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 주방, 까페, 서점, 복사 등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게시판입니다!


비회원

저 또한 소라님만큼 간절한 마음에서 댓글을 달았답니다.

소라님의 그 마음에 경의를 표합니다.

 

혹시 내가 단 댓글로 인해 미투의 본질이 흐려지고 갈등만 증폭되는 거 아닐까 신경쓰느라 잠도 설쳤습니다.

 

처음 댓글을 달 때부터 누군가 나타나 무책임한 비난이라 비판하리라 예상했습니다. 그분이 소라님이라 다행입니다.

비회원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욕하는 거 아니냐, 자기검열도 했습니다. 저야말로 제 자신이 야비해지는 거 싫거든요.

비회원으로 댓글 다신 분들은 대체로 저와 같았으리라 봅니다.

 

그럼에도 비회원이라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길 선택했습니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여지가 생기니까요.  건강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선 제3자의 시각 필요하니까요.

 

대신 제 마음이 온전히 전달되도록 단어 하나 조사 하나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댓글 두 줄 다느라 한시간을 소비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마 소라님만큼도 이 사건을 모를 겁니다. 올라온 글들과 피해자 글을 보고 제 느낌대로 판단했습니다.

그 누가 진실을 알겠습니까. 진실은 이렇게 논쟁을 통해 찾아가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체를 완벽하게 몰라도 판단내릴 수 있고 목소리 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말하면서 알아갑니다. 애초 선입견없는 투명한 시각은 불가능합니다. 고정된 실체라는 건 없으니까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 진실을 따져보려고 노력합니다.

 

대상화.... 당연히 합니다. 사물을 대상화 하지 않고 동일시 하고 자기화 하기에 문제가 생깁니다.

너는 나다. 나의 시각이 너의 시각이다. 거리가 없으면 개체도 없습니다.

어떻게 대상화하느냐가 문제입니다. 노리개로 대상화하느냐, 돈벌이로 대상화하느냐.....

저에게 수유는 대상입니다. 80% 좋은 이미지의 대상입니다.

소중한 대상입니다. 그래서 수유가 건강하게 만수무강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간 쪼개가며 댓글질한 거랍니다.

그러나 비회원이기에 거기까지입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갭을 무책임하다 하시면 어쩔 수 없네요.

이 불가피성을 어쩌겠습니까. 어느 정도는 서로가 감수해야합니다.

이것마저 피해라 여기면 우린 정체합니다. 딱딱해지다가 결국 자연붕괴합니다.

 

바람이 불어야 배는 앞으로 나갑니다. 파도가 치는 걸 불안하게만 보지 마시고 그안의 치열한 고민들도 보아주시길....

여유를 갖고 보아주시길.... 망나니 칼춤 추려고 대기하는 자들이 아니니.... 그 정도는 믿어주시길....

 

도덕성은 파열 후에 한 걸음 성장합니다. 그 효과를 함께 지켜봅시다.

 

그리고 저는

이 일에 관한한 계속 비회원의 익명 속에 남겠습니다.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