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활동 :: 요가, 서예, 제빵, 탁구, 등산 등 동아리 게시판입니다!


 

더운 여름, 매주 화요일 오후. 우리는 빵을 굽습니다. 화학자 유미쌤은 “배울게 뭐가 있어. 레시피대로 하면 되지!” 할머니 주머니에서 곶감 꺼내듯 저희에게 레시피를 하나씩 내어놓습니다. 처음 빵을 만드는 우리는 용감하고 순진하게, 때로는 띨빵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빵을 굽습니다. 밀가루 냄새, 버터 냄새, 소복히 부풀어오르는  빵반죽. 폭신하고, 바삭하고,쫄깃한 온갖 질감과 맛의 빵들. 

앞치마를 하고 뺨과 코에 하얀 밀가루를 묻힌 사랑스러운 느낌은 그 누구에게도 없지만!!

우리는 항상 즐겁습니다. 복작대면서 뭔가를 만들다 보면 소란스러움 속에 어느새 유쾌한 피곤함이 몰려와요. 빵은 어느새 완성되어 있고요. 우리는 아껴두었던 그날의 커피 한잔과 함께 갓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빵을 먹어봅니다. 카리스마 유미쌤은 데글데글 말 많은 우리의 빵을 하나하나 품평해줍니다. 사진만 보고도 제대로 품평해주시는 멋진 우리 유미쌤!

 

미니 피칸파이는 박력분으로 해야 하는데 제가 아무 생각 없이 베이글 굽는 강력분을 넣어서 바삭한 파이가 아닌 촉촉한 호두빵이 되었습니다.

딱딱한 파이껍질을 먹지않고 남겨두던 저의 무의식적 wish의 발현일랑가요. 

KakaoTalk_20170926_063501991.jpg

 

통통하게 부풀어오른 귀여운 베이글. 크리스마스 리스로 방문에 걸어두겠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넘 귀엽지 않나요.

따뜻하고 동그란 베이글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한참을 들여다봤네요. 하나의 베이글은 하나의 세계입니다. 모든 것이 다 담겨 있어요. 

KakaoTalk_20170926_063502513.jpg

 

미국에서 언어학을 가르치는 교수님이 잠깐 한국에 오셨을 때 그날의 초코케익과 바나나빵을 한 덩어리씩 싸갔어요.

저는 손편지와 빵을 주었죠. 그 휘둥그레지는 눈이라니! 캬캬캬

KakaoTalk_20170926_063502155.jpg

 

한석봉 어머니가 떡을 썰 듯 부들부들 빵을 써는 제 모습입니다. 어제 효빈 쌤이 만든 호밀바게트.

오늘 아침으로 이천원 주고 사왔어요. 새벽에 일어나 커피 한잔 내려서 먹고 있습니다.

KakaoTalk_20170926_062458677.jpg

 

돈을 주고 사야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건, 특히 그게 먹는 것이고 그걸 만들어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면 뭔가 어른스럽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대하는 자세, 빵을 만들 때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나온다고 유미쌤은 얘기했죠.

정성스럽게 빵을 만드는 동료들을 볼 때마다 전 기분이 좀 이상합니다.

뭔가 좀 울컥하고,

뭔가 좀 감동스럽고,

뭔가 좀 애틋한,

하여간 좀 그래요.

제가 이상한건지 이 사람들이 이상한건지.. 아니면 따뜻한 빵이 주는 물적 실체감인지.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이 함께 있습니다.

각자의 방식과 해석이 있고,  규칙이 있지만 변형과 응용이 있습니다.

아,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어요. 아주 이상하고 묘한 제빵 클래스가 매주 화요일 오후 한시, 수유너머에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요가반] 동아리 안내 수유너머104 2020.05.05 42
공지 [서예반] 동아리 안내 수유너머104 2020.05.05 41
195 [베이커리] 레시피 : [비스킷]사워도우 비스킷 yumichoi 2017.12.17 151
194 [베이커리] 호밀바게트 (50%통곡) [2] file menestrello 2017.12.15 1568
193 [베이커리] 레시피 : 리얼 브라우니 admin 2017.12.11 721
192 [베이커리] 에그타르트 [6] file menestrello 2017.12.11 1100
191 [베이커리] 파티쉐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수련 파티쉐 모집 공고~ . [14] 자생적 파티쉐 2017.11.20 370
190 [베이커리] 어제 밤에 빵 많이 구웠어요~ 셈나/강좌 간식 해 주세요! file yumichoi 2017.11.15 288
189 [베이커리] 잡곡빵 [5] file menestrello 2017.10.31 912
188 [베이커리] 레시피 : [쿠키] 마녀의 손가락 yumichoi 2017.10.30 973
187 [서예반] 서예동아리 회원님들!!!! 묵향이 그립지 않으세요? 유현당 2017.10.29 365
186 [베이커리] 고르곤졸라와 마르게리타 피자 file 김태현 2017.10.25 335
185 [베이커리] 레시피 : [브레드] 피자도우 & 고르곤졸라와 마르게리타 피자 admin 2017.10.23 224
184 [요가반] 요가와 차담 준비요령 file menestrello 2017.10.19 787
183 [베이커리] 호밀바게트와 치아바타 그리고 매실발효종 file menestrello 2017.10.18 1744
182 [베이커리] 순식간에 당근케이크! [2] file Jisu 2017.10.18 329
181 [베이커리] 제빵워크숍 내일 공지 ~ 2시 입니다. compost 2017.10.16 97
180 [요가반] 요가의 철학 3 -- 힘을 빼면 함께 빠져나가는 것들.... [3] 솔라리스 2017.10.15 579
179 [베이커리] 이거 먹으면 기분 좋아져요? [1] file slowreturn 2017.10.15 263
178 [베이커리] 레시피 : [쿠키] 레몬포피씨드 쿠키 yumichoi 2017.10.09 283
177 [서예반] 추석을 맞아서도 서예동아리는 꾸준히!!! [2] file 풀뿌리 2017.10.07 326
176 [서예반] 9월의 마지막 주 서예동아리는 거하게!!! file 유현당 2017.10.05 259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