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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간된 줄로만 알았던 [월간 이진경]이 다시 출간되었군요. ㅎㅎ 축하드립니다~~  아래는 '알라딘' 책소개와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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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달라진 세계에서 마르크스는 무슨 말을 할까. 철학자 이진경이 마르크스를 불러내어 그와 마주 앉는다. 이진경이 묻고 마르크스가 답한다. 거꾸로 마르크스가 이진경에게 그가 살아내지 못한 오늘에 대해 묻는다. 이 문답을 이끌어가기 위해, 완성하기 위해 이 둘은 지상에 존재했던 사상가들을 소환한다.

이 책은 철학자 이진경이 마르크스주의를 21세기 오늘의 상황 위에 다시 정초하려는 실험적인 시도이다. 이 실험을 관통하는 사유의 핵심은, 마르크스주의는 이 지상에 존재했던 사상 중의 하나가 아니라 그 모든 것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 반성이라는 것이다. 즉 (모든) ‘철학에 대한 철학’이라는 것이다.

이미 세상에 없는 마르크스는 그가 남긴 텍스트와 그 시대의 콘텍스트들 속에서만 존재한다. 이진경은 자신의 학문적 생애를 두고 천착해온 마르크스주의를 그의 독보적인 감각과 경험을 동원하여 근원적 질문으로서의 마르크스를 불러내고 이 마주섬을 통해 혼신의 힘으로 철학과 사상, 예술을 넘나들며 이 21세기라는 시공간 안에서 다시 마르크스주의를 정초하려고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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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불러냄에 대하여 004

1부 코뮨주의와 이행 011
사회주의 이후의 코뮤니즘, 사회주의 이전의 코뮨주의
코뮤니즘은 끝났다? | 코뮤니즘, 실패를 통해 그려진 지도 | 사회주의는 코뮤니즘으로 가는 이행기가 될 수 있는가 |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증여한다!” | 사회주의 국가와 공동체의 국가 | 우파들의 공동체주의 | 무위의 공동체, 불가능한 공동체 | 공동체주의와 코뮨주의 | 윤리학적 코뮨주의 | 우정의 연대 | 생태적 코뮨주의 | 기계적 코뮨주의, 혹은 사물의 코뮨주의 | 현재 시제의 코뮨주의

2부 역사와 혁명 063
역사에서 벗어난 시간과 종말 없는 혁명
역사법칙인가 역사법률인가 | 자본주의는 필연적인가 | 사건이란 무엇인가 | 무엇이 진보를 결정하는가 | 보편성의 권력과 식민주의 | 메시아적인 것, 혹은 구원의 약속 | 역사의 정지와 약속을 어기는 혁명 | 결정적 사건과 한탕주의 | ‘스펀지 혁명’과 두더지 | 노동자계급이여, 이젠 총파업을 잊자!

3부 대중과 리더십 109
액체적 대중과 매혹의 특이점
지적인 ‘공중’과 동물적 ‘대중’ | 대중의 두 가지 자발성 | 대중의 흐름과 특이점 | 파시즘의 매력 | 흐름으로서의 사상 | 명령의 리더십과 흡인의 리더십 | 비인칭적 리더십 | 이탈의 벡터와 대중 | 왜 노동자계급은 리더가 되지 못했나

4부 철학과 예술 157
유물론의 유물론과 예술에서의 정치
영원성과 특이성 | 외부에 의한 사유 | 유물론의 유물론 | ‘물질’의 관념론과 ‘영혼’의 유물론| 혁명 예술과 리얼리즘 | 사회혁명과 감각의 혁명 | 혁명적 기계와 감각의 기하학 | 감각의 혁명 없는 사회혁명은 불가능하다 | 미래주의의 파시즘| ‘정치적 예술’과 ‘예술에서의 정치’

