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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소식] 부채를 위한 김시종 시구들

solaris 2018.10.26 16:45 조회 수 : 231

교토 9조 마당 참여를 위한

서예반 부채에 적어넣을 시구들을

김시종 선생 시집들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짧아야 하고, 들고 다니고 싶을 문구여야 하고

시적인 맛이 있어야 한다는 걸 기준으로 삼다보니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만

우리가 쓰기엔 충분할 거 같습니다.

적절한 걸 몇 개 골라 집중 제작하거나

모두다 써서 제작하거나 하는 방법이 있을 듯해요.

일단 여기 적어둡니다.

 

 

꿈 같은 이야기여, 끝내 버리지 못한(「꿈 같은 이야기」, 󰡔지평선󰡕)

 

 

생각은 이토록 커다란데, 표는 이렇게 작다니(「개표」)

 

 

지구는 공기를 빼앗겨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악몽」)

 

 

한정된 세상에 목소리마저 내지 못하는 존재여(「먼 날」)

 

 

바람은 바다의 깊은 한숨에서 새어나온다(󰡔니이가타󰡕)

 

 

거기에는 언제나 내가 없다(「바래지는 시간 속」, 󰡔광주시편󰡕)

 

 

때로 말은 입을 다물고 색을 낼 때가 있다(색을 낸다)(「입 다문 말」, 󰡔광주시편󰡕)

 

 

얼룩은 흔적이 압축된 신념(「얼룩」, 󰡔화석의 여름󰡕)

 

 

얼룩은 규범에 들러붙은 이단(異端)(「얼룩」)

 

 

돌인들 마음속에선 꿈을 꾼다(「화석의 여름」)

 

 

여름날 터져 나온 저 아우성(「화석의 여름」)

 

 

세월은 우주의 구멍에서 새어나온 바람자국(「자문」, 󰡔화석의 여름󰡕)

 

 

도망치는 계절에 이 시름 두들기고(「노래 또 하나」, 󰡔이카이노 시집󰡕)

 

 

나이는 분명 꿈이 말라버릴 때 든다(나이는 꿈이 말라버릴 때 드나니)(「나날의 깊이에서(1)」, 󰡔이카이노시집󰡕)

 

 

돌연 맞은 열풍에

그만 눈이 아찔해지고 만 밤의 사내다.

내 망막에는 그때 이후 새가 깃들었다.(「그림자에 그늘지다」, 󰡔이카이노󰡕)

-->돌연 맞은 회천(回天)의 열풍, 내 망막에는 새가 깃들고

 

 

벌거벗은 뿌리를 거꾸로 치켜들고, 수선대는 바람이 건너는 희미한 어둠을 쳐다보는 것이, 설마 그녀를 싸안은 고향의 떨림일 줄 아직 누구도 알 턱이 없으리라.

-->고향, 수선대는 바람이 건너는 희미한 어둠(「아침까지의 얼굴」, 󰡔이카이노󰡕)

 

 

기억의 바닥, 가라앉은 녹슨 시간의 손짓(「녹스는 풍경」 변형, 󰡔잃어버린 계절󰡕)

 

 

밤이 깊어가는 것은 별들도 감회에 젖기 때문(「여름 그 후」)

 

 

눈을 감아야 보이는 새는 기억을 쪼아 먹으며 거기 있고(「4월이여, 먼 날이여」)

 

 

소생하는 계절에 올 것이 오지 않으니(「봄에 오지 않게 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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