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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요가 후기

만세 2009.11.30 14:30 조회 수 : 3155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저는 게시판에 글 잘 안적습니다.

발제문에다 기타 원고 쓰는 것도 귀찮은데, 안써도 되는 글을 쓰기는 정말 정말 싫기 때문입니다.

글 쓰는 걸 이렇게 싫어하는 걸 보면, 길을 잘못 택했나 싶기도 합니다.(더 좋은 길 찾으면, 현 진로를 심각하게 재고해 볼 생각입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오늘 하나 써야겠네요. (읽기 귀찮으신 분은 다 안 보셔도 됩니다. 요지만 보세요.)

 

요지는 : (1) 요가는 몸에 참 좋다. (2) 오하나 선생 지도로 수요일 일요일 8시 30분에 한다. (3) 15000원이다. 좀 오세요.  입니다.

 

 

(1) 요가는 몸에 참 좋다.

 

아직 처음 요가를 한 때가 기억납니다. 2006년 막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입학이 예정되어있을 때 였습니다.

처음으로 '화요토론회'라는 곳에서 발표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연구실에서 공개적으로 발표를 한다는 건,

몇 되지 않는 머리털이 곤두서도록 긴장되는 일이었습니다.

무리하게 자료집을 읽는 날이 길어졌고, 몸이 망가져갔습니다. --;;

자다 일어나서 걸을라치면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고꾸라진 적도 있었고,

타자치다가 어깨가 결리는 일은 다반사였습니다.

당시 제 나이 스물 셋(둘이었나?). 이럴 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다 발표를 망칠거라는 위기감이 엄습했습니다.

선배들과 선생님이 한심하게 절 쳐다보는 눈초리가 눈에 보이는 듯 했습니다.

운동을 참 싫어했습니다만, 요가를 시작했습니다.

 

요가를 시작한 이후, 가장 신기한 건 무릎이랑 어깨가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된 것입니다.

물론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일주일에 두 번 밖에 안하는 요가를 빼먹으면 곧 아팠지만,

두번씩 꼬박꼬박하고, 가벼운 등산을 병행하니, 전혀 아프지 않았습니다.

뭐 그래서 화요토론회도 그럭저럭 해내고, 학교생활도 그럭저럭 해내었습니다.(비록 F 학점을 받긴 했지만, 적어도 아프지는 않았으니까요.)

그 이후로 특별히 아픈 적이 별로 없습니다.

감기도 잘 안걸렸으니까요.(사실 몇 번 감기 걸렸다고 말한 적은 있습니다만, 연구실에 나가기 귀찮아서 뻥쳤던 겁니다.)

전 요가로 수행을 하고 뭐 이런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건강 유지하면서 지가 하고 싶은걸 꾸준히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참으로 고마운 프로그램입니다.

혹 일이 잘 안풀리고 집중이 잘 안되시는 분. 그거 다 몸 컨디션이 안좋아서 그런겁니다. 요가 하시지요.

 

 

(2) 오하나 선생 지도로 수요일 일요일 8시 30분에 한다.

 

전에는 이진경 선생님이 사부이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일본에 계십니다.

요즘은 주로 인터넷으로 저희에게 가르침을 주십니다.

여튼 그래서 지금은 오하나 사부가 요가를 가르칩니다.

수요일 일요일 8시 30분에 수유너머N 강의실에서 합니다.

 

스타일이 많이 다릅니다.

일단 오하나 사부는 맨날 순서를 바꿉니다.

아니, 능동적으로 바꾼다기 보다는, 자세 까먹고 넘어가고, 그거 뒤에 다시 하고 이러느라 순서가 바뀌는 거 같습니다.

그래도 요가의 원칙은 늘 지키고 있다고 하시니, 안심입니다.

게다가 자세를 스스로 개발 하십니다.

어제는 [비욘세 자세]를 했습니다.

비욘세 처럼 허벅지가 강조되는 자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는 사부에 절대 충성을 하기 때문에, 시키면 무조건 합니다.

나중에 [빅뱅 자세]를 하라며 해드스핀을 시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런 사태가 오면 그냥 조용히 혼자 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우리 사부는 매일 요가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 같은 지진아들을 배려하여, 자세 교정에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습니다.

요가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도 재미있게 하실 수 있습니다.

끝나고 바쁜일 없으면 다 같이 모여서 차도 한 잔 합니다.

 

 

(3) 15000원이다. 같이 하자.

 

한 달 회비는 15000원입니다.

사부한테 떨어지는 몫은 없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냥 공간 유지하는데 보태고 있습니다.

사실, 워낙 액수가 적어 공간 유지에도 큰 의미가 있는 비용은 아닙니다만,

각자 요가를 배우는데 마음을 내는 차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몇 되지 않는 제자들에게 사부님이 과한 관심을 보이고 계십니다.

90도도 안 벌어지는 제 다리벌리기를 보시고, "많이 늘었다"는 (정체불명의) 덕담을 날리시고,

저처럼 잘 안되는 동식이를 보고 (힘내라는 의미에서 대 놓고) 호호호 웃어주십니다.

새로 들어온 아샤누나나 마지연 선생님 등은 정말 정말 잘하셔서 사부님이랑 마구 고급하게 해버리십니다.

저랑 동식이는 늘 힘듭니다.

 

좀 많이 와서 같이 했으면 합니다.

사람이 많아야, 저 같은 애들은 구석에 숨어서 그냥 조용히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래야 비욘세 자세 같은거 말고, 책에 있는 고급 자세들도 하겠지요.

저 같은 애들이야, 뭘 하든 힘들긴 마찬가지이겠지만.

 

 

뭐 그렇습니다. 요가해서 컨디션도 좋고, 책도 좀 더 밀도 있게 읽을 수 있고, (여전히 많이 자지만) 조는 시간도 줄었습니다.

좀더 많은 분이랑 같이 하면 흥도 나고, 즐거울 거 같습니다.

세미나 회원분들, 강좌회원분들, 그리고 처음 오시는 분들.

요가반을 찾아주세요.

사부가 잘 해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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