5부 생산과 생명 203
물질적 생산의 경제학에서 일반화된 생산의 생태학으로?
서문 불러냄에 대하여 004

1부 코뮨주의와 이행 011
사회주의 이후의 코뮤니즘, 사회주의 이전의 코뮨주의

코뮤니즘은 끝났다? | 코뮤니즘, 실패를 통해 그려진 지도 | 사회주의는 코뮤니즘으로 가는 이행기가 될 수 있는가 |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증여한다!” | 사회주의 국가와 공동체의 국가 | 우파들의 공동체주의 | 무위의 공동체, 불가능한 공동체 | 공동체주의와 코뮨주의 | 윤리학적 코뮨주의 | 우정의 연대 | 생태적 코뮨주의 | 기계적 코뮨주의, 혹은 사물의 코뮨주의 | 현재 시제의 코뮨주의

2부 역사와 혁명 063
역사에서 벗어난 시간과 종말 없는 혁명

역사법칙인가 역사법률인가 | 자본주의는 필연적인가 | 사건이란 무엇인가 | 무엇이 진보를 결정하는가 | 보편성의 권력과 식민주의 | 메시아적인 것, 혹은 구원의 약속 | 역사의 정지와 약속을 어기는 혁명 | 결정적 사건과 한탕주의 | ‘스펀지 혁명’과 두더지 | 노동자계급이여, 이젠 총파업을 잊자!

3부 대중과 리더십 109
액체적 대중과 매혹의 특이점

지적인 ‘공중’과 동물적 ‘대중’ | 대중의 두 가지 자발성 | 대중의 흐름과 특이점 | 파시즘의 매력 | 흐름으로서의 사상 | 명령의 리더십과 흡인의 리더십 | 비인칭적 리더십 | 이탈의 벡터와 대중 | 왜 노동자계급은 리더가 되지 못했나

4부 철학과 예술 157
유물론의 유물론과 예술에서의 정치

영원성과 특이성 | 외부에 의한 사유 | 유물론의 유물론 | ‘물질’의 관념론과 ‘영혼’의 유물론| 혁명 예술과 리얼리즘 | 사회혁명과 감각의 혁명 | 혁명적 기계와 감각의 기하학 | 감각의 혁명 없는 사회혁명은 불가능하다 | 미래주의의 파시즘| ‘정치적 예술’과 ‘예술에서의 정치’

5부 생산과 생명 203
물질적 생산의 경제학에서 일반화된 생산의 생태학으로?

역사 이전의 생산 | 생존의 생산과 욕구의 생산 | 생산중심주의와 노동 안의 위계 | 물질 없는 생산과 고용 없는 착취 | 잉여 없는 생산과 잉여가치 생산 | 생산력 발전과 생산성의 공리주의 | 생명의 생산능력과 생명산업 | 생명의 생산과 노동가치론

6부 노동과 계급 241
노동으로부터도 배제된 계급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프롤레타리아트는 노동자계급이 아니다 | 프롤레타리아트는 누구인가 | 노동자계급의 양극화 | 비계급으로서의 프롤레타리아트 | 노동의 탈물질화와 ‘인지노동’ | 노동은 인간의 본질인가 | 노동해방, 노동으로부터의 해방 | 우리는 왜 아직도 ‘노동 없는 소득’에 당황하는가

7부 현대 자본주의 275
유연성의 축적체제와 허구적 자본주의

다시 《자본》을 읽자? | 대공황과 소비사회 | 유연성의 축적체제 | 이동성 선호와 금융화 | 파생상품과 허구적 자본 | 경제의 증권화와 허상의 리얼리티 | 스펙터클의 경제학 | 버블 경제의 위기와 출구

8부 국가와 정치 321
국가 외부의 정치, 적대 너머의 정치학은 어떻게 가능한가

계급적대는 정치의 지반인가 | 정치의 자격과 여성 | 국민국가에 사로잡힌 정치 | 규율권력과 정치 | ‘정치투쟁’ 바깥의 정치 | 국가의 소멸은 어떻게 가능한가 | 적대의 정치학 | 적대의 ‘전통’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 마치며, 혹은 던져진 물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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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21세기 마르크스주의〉를 정초하다
달라진 세계에서 마르크스는 무슨 말을 할까_ ‘철학에 대한 철학’으로서의 마르크스주의


