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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두 개의 문> 지브이에 갔다가 휘말려

뜻하지 않은 사고를 쳤습니다.

용산 CGV를 대관해 무료상영회를 하기로 약속을 했지 뭡니까^^;

 

"티켓은 국화 한 송이"

대관료는 제가 쏘기로 하고...ㅜㅡ

--미쳤지, 미쳤지...*^^*

 

 

뭐 <뻔뻔한 시대, 한 줌의 정치> 인세 받아서 쓰기엔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을 것 같지요? 호호

정말 뻔뻔한 넘들과 정말 안타까운 '한 줌의 정치'의 중요한 경우니까 말이예요.

시간 되시는 분들, 국화 한 송이 들고 보러 오세요.

 

 

담주 수요일 저녁 8시 용산 CGV 8관이랍니다.

180여석이라는데, 다 채워질까 모르겟어요.

채워지지 않으면, 으... 돈도 돈이지만 망신살이...ㅜㅜ

--30년 인생, 헛산 게 뽀롱나는 건 아닌지 두렴이...흐흐

 

시네마 달에서 진행한다고 하고, 일단 객석수가 정해져 있으니

신청을 해야 하나 봐요. 신청하실 분은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주세요.

 

 

다음 글은 이 행사와 관련해서 쓴 초대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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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은 국화 한 송이”

 

--초대의 말

여러분 모두를 초대합니다. ‘용산’이란 말로 불리는 분들, 그 ‘용산’으로 가는 <두 개의 문>을 만든 분들에게 헌정하는 영화상영회에.

저를 아시는 분들, 이름만으로 아시는 분들, 전혀 모르시는 분들까지 모두 초대합니다. 용산CGV에서 함께 <두 개의 문>을! 7월 25일 수요일, 20:00시입니다. 입장료는 모두 제가 쏩니다. 책을 팔아 쏠 겁니다. 그래도 티켓은 있어야 합니다. “티켓은 국화 한 송이!”

 

영화관도 거의 안가는 주제에 영화관을 통째로 대관해 무료상영회라니! 저도 제가 평생 이런 일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무언가에 휘말려든 것이 틀림없습니다.

 

줄을 서서 <두 개의 문>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두 개의 문>이 매진행렬을 이루며 성공한 것에 대해 감독이 한 말을 읽었습니다.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 영화는 성공하고 용산투쟁은 실패하는 것이다.” 가슴을 후비는 문장이었습니다. 간절함이 배인 어떤 바램이 그 문장을 타고 작은 구멍으로 흘러들어왔습니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을 어떤 바램이. 그렇게, 그 간절함에 휘말려버린 것일 겁니다. 감독의 그 간절한 바램에 응답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바램이 어찌 감독만의 바램이겠습니까? 그것은, 살아야 하겠기에, 한 줌의 삶을 위해 망루에 올랐다 내려오지 못한 채 불타, 아직도 남일당 주변을 맴돌고 있을 영혼들의 바램일 겁니다. 화려한 개발의 불빛에 가려, 영광을 탐하는 뻔뻔스런 불빛에 가려 보이지 않는 희미한 미광의 영혼들, 자신의 가족들을 불속에 앗기고도 마치 그들을 죽인 자라도 되는 양 거꾸로 죄인이 되어 갇혀 있는 육신들, 그저 살던 삶을 살고 싶었을 뿐이었건만 가족들을 떠나보내고 유령처럼 살아야 했던 사람들, 그들 모두의 바램일 겁니다. ‘한 줌도 안 되는’이라는 말로 쉽게 지워져 침묵 속에 갇혀 버린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일 겁니다. 이 들리지 않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는 간절한 외침일 겁니다. 그런 바램에, 그런 외침에 응답하고 싶었습니다.

 

국화 한 송이, 그것은 우리가 그들을 잊지 않았음을 표시하는 징표입니다. ‘한 줌도 안되는 무리들’로 비난받기에 있어도 보이지 않게 묻혀버린 그들의 목소리를 아직 듣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영광을 쫓는 화려한 빛에 가려 우리 눈에도 보이지 않는 우리 마음 속의 작은 불빛일 겁니다.

 

국화, 그것은 티켓입니다. <두 개의 문>을 통해 용산의 진실 속으로 들어가는 티켓입니다. 그 진실을 따라 우리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티켓입니다. 어둠이 오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하는 우리 마음 속의 작은 불빛이, 아직도 남일당 주변을 떠돌고 있을 희미한 미광의 영혼들과 만나러 가는 티켓입니다.

 

이 꽃들이 영화와 남일당을 잇는 끈이 되어, 영화 속에 감추어진 진실이 남일당, 이미 사라져버린 그 장소에 조용히 얼굴을 내밀도록 하게 되길 기원합시다. ‘재개발’의 불빛에 가려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삶에 우리의 손을 묶어주는 끈이 되길 기원합시다.

 

국화를 들고 영화를 보는 줄이 한없이, 매일매일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줄을 선 한 줌의 꽃들이 죽은 이들을 불러내 해원하고 갇힌 이들을 불러내 자유롭게 하는 거대한 굿판을 열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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