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너머 소식 :: 수유너머 소개 및 소식, 회원 근황을 공유하는 게시판입니다!


 

 

[책의 향기]인간의 참된 행복은 신을 향한 사랑에서 오는 것

 

◇고요한 폭풍, 스피노자/손기태 지음/300쪽·1만6000원·글항아리

 

76344962.1.jpg

 

외투. 당대 이단적이었던 사유(思惟) 탓에 자객의 습격을 받아 찢어진 외투를 평생 입고 다녔다. ‘사람들이 언제나 사유를 사랑하는 것은 아님을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전해진다.

안경. 유산 소송을 걸어온 누이에게 이겼지만 모든 유산을 넘겨준다. 책을 헌정하면 죽을 때까지 연금을 주겠다는 루이 14세의 제안도 거절한다. 그 대신 안경 렌즈를 세공하며 검소하게 살았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이런 일화에서 보이듯 ‘고독과 은둔’의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 그가 속했던 유대인 공동체에서 “낮에도 밤에도, 앉건 서건, 안에 있건 밖에 있건 저주가 있을 것이다”라는 무시무시한 판결과 함께 파문당했고, 저서 ‘신학정치론’이 금서로 지정돼 불살라지는 등의 고난을 겪었다. 그러나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 들뢰즈 알튀세르 발리바르 네그리 등 현대철학자들은 끊임없이 스피노자를 불러와 원용한다.

막상 스피노자에 관해 알기 쉽게 풀어 쓴 국내 저서는 드물다. 이 책은 그의 사상이 철학의 계보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분석하려 애쓰지 않는다. 연구공동체 ‘수유너머N’의 연구원인 저자는 다만 행복은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자유와 풍요, 예속과 빈곤은 어디서 오는지에 관해 스피노자를 통해 설명하려 한다.

스피노자는 영원하고 무한한 존재인 신을 향한 사랑이 참된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그 신은 기존 종교적 전통의 초월적 존재, 인간을 처벌하고 보상하는 신과 달리 자연만물이다. ‘지복(至福·더없는 행복)’은 덕(德)에 대한 사후의 보상이 아니라 덕 그 자체이고, 현재 삶의 일부다. 그것을 얻으려면 인간을 강한 존재에게 수동적으로 예속되게 만드는 정념에 사로잡히지 말고 자신의 능력과 욕망을 긍정해야 한다.

윤리학은 정치학으로 이어진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인간에게는 교제하며 (…) 유대를 결속하는 것, 우정의 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가 무엇보다도 유익하다”고 썼다. 저자는 “이상 사회는 저마다의 능력에 따라 자유롭게 살아가는 인간들의 자발적인 결사체라는 것”이라며 “이는 쉽게 이룰 순 없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수유너머 파랑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수유너머파랑 2024.06.03 391
공지 수유너머 파랑 찾아오는 길 수유너머파랑 2024.05.30 212
공지 〈수유너머 파랑〉에 초대합니다 [3] 수유너머파랑 2024.05.12 899
155 후원주점 잘 마쳤습니다!! 모두 감사드려요 [5] file 지안. 2016.05.29 497
154 [회원소식] 한국 테크노 컬처 연대기](19) 뭐든지 다 만드는 세운상가, 그 오래된 미래 꽁꽁이 2016.05.18 794
153 [회원소식] 김지안 벌금마련 후원주점 :: 청년 백수는 엉엉 웁니다~ [6] file 수유너머N 2016.05.13 1080
152 [회원소식] <그루터기+수유너머n>인문학 강좌 일정 변경안 꽁꽁이 2016.04.11 647
151 [회원소식] [한국 테크노 컬처 연대기](14) 전자오락실 점령한 ‘갤러그 전성시대’ 꽁꽁이 2016.04.10 805
150 [회원소식] 『파격의 고전』 출간 기념 이진경 저자강연에 초대합니다^^ file 수유너머N 2016.04.02 674
149 [회원소식] <삶의 무늬 잇기> 시민인문학 프로그램(그루터기+수유너머n) 꽁꽁이 2016.03.17 670
148 [회원소식] 산업전사 ‘기능공’들의 자주적 자기계발 꽁꽁이 2016.03.16 599
147 [회원소식] 1970년대 수출품 1위 이끈 여방직공의 엘레지 [1] 꽁꽁이 2016.03.16 701
146 [회원소식] 설날 특집 방송을 합니다아아아*^^* [4] 솔라리스 2016.02.08 489
» [회원소식] 책출간 :: 인간의 참된 행복은 신을 향한 사랑에서 오는 것 수유너머N 2016.02.07 391
144 [회원소식] 카게몽의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 번역이 번역대상 후보에 추천되었대요^^ [2] 솔라리스 2016.01.29 407
143 [회원소식] '무한동력'엔 실패했지만 '인생'에 실패는 없다 (오영진) 수유너머N 2016.01.24 703
142 [회원소식] 일본 기노쿠니야 서점의 2015 인문서적 30, 결과가...^^;; [4] 솔라리스 2016.01.18 550
141 [회원소식] <불온한...>, 기노쿠니야의 인문대상 후보에...ㅎㅎ [11] 솔라리스 2015.12.29 690
140 [수유너머 2015송년회] 선물목록입니다. [3] file 꽁꽁이 2015.12.28 606
139 올해 송년회엔 제가 갈려구요 미미 2015.12.23 385
138 [수유너머 2015송년회] 12월 26일 토요일 6시 [1] file 수유너머N 2015.12.16 548
137 [회원소식] 오길영 선생과 최진석 선생이 함께하는 [힘의 포획] 논쟁적 읽기 file 몽사 2015.12.07 601
136 [회원소식] 상하이-서울 청년학자 포럼에 수유너머N 회원들이 출전합니다. [1] 몽사 2015.11.27 44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