마르크스가 ‘지금, 여기에’ 불려나왔다. 마르크스만 불려나온 것이 아니다. 플라톤, 스피노자, 헤겔, 니체, 칸트, 하이데거, 그람시, 푸코, 기 드보르, 블랑쇼, 레비나스, 벤야민, 알튀세르, 아렌트, 들뢰즈, 가타리, 레비스트로스, 데리다, 바디우, 랑시에르, 지젝, 아감벤 등…… 세기의 사상가들 또한 불려나왔다. 사정은 이러하다. 철학자 이진경이 마르크스를 불러내어 그와 마주 앉는다. 이진경이 묻고 마르크스가 답한다. 거꾸로 마르크스가 이진경에게 그가 살아내지 못한 오늘에 대해 묻는다. 이 문답을 이끌어가기 위해, 완성하기 위해 이 둘은 지상에 존재했던 사상가들을 소환한다. 사상가들만 불려 나오는 것도 아니다. 마치 이런 것이다. 글렌 굴드가 바흐를 연주할 때, 피에르 불레즈가 말러를 연주할 때, 그들은 이 세상에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이들을 불러내는 것이다. 죽은 이들을 소환하고 그들의 사상을, 작품을 이야기하고 연주하는 이들은 모두 영매고 주술사다. 탁월한 연주자를 표현하는 ‘신들린’ 연주라는 표현은 그런 점에서 단순한 은유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신이 들려 죽은 이를 불러내고, 마주서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것만은 알아두어야 한다. 누구나 마르크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아무나 그로 하여금 말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주가 본래의 바흐를 정확하게 재현하려는 거라면, 연주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오로지 ‘정확함’뿐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연주자에게 내밀하게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도 한 그 정확함이 아니라, 독창적인 해석이다. 달리 말하여 연주자가 자신이 사는 세계에서 얻은 감각과 생각에 따라 변형되고 변조된 바흐다. 플라톤과 스피노자, 그리고 지금 여기에 불러낸 마르크스도 마찬가지다. 옛날, 그 시절 그들이 했던 얘기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는 우리가 사는, 아주 달라진 조건의 지금 세계에서 그들이라면 어찌 말할까 듣기 위해 불러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얻은 감각과 생각을 가지고 그들을 불러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중 누가 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책은 철학자 이진경이 마르크스주의를 21세기 오늘의 상황 위에 다시 정초하려는 실험적인 시도이다. 이 실험을 관통하는 사유의 핵심은, 마르크스주의는 이 지상에 존재했던 사상 중의 하나가 아니라 그 모든 것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 반성이라는 것이다. 즉 (모든) ‘철학에 대한 철학’이라는 것이다. 이미 세상에 없는 마르크스는 그가 남긴 텍스트와 그 시대의 콘텍스트들 속에서만 존재한다. 이진경은 자신의 학문적 생애를 두고 천착해온 마르크스주의를 그의 독보적인 감각과 경험을 동원하여 근원적 질문으로서의 마르크스를 불러내고 이 마주섬을 통해 혼신의 힘으로 철학과 사상, 예술을 넘나들며 이 21세기라는 시공간 안에서 다시...
이진경, 〈21세기 마르크스주의〉를 정초하다
달라진 세계에서 마르크스는 무슨 말을 할까_ ‘철학에 대한 철학’으로서의 마르크스주의


