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소식 :: 연구실소개, 연구실소식, 회원소식을 공유하는 게시판입니다!


공식일정을 마치고 18일 월요일부터는 자유롭게 지내기로 했습니다만, 저의 입장에서는 비로소 송쭈앙의 배경에 대해 알게 된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10년 전, 가난한 예술가들이 거주하며 작업할 수 있는 송쭈앙 예술인 마을을 조성하고 미술 뿐 아니라 독립영화인들을 위해서 영화펀드를 만들어낸

리시엔팅 Li Xianting 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Li_Xianting

IMG_6337.JPG

올해 14회가 되는 베이징 독립영화제 뿐 아니라 필름스쿨도 여는 그 공간에 샤오동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IMG_6343.JPG

IMG_6340.JPG

(지난 2014년에는 영화제 카달로그의 이 은유적인 발전기 이미지 때문에 당국에 의해 모든 영화 아카이브를 빼앗기고 영화제도 열지 못했다는..)

중국에서 'independent film'의 의미는 검열에 의해 결코 상영할 수 없는 영화를 뜻한다고 해요. 

IMG_6336.JPG

이 대문은 24시간 cctv가 지켜보고 있고 밤에도 환하게 비추어서 드나드는 사람들을 감시한다네요..허걱!

IMG_6356.JPG

저녁에는 미나's 레스토랑에서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디너 파티에 초대되었어요:)

미나는 리씨엔팅의 오랜 친구로 그의 집은 바로 이 식당 옆에 있더군요. 그는 원주민들과 어우러지는 송쭈앙 예술인 마을을 조성해서

미나와 같은 예술가들이 이렇게 식당도 열어 생계를 해결하고 작업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었는데...

허허벌판 시골이었던 이 지역에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아름다운 동네가 되자

정부는 예술가들을 배려하는 자유로운 국가인 것처럼 선전하는 한편, 이 지역의 임대료를 급격히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은 국가가 젠트리피케이션의 주동자인 셈..

IMG_6354.JPG

생각보다 큰 레스토랑이어서 깜짝 놀랐는데...다행히 초창기 때  30년 임대 계약을 했다는 미나는

자신의 예전 영화 <Sign Language Time>의 주인공이었던 청각장애인 여성 배우(그녀는 이제 이 식당의 매니저로 일함)를 비롯,

약 20명의 청각 장애인을 스탭으로 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MG_6359.JPG

10년 전 미나와 수칭이 손수 인테리어를 했다는 식당 곳곳엔 미나가 디자인한 큰 테이블이 있고,

리씨엔틴이 써준 글씨도 있는데 사진촬영은 깜박하고 못했네요..

IMG_6357.JPG

마침 <Free and Easy>의 감독과 그의 스탭들도 오고..

그는 또 다음 영화(중국 자본주의가 가져온 붕괴를 이야기하는..)를 촬영하러 내일 북동 지방으로 떠난다는데..

이창동과 아키 카우리스마키 영화를 좋아하는 공통점 때문인지 그의 영화적 열정과 신실함에 급 친밀감이 들었습니다.

제작비 펀딩 없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영화를 완성해 해외영화제에서 상영하는 그의 영화는 중국에서 결코 상영되지 못 한다고 해요.

IMG_6351.JPG

(송쭈앙 빌리지에 속하는 시골 동네 라마 빌리지 노점에서 저울에 달아 파는 과일을 사서 함께 나눠 먹었어요)

IMG_6352.JPG

5박6일간의 일정 동안 이들과 즐겁게 대화할 수 있었던 것은 각자 외롭게 떨어져 혼자 작업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공동체를 만들어 공생하려는 노력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블록버스터를 꿈꾸는 상업영화라든지, 칸느 베를린 같은 큰 영화제에 관심을 두는 게 아니라 매번 작업할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어려운 과정, 그 과정을 함께 해나가는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이번 상영과 같이 작지만 소중한 상영회에 의미를 두고 있는 샤오동, 미나, 수칭과의 인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4.22(월) am11: 박성관선생을 떠나보내는 49제 [1] compost 2024.04.02 214
공지 ① [수유너머104] 공동체소개 oracle 2020.03.22 4554
공지 ② [수유너머104] 활동소개  oracle 2020.03.22 2498
공지 ③ [수유너머104] 운영팀 oracle 2020.03.20 2720
공지 ④ [수유너머104] 회원제도 [4] oracle 2020.03.20 2124
공지 ⑤ [수유너머104] 약도 oracle 2020.03.18 5429
공지 ⑥ [수유너머104] 내부공간 oracle 2020.03.18 1451
공지 ⑦ [수유너머104] 슬기로운 공동생활 sora 2018.06.17 3256
공지 ⑧ [수유너머104]를 다시 시작하며 admin 2017.03.15 12070
290 [메일2022-0901목] 공개특강/ 기획세미나/ 인문사회연구원/ 가을강좌 file oracle 2022.09.01 70
289 [2022-0830 뉴시스] 반려동물 1500만 시대...'종과 종이 만날 때' file oracle 2022.08.31 71
288 [2022 손현숙 살롱콘서트] 9.2(금) pm7:30 [2] file oracle 2022.08.16 130
287 [메일2022-0804목] 공개특강/ 바타유/ 사변적 우화/ 북클럽자본/ 철학의 모험 file oracle 2022.08.04 68
286 [YES24_인터뷰] 우리가 사랑한 저자: 고병권 file oracle 2022.07.26 313
285 [뉴래디컬리뷰] 창간 1주년 기념토론회 :: 7.23(토) file 효영 2022.07.12 175
284 [메일2022-0701금] 공개특강/ 페미니즘/ 시(詩)/ 영상워크숍/ 화엄의 철학/ 문학 file oracle 2022.07.01 73
283 [출판_박준영] 신유물론 - 몸과 물질의 행위성 file oracle 2022.06.29 402
282 [YES24_인터뷰] 우리가 사랑한 저자: 이진경 [1] file oracle 2022.06.02 602
281 [메일2022-0602목] 공개특강(별)/ 시(詩)/ 영상워크숍/ 화엄의 철학/ 문학 file oracle 2022.06.02 69
280 [강좌_송하얀] 허수경 시 깊이읽기: 5/27(금)개강! [2] file 효영 2022.05.19 264
279 [메일2022-0504수] 북한영화, 사진전, [북클럽자본]읽기 file oracle 2022.05.04 88
278 [출판_최진석] 사건의 시학 _최진석 평론집 file oracle 2022.04.18 295
277 [출판_최진석] 사건과 형식 _최진석 평론집 file oracle 2022.04.18 194
276 [메일2022-0401금] 시문학, 동물권 :: 강사인터뷰 oracle 2022.04.01 45
275 [메일2022-0308화] 푸코/ 신유물론/ 문학/ 동물권/ 일/ 페미니즘/ 드로잉전/ 차별금지 file oracle 2022.03.08 80
274 [메일2022-0208화] 공개특강/ 신유물론/ 푸코 file oracle 2022.02.08 111
273 [메일2022-0105] 강사인터뷰: 생명/ 칸트/ 들뢰즈/ 신유물론/ 천개의 유물론 file oracle 2022.01.05 145
272 [메일2021-1208수] 윌리엄 오캄/ 생명/ 칸트/ 들뢰즈/ 신유물론/ 천개의 유물론 file oracle 2021.12.08 102
271 [대학신문 2021-1128] '사람을 기록하는 사람' 이수정 다큐멘터리 감독 file oracle 2021.11.30 194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