에게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수유너머104 역시 두 분 모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공동체의 행위를 동일 선상에 놓고 이야기 하시는게 과욕이라고 생각하시지는 않는지요? 만일 아니라고 하신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공동체란 내 뜻대로 되는 공동체를 말하는 것입니까?
(사담) "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으며 사람들 참 모질다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폭력에 그렇게 민감하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자신이 속한 집단 외에 대해서는 이런 표현, 참 서슴없이 잘 씁디다. 그러면서 결국 다시 하는 이야기는, 그것들이 자신들이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로 끝나는 그 논리 아주 지긋 지긋 합니다. 당신들이 참 좋아하는 그 피해, 걱정, 불안, 무력감 모두 신경증에 속하는 감정이란 거 알고 계시나요? 그리고 "익명씨" 에게 공감하는 많은 분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전혀 아귀도 맞지 않는 일베 사건을 끌여 들여 오는 건 이 얼마나 편리한 논리인가요? 지금 어디 단식 투쟁하시는 분계신가요? 다들 지쳐 있으니 좀 시선을 돌려 기운을 얻자라는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 곡해 하는 게 딱 신경증 환자의 현실 인식 방식이네요.
4. "그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성명서에서 요구한 내용을 충분히 담아낸 사과문이 올라오기를 말이죠." 도대체 왜 기다립니까? 결국 자신의 뜻대로 너희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두고 보겠어! 이거 아닌가요? 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무책임한 대응입니까? 본인들이 나서서 직접 기획을 하십시오! 본인들은 피해자 편이니까 그저 받아 먹기만 하겠다? "수유너머는 이번 일을 잊고 과거의 그 즐겁던 시절로 돌아가겠죠. 아마도 상처는 두 당사자만의 문제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 이 또한 얼마나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인가요? 즐거운 시절로 돌아가는게 그렇게도 배가 꼴립띠까? 그럼 계속 죄 지은 자로 살아야 합니까? 그 당신들이 말하는 잘난 "죄의식"에 갇혀 우리는 평생 죄인 처럼 지내란 말씀이신가요? 도대체 무슨 그런 고약한 심보가 다 있습니까?
제가 이렇게 이야기 하면 또 제게 상처 받았다고 흑흑 대고 우시겠죠? 그리고 누군가에게 피해 받았다고 동정 몰이 하며 세력을 긁어 보으시겠죠? 왜 그러십니까? 문제가 있으면 대담하게 맞서 싸우십시오. 그렇게 피해논리 뒤에 숨지 마시고. 탈퇴는 또 뭡니까? 지금와서 밝혀진 건 그네들이 탈퇴한 것이 결국 자신들의 의견을 고찰시키기 위한 협박이라는게 명백히 들어났는데, 무슨 시덥잖은 핑계를 대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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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논쟁이 멈춘 집단이라고 하셨는데, 논쟁을 멈춘 쪽이 도대체 어느 쪽인가요?
->탈퇴하면 논쟁 못 합니까? 내부에서 쉬쉬 하면서 논쟁 안 되어서 밖에에 나와서 하는 건데요? 그러게요. 논쟁 멈춘 쪽이 어느쪽입니까?
밖에서 말하면 안 돼요??? 막 내부자끼리 얘기하고, 비회원은 말 하면 안되고, 탈퇴자 발언권 없고... 여기 그런 데 아닐 걸요?
더이상 논쟁을 할 수 없게끔 만든게 누구인가요?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문화에 반대하여 탈퇴한 것입니다." 이라고 하셨는데, 이해를 못하겠다는 무책임한 처사로 탈퇴한 분들과 무슨 논쟁이 더 가능할까요?
->탈퇴하면 무책임해요?? 내부 논의로 안 되어서 밖에서 얘기하는데?
이봐요 지금 사후 AS까지 책임을 다 하는 모습 안보여요?
내부에서 의견을 받아들여주지 않는데, 내부에서 도출한 ‘결론’은 부끄러워서 동조가 안되는데요?? 계속남아서 가만히 있으면 책임 다 하는 겁니까??
이해할 수 없는 문화가 아니라 이해하고 싶지 않은 문화라고 솔직해지세요. 그럼에도 자신들은 편향된 시각이 아니라고 말 할 정당성이 있나요?
->이해 할 수도 없고요, 네 맞습니다. 이해 하고 싶지도 않아요. 상습적 부분 다 빼고, 문제 애매하게 만든 후에, 애매하다고 하면서 가해자라고 쓰지도 못하게 하고, 징계는 가혹하고, 징계도 동일한 ‘폭력’이고.. 이걸 이해해요?
네네, 그럼 사건 축소하지말고, 죽 다 나열해서 얘기한 후에 누가 편향적인지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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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
그건 님같은 속 좁읔 사람들의 편협한 시각이구요.
그리고 님이 결국 탈퇴는 협박이었다고 시인 하신 꼴이네요 ㅋㅋㅋ
내부 외부라는 교묘한 경계를 이용해 지금 사람들 겁박 주시는거잖아요?
가해자라는 말 못쓰게 하면 다른 말 쓰면 되지요 그렇게 언어에 집착하는
모습이 신경증 환자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하네요.
님 방식이 곧 정의네요 네네 알겠습니다. 다 옳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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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당연히 탈퇴도 하나의 의견표명 방식입니다. 몰라요??
