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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소식] 교생실습 2주차인 시점에

꾸냥 2010.05.09 22:43 조회 수 : 3619

배탈이 났습니다. 배탈 약 먹어도 낫지 않는 걸 보니 제대로 탈난것 같습니다.

 

연구실 생활 하면서는 단 한번도 나지 않았던 '위와 장이 아픈' 배탈이 말입니다.

 

교생실습을 하며,

 

학교와 집을 오가는,

 

7년 전에 했던 일을 반복하고 있는데요.

 

왜 그렇게 집을 나가고 싶었는지, 왜 그렇게 학교가 싫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아침 7시 50분까지 등교를 해서 8시부터 8시 20분까지 영어듣기를 하고.

 

9시10분까지 0교시 보충수업을 한 후, 9시 20분 부터 1교시가 시작됩니다.

 

그렇게 4교시가 끝나면 1시 10분. 이때부터 2시까지 50분간 점심시간이고 이 시간동안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30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급식소에서 밥을 먹습니다.

 

학년별로 먹기 때문에 제일 늦게 먹는 1학년 아이들은 밥을 먹은 후 5분도 채 쉬지 못하고 바로 5교시 수업에 들어가는일이 다반사입니다.

 

또다시 수업이 시작되고, 6교시가 끝나는 4시부터 20분간 청소시간, 그 후에는 또다시 7교시와 8교시가 이어집니다.

 

그 후에 50분간 점심시간과 똑같이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7시 부터 10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의도로,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그다지 궁금해 하지도 않지 말입니다..;;) 20과목 남짓되는 교과서들을 그저 진리!!!라 여기며 배워야 하는 아이들. 

 

도무지 삶을 살아가는데 왜  필요한지 알 수 없는! 지루한 수학수업을, 피곤해서 졸면 친구들 앞에서 쿠사리 먹어가며 들어야 하는지... 

 

저도 수학 못지 않게 지루하고 왜 배워야 하는지도 모르겠는 지구과학- 맨틀의 대류와 판의 이동-을 가르쳐야 됩니다.. 최근에 일어난 아이티 지진을 알기 위해 필요한 과목일까요.. ^^;;

 

왜 배워야 되고 가르쳐야 할, "이별의 슬픔을 잘 이겨내는 법.",  "콘돔사용법.",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 "88만원세대." , "꼬뮨은 공동체와 무엇이 다른가?"ㅋㅋㅋ 같은 것들은 가르치지 않는지 말입니다..,

 

얼마전에는 중간고사 기간이었는데, 저희학교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중간고사 시험 점수가 나오면 그 점수를 바로 이름과 함께 공개해 버립니다.

 

그걸 본 아이들은 바로 친구와 스스로를 점수에 맞춰 판단해 버리지요. 물론 경쟁도 한층 치열해 질 것입니다.

 

졸면서 책상에 앉아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한국의 중고등학교를 지나며 배울수 있는 것이 있다면,

 

경쟁, 눈치보는 것, 인내,

 

이 세 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번째 '인내'의 겨우 잘 배우면 '주어진 상황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배우게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참 열악하고 힘든 조건인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흐미, 아이들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것이고..

 

대학교 졸업반이 대부분인 다른 교생 11명과 지내다 보니..내내 취직얘기, 스펙얘기 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물론 저는 듣고만 있지요)

 

집에 오면 눈치를 주는 부모님...  취직에 대한 압박들이 밀려옵니다. 제 자신이 점점 초라해집니다.

 

연구실에 있을 때는 무슨 똥배짱이 었는지,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 수 없는 힘들에 의해 곧 백수가 될 제 자신이 한없이 사랑스러웠는데 말이죠ㅎㅎㅎ

 

아아, 얼른 올라가서 같이 공부하고 싶어요.ㅠㅠ 아마도 백수가될 자신이 사랑스러울 똥배짱은 공부에서 나왔던 힘 같아요ㅋㅋㅋ

 

이상 놀토가 껴있던 주말을 마친 교생실습 2주차 학생의 심경을 담은 주저리였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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