마르크스가 ‘지금, 여기에’ 불려나왔다. 마르크스만 불려나온 것이 아니다. 플라톤, 스피노자, 헤겔, 니체, 칸트, 하이데거, 그람시, 푸코, 기 드보르, 블랑쇼, 레비나스, 벤야민, 알튀세르, 아렌트, 들뢰즈, 가타리, 레비스트로스, 데리다, 바디우, 랑시에르, 지젝, 아감벤 등…… 세기의 사상가들 또한 불려나왔다. 사정은 이러하다. 철학자 이진경이 마르크스를 불러내어 그와 마주 앉는다. 이진경이 묻고 마르크스가 답한다. 거꾸로 마르크스가 이진경에게 그가 살아내지 못한 오늘에 대해 묻는다. 이 문답을 이끌어가기 위해, 완성하기 위해 이 둘은 지상에 존재했던 사상가들을 소환한다. 사상가들만 불려 나오는 것도 아니다. 마치 이런 것이다. 글렌 굴드가 바흐를 연주할 때, 피에르 불레즈가 말러를 연주할 때, 그들은 이 세상에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이들을 불러내는 것이다. 죽은 이들을 소환하고 그들의 사상을, 작품을 이야기하고 연주하는 이들은 모두 영매고 주술사다. 탁월한 연주자를 표현하는 ‘신들린’ 연주라는 표현은 그런 점에서 단순한 은유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신이 들려 죽은 이를 불러내고, 마주서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것만은 알아두어야 한다. 누구나 마르크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아무나 그로 하여금 말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주가 본래의 바흐를 정확하게 재현하려는 거라면, 연주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오로지 ‘정확함’뿐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연주자에게 내밀하게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도 한 그 정확함이 아니라, 독창적인 해석이다. 달리 말하여 연주자가 자신이 사는 세계에서 얻은 감각과 생각에 따라 변형되고 변조된 바흐다. 플라톤과 스피노자, 그리고 지금 여기에 불러낸 마르크스도 마찬가지다. 옛날, 그 시절 그들이 했던 얘기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는 우리가 사는, 아주 달라진 조건의 지금 세계에서 그들이라면 어찌 말할까 듣기 위해 불러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얻은 감각과 생각을 가지고 그들을 불러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중 누가 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책은 철학자 이진경이 마르크스주의를 21세기 오늘의 상황 위에 다시 정초하려는 실험적인 시도이다. 이 실험을 관통하는 사유의 핵심은, 마르크스주의는 이 지상에 존재했던 사상 중의 하나가 아니라 그 모든 것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 반성이라는 것이다. 즉 (모든) ‘철학에 대한 철학’이라는 것이다. 이미 세상에 없는 마르크스는 그가 남긴 텍스트와 그 시대의 콘텍스트들 속에서만 존재한다. 이진경은 자신의 학문적 생애를 두고 천착해온 마르크스주의를 그의 독보적인 감각과 경험을 동원하여 근원적 질문으로서의 마르크스를 불러내고 이 마주섬을 통해 혼신의 힘으로 철학과 사상, 예술을 넘나들며 이 21세기라는 시공간 안에서 다시 마르크스주의를 정초하려고 시도한다. 그 노고 덕에 우리는 비로소 〈21세기 마르크스주의〉라는 텍스트를 얻게 된 것이리라.

왜, 아직도, 마르크스냐고 묻는 당신에게

우리는 과거에 옳다고 믿었던 이론적 확신이나 사상적 신념들에 대해 얼마나 확신을 가지고 있는가. 그것은 또 지금-여기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유효한가. 사람들은 무슨 큰 사건 하나가 나면 기존의 어떤 것이 끝장나기에 충분하다고 쉽게 속단한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사건, 다른 종류의 ‘어떤 것’에서 일어날 것이다. 쉽게 끝나리라고 믿는 것은 오히려 쉽게 끝나지 않는다. 더구나 자본주의가 이토록 번연히 상존하고 있는데, 자본주의를 근본에서 분석하고 비판한 책이나 사상이 쉽게 끝나버리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진경은 자본주의의 질긴 존속만큼이나 마르크스의 텍스트들 역시 질기게 살아남을 것이라고 믿는다.
시대와 역사를 떠나 타당한 사상이나 이론 같은 것이 있다는 믿음처럼 관념론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약 150년 전에 죽은 마르크스가 만들어낸 사상이나 개념 역시 그러하다. 앞선 사상가에게 배워야 할 것은 상이한 조건 속에서 어떤 원칙에 입각해 사유하는가 하는 방법론일 것이고, 그 현실적 조건 속에서 자신이 이전에 배운 개념이나 이론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태도일 것이다. 철학자 이진경이 영매를 자처하며 마르크스를 불러낸 이유이다.