누가 언어에 집착인지 모르겠네요. 왜 다른말써요? 아주 명료한 말이 있는데????왜????
네네 다 옳기야 하겠습니까 :)
여튼 의견이 좁혀져서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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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하나씩 다 답 해드리려니 힘드네요.
나머지는 스스로 학습 되시겠죠?
아!! 책임을 다 해야죠. 네 곧 돌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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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
네 돌아오세요 ;) 싸워도 집 안에서 싸우는게 맘 편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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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4. "그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성명서에서 요구한 내용을 충분히 담아낸 사과문이 올라오기를 말이죠." 도대체 왜 기다립니까?
-> 최소한의 애정이라고 할까요?
결국 자신의 뜻대로 너희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두고 보겠어! 이거 아닌가요?
-> 맞아요. 두고 봐야죠. 기억하겠다, 잊지말자, 역사에 기입하자. 우리 그동안 많이 외친 구호인데요? 이곳에서요. 그죠? 이 문제도 어떻게 기입되는지, 앞으로 젠더적 차별, 회원/비회원의 위계문제 어떻게 개선되는지 지켜봐야죠. 이렇게나 최선을 다 합니다.
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무책임한 대응입니까?
->어디가 폭력이고 무책임이죠?? 잘못된 구조를 고쳐나가자고 하는 게 폭력이예요?? 위에도 얘기했지만 책임을 다 하는 중이오.
본인들이 나서서 직접 기획을 하십시오!
-> 네 아래 기획서 올렸죠. 요구하는 내용 상세히.
본인들은 피해자 편이니까 그저 받아 먹기만 하겠다?
->뭘 받아 먹는데요? 억측하지 마시고 구체적으로 말씀해 보시죠?
"수유너머는 이번 일을 잊고 과거의 그 즐겁던 시절로 돌아가겠죠. 아마도 상처는 두 당사자만의 문제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 이 또한 얼마나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인가요? 즐거운 시절로 돌아가는게 그렇게도 배가 꼴립띠까?
->안 꼴려요. 개선 하시면서 즐겁게 지내시길 바래요.
그럼 계속 죄 지은 자로 살아야 합니까? 그 당신들이 말하는 잘난 "죄의식"에 갇혀 우리는 평생 죄인 처럼 지내란 말씀이신가요? 도대체 무슨 그런 고약한 심보가 다 있습니까?
-> 아니요 그러지 마세요. 고치면서 살면 되죠 :)
안 고약해요. 고약하게 해석을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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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
애정이 왜 그렇게 추잡합니까
님은 연애 할때도 애인한테 그렇게 대하나요? 기겁하겠네요.
최선을 다하긴요 개뿔. 응석이나 부리면서 칭얼대고 있으면서
진짜 바꾸고 싶으면 다시 들어와서 직접 뚝딱거리면서 고치세요.
아 그래도 하나는 마음에 드네요. 개선하면서 즐겁게 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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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그럼요. 쿨한거 그거... 애정 없는 겁니다.
개뿔이라뇨. 그런게 어딨다고.
왜 안에서만 바꿀수 있다고 생각해요?
막 외부에 열려있고 고정된 내부가 없고 막 그런데 아니었어요????
네네~~ 개선하면서! 즐겁게 살아요 그냥 즐겁지만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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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
집착하고 강요하는걸 애정이라고 생각하시는거 보니,
애정 결핍도 있으신거 같네요. 사랑 받고 싶은데 인정받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까 답답하고 승질나고 밉고 그러죠?
아이고 왜 그럽니까 도대체. 요새 이혼이 뭐 별건가요.
힘들면 안보면 되죠. 사람하나도 고쳐쓰기 힘든데
집단은 오죽하겠어요. 원래 결혼 생활이란게 그런거랍디다 나도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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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개 눈에는 X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는 겁니다.
개가 부처가 되고, 부처가 개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것 아닌가요?
아니면 개는 개이고, 부처는 부처라는 도그마를 배우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인가요?
머리에 X만 들어있는 Evil님!!!!
Evil님이 작성한 내용은 X냄새가 진동합니다.
이성을 찾으세요.
봄이 왔습니다. 꽃향기가 진동하는 봄이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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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
제 생각에서 똥내을 맡으셨으니 님 머리에도 똥 만 가득한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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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자
지난번 오혜진 선생님 강의 들었던 사람입니다.
위에 댓글은 회원과 탈퇴회원의 설전으로 보이네요.
겉으로 표명된 것 외에 여러 사안이 있나 봅니다.
그런데 댓글 수준은... 네이버와 그닥 다를 게 없네요.
세미나 구경하러 왔다가 그냥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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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
여기 뭐 별거 없어요. 다 사람 사는 곳이지.
아 그전에는 그래도 좀 젠체 하고 싸웠는데
어디 사람 싸움이 그런가요. 결국 밑바닥 까지 다 보여야지 멈추지요.
고고한 타협같은게 있을리 만무하지요. 결국 시장 바닥 싸움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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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자
네 그렇네요...
뭔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자세하고 솔직한 이야기 감사드려요 정말 애쓰셨어요 가해자도 또한 지키려고 애쓰고 있었을 거라고 편가르기나 적대의 정치가 아니라고 느끼고 있었는데 제 생각이 맞았네요 열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더라도 세미나와 강좌에서 또 뵐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