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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매니저로서 한 달이 지나갈 때마다 달력 채우는 일이 만만치가 않네요.
잔소리 담당과 주방달력 담당이라는 이미지가 고착되지 않도록 신경쓰는 일이 참 쉽지 않아요.
그래도 할 이야기는 해야겠죠?

주방 당번이 비어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때는 어쩔 수 없이 연구실 자리를 지키고 계신 분들이 식사 준비를 할 수밖에 없게 되요.
10명이 넘는 인원의 저녁을 준비한다는 게 부담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매일 집에서 음식을 하는 사람도 많아봐야 너댓명이 식사하는 분량일테니까요.
더욱이 이걸 혼자서 준비하려면 더 할테고요
몇 가지 시도를 하면서 식사당번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 주방달력
식사당번을 조금 더 많이 채워주세요.
혼자 식사를 한다면 매 번 혼자 준비하고 먹고 설겆이를 해야 합니다.
다 같이 식사를 한다는 것은 공동체를 함께 해 나간다는 것 말고도 이런 부담을 더는 좋은 방법이기도 해요.
매일 할 일을 며칠에 한 번씩 하면서도 더 푸짐한 저녁을 먹을 수 있습니다.
요리하는 게 부담되서 집에서 혼자 준비해서 먹고 혼자 설겆이 하지 마세요~

- 요리 보조
요리는 잘 못하지만 보조는 잘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달력에 "보조:아무개" 이렇게 적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보통은 두 명이 할 경우 각자 음식 한두개 정도씩 맡아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하는 대신 셰프 한 명, 보조 한명이 하는 것도 괜찮아요.
한 명이 재료 씻고, 썰고, 팬 뒤적여주고, 간단한 음식은 맡아서 해 보고, 간도 보면서 같이 말동무도 하는 것만으로도 한 사람 이상의 몫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다른 한 명은 시키기만 하면 되겠네요. 유후!~

- 밑반찬 선물 좋아요~
물리적인 이유로 식사 당번을 자주 하기 어려운 분들이 식사 준비에 참여하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배식대에 바로 내 놓을 수 있는 밑반찬을 선물해주시는 겁니다.
냉장고 속에 조리할 재료가 아니라 이미 조리가 완료된 밑반찬들이 있다면 식사당번의 부담이 확 줄어들겠죠?

- 식사 메뉴의 간소화
한동안 저녁 시간마다 특식 수준의 요리가 나오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반찬 한두개로는 성이 안 차는 분들이 있어요. 그렇게 무리를 해서 시간 맞춰 저녁준비를 하고 나면 이미 밥 먹을 때에는 탈진 상태이고요.
그런 분들 종종 봤습니다. 물론 저도 그런 적이 있고요.
밥과 국 그리고 반찬 두 개에 밑반찬만 해도 한 끼를 채우는 데에는 충분합니다.
소박한 저녁식사에 조금 익숙해지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또 언제 불시에 특식이 나올 지 모릅니다.

- 식사 후 뒷정리는 식사한 사람들이 합니다.
우선 일주일 쯤 전부터 저녁 식사 이후 뒷정리는 더 이상 주방당번이 하지 않고 식사한 사람들 중에 네 명 정도를 정해서 하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역시 가위바위보)
30분 넘게 걸리던 뒷정리가 10~20분이면 마무리되고, 식사당번 부담도 줄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식사당번은 그렇다고 뒷정리에서 손을 놓는 것은 아니고, 밥통 설겆이나 남은 국거리를 어떻게 정리할 지 (예를 들면 통에 덜어서 넣어달라고 알려주는 식으로) 등등 설겆이 하시는 분들이 빼먹을만 한 것들을 챙겨주시고, 정리가 된 후에 혹 빼먹은 건 없는지 확인해주시는 정도로 일을 분담하면 뒷정리가 깔끔하게 되겠네요.

- 주방 재료에 관해
내가 요리하는 날은 좀 더 맛있는 요리를 내놓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다 같을 껍니다.
신선한 재료로 요리하고 싶은 욕심도 누구나 같을 테고요. 하지만 요리하기 전에 냉장고 한 구석에서 외면받고 있는 식재료도 생각을 해주세요.
며칠 후 주방당번이 냉장고를 열어봤을 때 재료가 많기는 한데 다들 비실비실 상태가 안 좋은 재료들 뿐이라면 요리하기 전부터 기운이 빠집니다.
메뉴가 두어가지 된다면 오래된 재료도 하나쯤은 섞어서 버려지는 재료가 없도록 해주세요.
"난 신선한 재료로만 요리한다!" 하는 셰프가 계시다면 꼭 최소한 하루 전에 미리 필요한 재료를 말씀해 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주방 재료들은 현재 정기적으로 한살림과 양평 꾸러미에서 주문하고 있습니다.
꾸러미는 보통 2주에 한 번 정도 주문하고, 물건은 수요일에 도착합니다. 야채류가 대부분이고요.
한살림도 보통 2 주에 한 번정도 주문하고, 물건은 화요일에 도착합니다. 품목은 야채류는 없고 보통 냉동해물이나 소스류입니다.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식사당번 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그 외에 떨어져서 급히 필요할 때는 가까운 슈퍼에서 구입하고요, 야채류는 제가 연구실 오는 길에 시장에 들러 적당량 채워놓고 있습니다.
당근이나 양파 같은 부재료 외에 주재료로 사용하는 야채의 경우 소비 속도가 생각보다 더뎌서 다양한 품목을 구비하기가 쉽지 않은 점은 양해해주세요.
야채요리를 어려워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대형마트에서 만두나 해물동그랑댕 정도의 냉동가공식품도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대신, 다른 요리를 할 수 있는 분들은 이건 어디까지나 비상용이라고 생각하고 아껴서 사용해 주세요.

주방 재료에 대해 적는다는 게 최근의 몇 가지 변화에 관해 이것저것 추가하다 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네요.
자, 이제 달력 나갑니다!
댓글로 달아주시면 달력에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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