당신이 알고 있는 마르크스(주의), 혹은 오해하고 있는 마르크스(주의)

세상에는 마르크스는 이미 죽은 낡은 사상이라고 호언장담하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이 말을 비웃듯 너무도 허다한 마르크스(주의)가 있다.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마르크스의 이름을 건 많은 철학과 사상, 주의들이 마르크스와 실제 무관할 뿐더러 ‘반anti 마르크스(주의)’적이기까지 하다면? 마치 예수의 정신과는 무관한 기독교(사상, 문화에 이르기까지)가 예수의 이름으로 세상에 즐비한 것처럼. 그럴수록 ‘이것이 진짜, 원조 마르크스주의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은 법이다. 그리고 이들의 대부분은 흡사 마르크스(주의)의 오리지널리티를 자신이 알고 있기나 한 것 같은 어법을 구사한다. 또한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 마르크스의 텍스트 여기저기에서 뽑아온 말들로 자신의 발설에 아우라를 부여한다. 대부분 그것들은 마르크스주의와는 무관한 것이기 십상이다. 레닌(주의)에 대해 언젠가 지젝이 말한 것처럼, 그(레닌)가 어떤 말을 했는가를 여기저기 인용하거나 나아가 그가 이런저런 오류를 범했다고 말하는 것은 실상은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한 허세에 불과하다. 그라면 오늘의 현실에서 어떻게 사유하고 어떻게 실천했을까를 그와 더불어 밀고나가는 것, 그것이 레닌 리부팅의 의미이다. ‘마르크스 가라사대’와 마르크스로 하여금 말하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이진경이 이 책에서 ‘대화’라는 형식을 선택한 것이 단지 서술적 편의성을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아는 데는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마르크스라면 지금 어떻게 말할 것인가라는 물음은 단지 그의 텍스트를 불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가 시대적 모순과 어떻게 대결했을까 하는 긴장까지도 불러내는 것이다. 그 속에서 발견되는 그의 근본적 반反시대성은 시대적 조건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가능성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 대화는 바로 이 지점에서 진력을 다해 집중된다. 마르크스주의의 가능성은 그 시대의 마르크스주의를 넘어서려 하는 데 있다는 것, 이것이 마르크스주의가 다른 사상과 다른 점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에 놓인 밧줄”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도 말했다.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橋)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고. “인간이 사랑스러울 수 있는 것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고. 이 책의 제목으로 이진경이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하였다》를 고집하였던 의도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건너가는 존재로서의 마르크스, 그리고 우리.

마르크스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모든 것을 근본에서 다시 생각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 책은 저자인 이진경이 대학시절부터 운동을 하고 마르크스의 사유를 따라가면서 생각하고 활동했던 짧지 않은 궤적 속에서, 많은 경우 현실적으로 부딪치고 겪어야 했던 수많은 사건들 속에서 누구보다 자신에게, 그가 옳다고 확신하고 있던 신념이나 이론에 대해 던질 수밖에 없던 질문들이다. 이 질문들은 방대하며 이 시대의 핵심적 주제들을 망라하고 있다. 이제 그것들을 어떻게 읽고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은 온전히 독자들의 몫이다. 이 소개글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한가지이다. 우리는 ‘기억’이라고 불리는 것, 이미 지나간 것을 불러내지 않고선, 현재의 내가 누구인지,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저것이 무엇인지,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가 매 순간 사는 삶이란, 사람이라면 ‘죽었다’고 명명될 영역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을 현재의 순간 속으로 불러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 지금 마르크스를 불러내는 저자만을 영매라고 할 것인가? 우리 모두가 항상?이미 영매인 것이다. 언제나 죽은 것들을 불러내며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마르크스의 능력을 믿는다. 그의 문제설정이나 사고방식 안에는 백오십 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여전히 자본의 착취와 계산적인 삶이 지배하는 상황에 맞추어 다르게 말할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은 마르크스 그라면 지금 여기에서 어떤 말을 할 것인지를 펼쳐 보이려는 간절한 시도이다.” _이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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